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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vs. 하나금융 한판 뜨나? '사생결단‘식 난타전
금감원 vs. 하나금융 한판 뜨나? '사생결단‘식 난타전
  • 박미연 기자
  • 승인 2018.04.02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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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회장도 2013년 채용비리 연루 추정" "金회장, 지원자도 모르고 지원자 부모도 몰라"
             최성일 금감원 부원장보와 하나은행 간판 로고

[금융소비자뉴스 박미연 기자] 채용비리 의혹을 둘러싼 금융감독원과 하나금융의 갈등이 마치 ‘사생결단’식 치열한 난타전으로 치닫고 있다. 금감원이 최흥식 전 금감원장의 낙마와 얽힌 지난 2013년 하나금융·하나은행의 채용비리 의혹에 대한 고강도 조사를 벌인 끝에 김정태 회장 또한 채용비리에 연루된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은 즉각 금감원의 조사 결과를 부인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금감원은 2일 하나금융과 하나은행의 채용비리 의혹에 대한 특별검사단 조사 결과에서 모두 32건에 달하는 채용비리 부정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이는 금감원이 지난달 13일 특검단을 파견해 약 보름간 고강도 조사를 벌인 끝에 나온 결과다.

금감원은 이날 최흥식 전 금감원장이 2013년 하나금융 사장 재직 당시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해 특별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금감원은 2013년 하나은행 채용 과정에서 추천에 의한 특혜채용 의혹 16건을 발견했는데 이중 추천자 '김○○(회)'로 기재된 추천자를 김 회장으로 추정했다. '김○○'은 2013년 당시 하나금융의 인사전략팀장이었다. 해당 응시자는 서류전형부터 '최종합격'으로 표기돼 있었으며 서류전형 및 실무면접 점수가 합격기준에 크게 미달했고 합숙면접에선 태도불량 등으로 0점 처리됐음에도 최종 합격했다.

금감원은 추천자가 '함□□대표님(◇◇시장비서실장 ▽▽▽)'으로 표기된 지원자는 당시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 대표(부행장)였던 함 행장으로 확인했다. 검사 결과, 함 행장의 추천을 받은 지원자는 ◇◇시의 시장 비서실장 자녀로 합숙면접 점수가 합격기준에 미달했지만 임원 면접에 올랐고 최종 합격했다.

금감원 발표한 이번 조사의 방점 "김정태 회장이 채용비리에 연루된 것으로 추정된다" 발표

금감원이 발표한 이번 조사의 방점은 김정태 회장이 채용비리에 연루된 것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하나은행의 2013년 채용 당시 서류 전형에서부터 '최종합격'이라고 표기된 지원자의 추천자 이름에 '김○○(회)'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는데, 조사 결과 김○○은 당시 하나금융 인사전략팀장으로 확인됐고 '회'는 김 회장이라는게 금감원의 추정이다. 해당 지원자는 당시 하나은행에 채용됐다.

최성일 금감원 부원장보는 이날 브리핑을 갖고 추천명단에 있는 '회'가 김정태 회장이냐는 질문에 "추정은 되지만 특정할 수는 없다"며 "당시 인사 담당자는 회장 또는 회장실로 추정된다고 말했고, 김 회장은 전혀 기억나는 바가 없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를 바탕으로 김 회장이 채용비리에 연루됐을 수도 있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이에 대해 하나금융측은 이번 금감원의 조사 결과를 정면 반박했다. 하나금융 측은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이 하나은행 신입직원 채용 과정에서 특정인을 추천한 사실이 없다고 해명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김 회장은) 지원자도 모르고 지원자 부모도 모른다"며 "추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또 함 행장이 하나은행 충청사업본부 대표(부행장) 시절 시장 비서실장 자녀를 추천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추천하지 않았다"며 "추후 사실 관계를 확인해보니 시청에 입점한 지점장이 추천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금감원이 적발한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채용비리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파악해 보니 해당 시청에 입점한 지점장이 추천한 것으로 밝혀졌다"고 해명했다. 금감원은 추천 명단에서 '함○○대표님(◇◇시장 비서실장 ▽▽▽)'로 표기된 지원자가 최종 합격했는데, 조사 결과 함 행장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하나금융, 채용비리 의혹 "검찰 조사서 소명할 것"..사법당국 판단 따라 한 쪽은 타격 불가피

하나금융은 이번에 적발된 채용비리 의혹 32건에 대해서도 "검찰 조사에서 소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권에서는 이번 조사 결과를 두고 최 전 원장의 채용비리 의혹에서 시작됐지만 금감원이 애초부터 사실상 김 회장을 겨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그동안 금감원이 조사 결과를 발표할 때 확인되지 않은 의혹에 대해 실명을 거론하면서 공개한 적이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확인되지않은 일종의 피의사실을 공표했다는 의견도 일각에서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내용을 먼저 공개한게 좀 무리수를 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최 전 원장의 낙마로 이미 깊어질 대로 깊어진 금감원-하나금융의 갈등이 이번 조사 결과 발표로 더욱 확대되는 모습이다. 양측의 주장이 엇갈리면서 결국 공은 검찰 수사와 법원의 판단으로 넘어가게 됐다. 향후 사법당국의 판단에 따라 어느 한 쪽은 타격이 불가피 할 전망이다.

금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지난달 30일 서울서부지검에 넘겼다고 밝혔다. 서울서부지검은 금감원이 앞서 적발한 하나은행의 2015~16년 채용비리 의혹 11건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전·현직 인사 관련 임원 2명을 업무방해 혐의로 구속하고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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