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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은 지금 ‘살얼음판’..‘꼬리 자르기’ 나서나?
삼성증권은 지금 ‘살얼음판’..‘꼬리 자르기’ 나서나?
  • 김영준 기자
  • 승인 2018.04.08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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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청원게시판에 ‘삼성증권 열사 살려주세요!'..삼성측, 매도직원수-규모 등 비공개 '빈축'
                   구성훈 삼성증권 사장

[금융소비자뉴스 김영준 기자] “삼성증권의 가상증권 사태와 관련하여 소위 개미투자자들이 알지 못했던 금융시장의 구조적이며 비열한 현상황을 몸소 실행해 보여줌으로서 인식과 자각을 하게 해 준 열사를 삼성에선 꼬리자르기식으로 모든 책임을 전가하고 있습니다! 잘못을 문책하려면 최고 책임자부터 문책 후 문책해 주길 청원합니다.”

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삼성증권 열사를 살려 주세요!’라는 제목으로 오른 청원내용이다.

이날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지난 6일 우리사주에 대해 주당 1000원씩 배당한다는게 직원 실수로 주식 1000주씩을 배당했다. 지난해 말 기준 우리사주조합 소유주식이 283만 1620만주(3.17%)인 것을 고려하면 모두 28억 3000만주 정도가 잘못 배당된 셈이다.

그런데 이처럼 잘못 입고된 주식을 배당받은 직원들 가운데 16명이 501만 2000주를 매도했다. 1인당 평균 31만 3000여주 가량이다. 이들이 장내 매도한 501만 2000주를 6일 장중 최저가에 적용하면 1762억원에 이른다. 그 전날 종가(3만 9800원)에 대입하면 2000억원에 육박한다.

특히 한 직원은 100만주 가량 처분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일 삼성증권 창구에선 571만주가 매도됐다. 직원 16명이 내다 판 물량과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삼성증권 주가는 매도 물량이 쏟아지자 당일 11% 넘게 급락해 3만 5150원까지 하락했고 이후 삼성증권이 사태 수습에 나서면서 3만 8000대를 회복했다.

구성훈 삼성증권 대표 '겉치레 사과'.."결국 이번 사태를 축소, 은폐하기 위한 것 아니냐"

직원 실수로 입고된 엄청난 규모의 주식을 회사에 확인하거나 신고하지 않고 급하게 내다 팔아 현금화한 것을 두고 도덕적 해이에 대한 지적이 빗발치고 있다. 해당 직원들을 점유이탈물횡령죄 등을 적용해 범죄행위로 처벌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도덕적 해이가 너무 심각한 사건으로 해당 직원들에 대해 삼성증권이 감사를 벌이고 있고 자체 조치를 할 것“이라며 ”제대로 조치를 하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구성훈 삼성증권 대표는 8일 사과문을 통해 투자자 피해에 대해 최대한 구제하고 배당 주식 매도로 시장에 충격을 준 직원들에 대한 엄중 문책을 하겠다고 밝혔다. 구 대표는 "투자자 여러분께 삼성증권 임직원을 대표해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이어 투자자 신뢰 회복을 위한 대책으로 투자자 피해에 대한 최대한의 구제 도덕적 해이 직원과 관련자에 대한 엄중 문책 철저한 원인파악과 관련업무 프로세스 개선 등을 약속했다.

하지만 비록 삼성증권 사장이 사과를 하기는 했으나 이는 ‘겉치레’에 불과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파다하다. 삼성증권은 일부 직원들이 501만 2000주를 팔았다는 것 외에는 매도한 직원의 숫자나 가장 많이 매도한 규모 등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결국 이번 사태를 축소, 은폐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삼성증권 측은 ”구체적인 수치 등은 개인의 금융거래정보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직원의 주식 매도가 심각한 범죄행위로까지 간주되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직원의 신상이 아닌 구체적인 사고 현황마저 밝히지 않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처신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특히 삼성증권이 공신력을 생명으로 하는 증권사라는 점에서 정확한 실태를 국민과 투자자들에게 전달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다

삼성증권은 내부통제 문제가 확인되면 기관주의나 기관경고 등 법인 차원의 제재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삼성증권에서 발생한 사상 최악의 배당사고 및 무차입공매도 사태를 계기로 주식거래 시스템에 대한 불신이 확산되고 있다.

삼성증권 측은 직원들이 매도한 '존재하지도 않는' 주식 501만 3000주에 대해선 지난 6일 오후 늦게 물량을 모두 확보해 정상화했다고 밝혔다.직원들이 판 유령주식을 3거래일 후 결제해야 하는데 시장에서 사들이거나 기관에서 빌리는 방식으로 물량을 모두 확보했기 때문에 주식 결제는 정상적으로 가능하다는 얘기다.

삼성증권 직원들이 그걸 몰라서 그렇게 했겠습니까?” ..'유령주식' 거래는  '공개된 비밀'

하지만 이 번 사건은 증권사가 마음만 먹으면 존재하지도 않는 주식을 언제든지, 얼마든지 가상으로 만들어 시장에서 거래할 수 있다는 것을 드러낸 것이어서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회사의 실수를 번개처럼 악용해 이득을 챙긴 직원들의 모럴 해저드 문제보다 훨씬 심각한 것이다.  국내 증시 시스템이 얼마나 취약한지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건으로 받아들여진다.

한 증권전문가는 “증권사가 얼마든지 가상의 주식을 만들어낼 수 있고 시장에서 실제 거래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 삼성증권 사태로 입증된 것”이라며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선 증권사들이 그동안 전산등록으로 가상의 주식을 만들어 거래해온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온다”고 전했다.

다른 전문가는 “존재하지도 않는 주식이 500만주 가량 풀렸지만 삼성증권 발행물량을 넘어 시장에 나왔을 경우 삼성증권은 파산할 수도 있었다”고 분석했다.

증권사 직원까지 하는 사람들이 그걸 몰라서 그렇게 했겠습니까? 가장 합리적인 추론은 그게 예전부터 관행이었다고 봐야죠". 이번 사태가 일어나자 한 금융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이렇게 논평했다. 그는 이어 지금 문제의 핵심은 직원의 실수가 아니다. 핵심은 시스템의 결함이다. 어떻게 있지도 않은 주식이 발행되어서 실제 거래까지 되었는가다"라고 덧붙였다. 삼성증권의 배당착오로 불거진 이른바 유령주식거래 사태가 증권업계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모두가 잘 알고 있는 '공개된 비밀'이자 문제점이라는 인식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무차입공매도는 시스템적으로 가능하지 않다고 믿고 있었는데, 실질적으로 가능하다는 문제가 고스란히 노출된 것"이라며 "다른 증권사에서도 같은 형태의 무차입공매도가 가능할 수 있기 때문에 시스템 및 제도보완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삼성증권 사과문 전문>

투자자 여러분께 삼성증권 전 임직원을 대표해 머리숙여 사죄 드립니다.

지난 46일 저희 삼성증권 우리사주에 대해 배당금을 입금하는 과정에서 담당직원의 실수로 배당금 대신 주식이 입고되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또 이런 일이 있을 경우 조기 정상화에 앞장섰어야 할 직원들 중 일부는 오히려 이 주식을 매도해 삼성증권 주가의 급등락을 가져오기도 했습니다.

정직과 신뢰를 생명으로 하는 금융회사에서 절대 있어서는 안될 잘못된 일이었습니다.저 또한 삼성증권의 대표이기에 앞서 한명의 투자자이기에 이번 사태에 대해 더욱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입니다. 이제 그 어떤 사죄의 말보다 진심어린 행동이 필요한 순간이라는 점 잘 알고 있습니다.

삼성증권은 투자자 여러분의 신뢰회복을 위해 다음과 같이 노력하겠습니다.

첫째, 금번 이슈로 발생한 투자자들의 피해에 대해 최대한의 방법을 찾아 구제하겠습니다.

둘째, 배당주식 매도 등으로 도덕적 문제가 발생한 해당직원과 관련자는 엄중히 책임을 묻겠습니다.

셋째, 철저한 원인파악과 관련 업무 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추후에 다시는 이러한 사고가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저를 비롯한 삼성증권 임직원 모두는 이번이 투자자 여러분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비장한 각오로 반드시 환골탈태 하겠습니다.

다시한번 진심으로 사죄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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