이재용, 장장 80년 고수 '무노조경영' 포기할까?
이재용, 장장 80년 고수 '무노조경영' 포기할까?
  • 박홍준 기자
  • 승인 2018.04.10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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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압박과 비판여론 고조로 존폐 결단 내릴 상황…분명한 것은 무노조경영은 '시대착오적'
▲최근 해외출장을 마치고 인천공항을 나오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뉴시스)
▲최근 해외출장을 마치고 인천공항을 나오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사진=뉴시스)

[금융소비자뉴스 박홍준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천여 건에 이르는 ‘노조와해전략’ 문건이 드러난 것을 계기로 장장 80년 고수해온 시대착오적인 무노조경영을 포기할 것인가. 검찰이 삼성의 노조파괴와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어느때 보다 강도높은 수사를 벌이고 있는데다 삼성의 무노조경영에 대한 비판여론이 어느 때 보다 높아 이 부회장은 선대로 부터 이어지고 있는 무노조경영의 존폐에 대한 결단을 내려야할 상황에 처해있다.  

노동계는 그동안  삼성이 정부의 묵인과 방조로 노조설립을 방해하고 파괴하는 행위는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는 시대가 왔다며 이 부회장은 노조문제를 비롯한 삼성의 구시대적 경영에 변화를 추구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촛불혁명' 정신이 법치확립을 함의하고 있고 보면 삼성이 노동3권을 무시하면서 법위에 군림해온 삼성의 구태는 청산돼야할 적폐라면서 삼성이 시대변화에 부응한 전향적인 노조관을 정립하지 않고서는 국민기업으로 인정받지 못할 것이라고 경계했다.

최근 '노조와해전략' 문건이 드러난 것으로 계기로 삼성 안팎에서 무노조경영을 폐기하라는 ‘공세’파고가 어느때 보다 높다. 검찰이 삼성의 노조와해 공작 의혹의 실상을 파헤치는데 예전에 볼수 없었던 적극성을 보이고 있어 수사결과가 주목된다. 문재인 대통령도 삼성의 노조파괴전략이 담긴 이른바 ‘S그룹 노사전략’ 문건에 대한 재수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 확고해 삼성은 무노조경영의 철칙을 수정해야할 입장이다.

검찰은 지난 6일 경기 수원 삼성전자서비스 본사와 전·현직 임원 3~4명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어 곧 노조 관계자들도 불러 삼성의 노조파괴 실상을 파헤칠 예정이다. 삼성전자나 위장폐업을 하면서 노조설립을 방해한 삼성전자서비스 등 계열사 임직원들을 소환해 노조와해를 위해 어떻게 조직적을 개입했는지를 밝혀낼 계획이다.

이번의 검찰의 수사태도는 종래와는 사뭇 달라 삼성의 왜곡된 노조관이 달아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검찰은 삼성의 노조파괴관련 고소나 고발 등을 무혐의 처리하거나 미온적인 수사로 장기미제사건으로 남겨두기 일쑤였다. 수사당국이나 고용노동부는 그동안 삼성의 노조설립방해나 부당노동행위를 사실상 묵인 내지는 방조해왔다는 지적을 받았다. 그러나 검찰이나 노동부의 이번은 삼성의 노조와해전략 문건에 대한 조사는 노조관련 적폐를 근절하겠다는 의지가 강해 보인다.

삼성전자서비스 협력업체 불법파견문제와 관련‘ 삼성의 손을 들어준 바 있는 고용노동부도 이제는 삼성의 부당노동행위 등 위법한 사안에 대한 사실관계 확인이 되면 법에 따라 엄중히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다.

더욱이 문재인 대통령이 삼성의 무노조경영에 부정적인 인식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삼성은 무노조경영의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5월 대선 직전 '삼성노동인권지킴이', '반올림', 금속노조 삼성지회 등이 보낸 ‘삼성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삼성의 무노조 경영은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기본권을 배척하는 위헌적인 것으로 폐기되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노조와 시민단체들도 삼성의 전근대적인 무노조경영을 이제는 종식시켜야 한다면서 강력한 투쟁에 돌입했다. 참여연대·금속노조·삼성노동인권지킴이 등 시민단체와 노동계는 9일 ‘삼성 노조파괴 음모 기자회견’을 열어, 검찰의 성역 없는 수사를 촉구했다.안진걸 참여연대 시민위원장은 “삼성이 오랜 기간 광범위하게 불법행위를 저지른 데 대해 이재용 부회장 부자의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철저하고 예외 없는 수사로 그간 노동자들이 당한 고통과 억울함에 조금이나마 보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검찰은 이번 수사를 통해 헌법에 노조할 권리가 보장돼 있다는 것을 삼성에 보여줘야 한다"며 "삼성의 무노조 경영전략이 우리 사회에 미친 영향을 밝힐 수 있는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은 검찰수사와 무노조 경영에 대한 높은 비판여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사건이 이 부회장의 뇌물 사건 상고심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검찰 수사가 노사전략의 수립·시행에 관여해온 그룹 최고위층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과연 삼성은 차제에 무노조경영을 포기하는 결단을 내릴 것인가. 검찰수사가 진행중이어서 아직은 삼성 내부에서 '노조있는 삼성'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이 임금착취 수단 등으로 80년 동안 고수해온 무노조경영의 고리를 하루아침에 끊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고 오너의 결단이 필요한 문제라는 점에서 삼성내부에서는 누구도 이 문제를 거론하기를 꺼리고 있다.

 그러나 시대는 노동권을 무시하면서 법 위에 군림하는 삼성의 행태을 더 이상 용인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이 부회장이 무노조경영의 존폐여부에 대한 결단을 내려야할 상황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2016년 12월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윤소하 정의당 의원이 “삼성서비스센터 노동자들 문제를 해결할 생각은 없느냐”고 묻자 “함부로 약속드리면 안 되기 때문에 (확답할 수 없지만) 제가 한번 챙겨보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삼성의 무노조 경영에 변화는 없었다.

최근 삼성의 무노조경영에 대한 비판여론이 급속히 악화되고 있고 보면 이 부회장은 '노조 없는 삼성'의 지속여부에 결단을 내려야 상황이다. “내 눈에 흙이 들어가도 노조는 안 된다”고 했던 고 이병철 창업주 이래 삼성은 지금까지 ‘무노조 경영’을 이어오고 있는 시대착오적인 노조관과 과감히 결별해야할 입장이다. 노동계는 이 부회장이 글로벌 일류 기업 가운데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를 부정하는 곳은 아마도 삼성이 유일무이하다는 점을 깊이 헤아려야한다고 지적한다.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의 한 관계자는 “이재용 부회장이 시대착오적인 무노조 경영의 포기를 공식적으로 선언하고 실행에 옮기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다음은 금속노조와 시민사회단체의 '기자회견문'

검찰의 마지막 기회다, 삼성 노조파괴 공작 낱낱이 밝혀내라

“사법부가 판결이라는 이름의 면죄부로 재벌을 구원했다.”

지난 2월 5일 이재용 부회장의 어이없는 2심선고가 내려지던 날 금속노조는 성명서에서 사법부의 결정을 ‘부끄러운 판결’로 규정하며 규탄했다. 그러나 그 부끄러운 판결의 대상이 된 이재용의 죄목에는 노동자를 탄압하고 노동조합을 파괴한 죄가 들어있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이건희와 이재용 부자는 그간 무수히 많은 노동탄압을 저지르고도 단 한 차례도 관련 혐의로 조사조차 받지 않았다.

이것이 대한민국의 현실이다. 증거가 없었던 것이 아니다. 2013년, 2015년 이미 삼성의 노동탄압 공작을 드러내는 증거가 국회의원과 언론을 통해 공개됐다. 또한 노조탈퇴의 협박을 받고 각종 공작에 시달린 노동자들 자신이 증인이다. 나아가 삼성의 무노조 경영을 반세기동안 지켜본 온 국민이 증인이다. 그러나 증거가 차고 넘쳐도 검찰은 복지부동이고 삼성은 무소불위였다.

5년 묵힌 노조파괴 수사, 검찰 믿을 수 있나

지난 2013년 금속노조가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 등에 대해 부당노동행위로 고용노동청에 제기한 고소사건은 2년 반이나 지난 2016년에야 검찰로 넘어갔다. 그리고 그 이후 지금까지 검찰은 단 한차례의 조사도 진행하지 않고 있다. 이대로라면 석달 뒤 공소시효 종료로 자연소멸할 상황이다. 손 안의 사건조차 제대로 수사하지 못하고 미적거리는 검찰이 과연 과거 자신들이 불기소처분까지 내렸던 사건에 대해 제대로 재조사를 할 수 있을지 믿음이 가지 않는다.

검찰이 삼성의 노동파괴 공작을 다시 들춰만 보겠다는 것이 아니라면, 증거를 잡아내고 드러난 범죄행위를 처벌할 확고한 의지가 있다면, 그래서 시민들이 이번에는 다를 거라는 생각을 가지길 바란다면, 지금 가지고 있다는 소위 6천 건의 증거문건을 공개하라. 삼성의 노조파과 공작은 단순한 범법행위가 아닌 헌법정신을 위반한 인권유린이며 반사회적 범죄다. 이러한 범죄의 증거를 사회적으로 공유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언론에 찔끔 찔끔 흘리지 말고 최소한 증거목록이라도 공개해야 검찰의 진정성을 믿을 수 있다.

삼성 반헌법 경영, 성역 없는 수사가 필요하다

시민사회가 검찰을 못 믿는 것은 검찰의 전력 때문이다. 5년 묵은 사건을 방치하고 있고, 2013년의 문건 폭로 당시엔 무혐의 처분을 내리기도 했다. 이제 와서 검찰 스스로 새로운 증거 문건을 발견했다며 압수수색 등 삼성자본을 단죄하려는 모습이 낯설기도 하고 늦은 감도 든다. 그러나 이제라도 검찰이 정신을 차리고, 삼성의 노동탄압, 노조파괴 공작을 밝혀내는 것이 바로 검찰에 주어진 역사적 사명이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철저한, 예외 없는 수사로 그간 노동자들이 당한 고통과 억울함에 조금이나마 보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삼성의 무노조 경영이 우리 사회에 미친 폐해도 이제는 막을 내려야 한다.

삼성재벌은 2017년 상반기 전년도에 비해 128%가 넘는 이익을 올리고도 고용을 줄였다. 반면 노동조합이 존재하는 다른 기업군에서는 이익이 늘건 줄건 상관없이 고용이 늘어났다. 단순계산하면 현대차그룹은 ‘17년 이익 약 3천5백만원 당 1인을 고용하며, LG그룹은 약 3천8백만원 당 1인을 고용하는 반면 삼성은 8천7백만원 당 1인을 고용하며 그마저도 줄이고 있다. 이는 노동조합의 감시와 견제가 없는 무소불위의 재벌은 이윤이 늘어나도 고용증대라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지 못함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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