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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얼마나 어렵길래… 2년 만에 또 희망퇴직
현대중공업, 얼마나 어렵길래… 2년 만에 또 희망퇴직
  • 강민우 기자
  • 승인 2018.04.04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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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측, "생존위한 절박한 선택" 구조조정 불가피…노조, 삭발 단식 등 총력투쟁 선포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가 3일 울산 본사에서 투쟁 선포식을 열고 희망퇴직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제공)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가 3일 울산 본사에서 투쟁 선포식을 열고 희망퇴직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제공)

[금융소비자뉴스 강민우 기자] 현대중공업이 심각한 경영위기에서 휘청거리고 있다. 이에 따라 2년 전에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는 현대중공업이 또 생존을 위한 절박한 선택이라며 희망퇴직을 들고 나오자 노조가 강력히 반발, 노사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4일 현대중공업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일감부족 등에서 비롯된 경영위기를 넘기지 못하면 침몰할 수 도 있는 심각한 상황에 놓여있다.

현대중공업의 올해 1분기까지 수주 실적은 7척에 불과하며 대형선박 발주량은 10년 전의 30%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등 해외 조선업체들이 우선 물량부터 확보하고 본다는 전략아래 국내조선업체들은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가격을 제시하는 바람에 현대중공업이 수주경쟁에서 밀리고 있다. 게다가 환율은 계속 하락하고 있고 원자재가격은 대폭 올라 수지악화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해양사업부는 더욱 심각하다. 해양사업부는 3년 넘게 빈손이며 수주에 최선을 다한 아프리카 FPSO(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도 낮은 인건비를 앞세운 중국업체에 넘어가 희망이 안 보이는 상황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중에 UAE 나스르 공사가 끝나면 야드에서는 인력을 찾아볼 수 없고 설비도 멈추게 된다고 우려했다.

앞으로 전망도 어둡다. 이상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3일 내놓은 분석보고서를 통해  "현대중공업이 올해 1분기에 매출액은 2조8천529억원으로 작년 같은 분기보다 40.7% 줄고, 267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적자로 전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3

이 연구원은 "올해 신규 수주 목표는 165억 달러에 이르지만, 1분기 신규 수주는 26억 달러로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다"며 "2분기부터 수주가 늘어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작년 112억 달러어치를 신규 수주했으나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르면 올해 4분기부터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올해 현대중공업에 필요한 것은 수주 증가"라며 "신규 수주의 대폭 증가로 질적인 선가 상승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유진투자증권은 현대중공업이 수준 부진으로 잘해야 오는 4분기 이후에나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16만원에서 14만5천원으로 9.4% 낮췄다.

현대중공업은 앞으로 경영전망이 어둡자 살아 남자는 절박한 상황에서 다시 희망퇴직카드를 들고 나왔다. 사측은 "그동안 팔 수 있는 자산은 다 매각했고 인적 구조개선과 사업 분할 등 체질을 강화하기 위한 모든 노력을 쏟았다"며 "그러나 수주가 되지 않아 돈줄은 막혔고 물량은 급격히 떨어져 야드가 점점 비어가고 있다. 간접비가 워낙 높다 보니 가격경쟁력 차이가 커 품질과 기술력만 앞세운 영업활동도 한계에 부딪힌 상황"이라고 털어놓았다.

이어 "지금은 모든 것을 죽느냐 사느냐의 관점에서 냉정하게 판단해야 하며 우리 스스로 결단해야 하는 현실임을 직시해야 한다"며 "노동조합도 우리 종업원과 가족, 그리고 지역사회와 국가 경제를 위해 가야할 길이 어딘지 고심해야 할 것"이라고 협조를 요청했다.

현대중공업은 전날 오후 울산 본사 노동조합 사무실을 방문해 희망퇴직과 조기정년 선택제 실시 방침을 전달했다. 사측은 오는 16일부터 29일까지 2주간 사무직과 생산기술직 등 근속 10년 이상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희망퇴직에 응하면 통상임금 최대 20개월치와 자녀 학자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만 55세 이상 직원(63년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조기정년 선택제에 참여하면 희망퇴직자의 처우에다 정년퇴직에 준하는 금전적 보상(60세까지의 근속 포상금 등)까지 지급받는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6년에도 회사경영이 어려워 희망퇴직을 실시했는데 이때 3500여명이 회사를 떠났다.

노조는 사측이 대규모 희망퇴직을 밝히자 이를 막기 위한 총력투쟁을 선포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그동안 회사의 어려움을 감안해 휴직과 임단협에 합의하고 휴직과 교육에 적극 참여하는 등 고용안정에 노력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측이 조인식이 끝 난지 얼마 되지 않아 희망퇴직을 들고 나와 상호신뢰를 허물었다면서 희망퇴직 저지를 위한 강력한 투쟁에 나설것을 결의했다.

노조는 이날 조선업종 노조연대 차원의 상경집회를 시작으로 5일 고용노동부에서 항의집회를 가질 에정이다.  또 지부임원 전체가 삭발을 하고 지부장들은 단식 텐트농성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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