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이상하다"..창립 '팔순잔치' 생략하고, 이재용은 '칩거중'
"삼성이 이상하다"..창립 '팔순잔치' 생략하고, 이재용은 '칩거중'
  • 이동준 기자
  • 승인 2018.03.19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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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삼성전자 주총 앞두고 '뉴삼성' 팡파레 없이 정적 감돌아..여전한 ‘오너리스크’ 우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도대체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에 휘말려 1년 가까이 옥살이를 하고 출소한 이재용 부회장과 삼성에서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현재까지 국내언론의 취재로는 이 부회장이 지난 달 5일 출소 후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언제 대외활동을 재개하는지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그저 두문불출(杜門不出)이고, 행방이 오리무중(五里霧中)이다. 마치 탄핵전 박근혜 대통령의 아무도 모르던 행보를 연상케 한다. 그렇다면 국민의 '알 권리'가 철저히 무시당하는 셈이다. 또한 해외언론이 삼성을 현대판 ‘은둔의 왕국’, 이 부회장을 ‘칩거의 황태자’라고 보도한다고 해도 별로 할 말이 없을 것이다.

19일 관계소식통에 따르면 재계 일각에서는 이 부회장 출소 후에도 삼성주변에 ‘오너 리스크(owner -risk)’가 여전하다는 우려와 걱정이 적지 않게 나온다.

현재 ‘경제 검찰’로 불리는 공정거래위원회는 삼성의 불안정한 지배구조와 공익재단 편법 운영에 대해 감시를 지속하고 있다. 국세청은 삼성 경영 승계의 최대 난관으로 꼽히는 상속·증여 부분에 대해서 언제든 조사와 과세를 할 준비를 하고 있다.

삼성 22일 창립 80주년..이재용 부회장 특별 메시지 없고 우울하고 슬쓸한 80세 생일 맞을 듯

그동안 국정농단 재판 과정에서 “승계작업은 없다”는 삼성의 연이은 해명에도 불구하고 대법원이 최종심에서 삼성의 승계작업을 인정하면 이 부회장에 대한 2심 선고결과는 또 다시 뒤집힐 수도 있다. 조만간 나올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1심 선고도 이 부회장의 명운을 가를 변수가 아닐 수 없다.

주목되는 것은 이번 주에 있을 삼성의 중요 일정이다. 삼성은 22일 창립 80주년을 맞는다. 이어 삼성전자가 오는 23일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사람들의 관심은 출옥 이후 잠행을 이어온 이 부회장의 참석 여부다. 2016년 10월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린 이후 지금까지 등기이사직을 유지해 온 이 부회장이 이번 주총에 참석한다면 석방 이후 첫 공식자리가 된다.

아울러 이번 주총은 삼성그룹 창립 80주년과도 맞물려 의미가 남다르다는 점에서 이 부회장이 '뉴(New) 삼성'의 청사진과 팡파레를 선보일 수 있는 최적의 무대라는 분석이다. 삼성 역사는 1938년 3월 1일 창업주 이병철 회장이 대구에서 '삼성상회(현 삼성물산)'를 설립하면서 시작됐다. 50주년이 되던 1988년 3월 22일 이건희 회장이 기념식을 열고 제2창업 선언을 했다. 이때부터 창립기념일은 3월 22일이 됐다.

삼성은 이날 별도의 행사 없이 사전 제작한 사내방송을 방영할 계획이다. 이 부회장의 특별 메시지도 현재로서는 없을 것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삼성이 이번에 경사스러운 ‘팔순잔치’는 커녕 우울하고 슬쓸한 80세 생일을 맞을 공산이 더욱 커보인다.

그렇다면 세계가 주목하는 ‘글로벌 기업’ 삼성전자의 주주총회 사정은 어떨까. 오는 23일 오전 9시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빌딩 5층 다목적홀에서 삼성전자 제49기 정기주주총회는 ‘뉴삼성’의 신호탄이 될 것이란 예측이다. 사내·외 이사의 대대적인 교체가 이뤄지고, 액면분할을 통해 삼성전자 주식이 '황제주'에서 '국민주'로 전환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23일 주총서 첫 주식 액면분할 대형 안건 처리.. 李 부회장 주총 참석 여부 엇갈려

특히나 이번 주총은 삼성전자 설립 이래 첫 주식 액면분할이라는 대형 안건을 다룬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31일 이사회를 열고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50대 1의 주식 액면분할 시행을 결의했다. 액면가를 5000원에서 100원으로 낮추는 것이다.

그동안 삼성전자 주식은 가격이 너무 비싸 일반 국민들이 손쉽게 사기가 어려웠지만 앞으로 거래금액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실제로 삼성전자에 액면분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이러한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당시 구속수감 중임에도 불구하고 변호사를 통해 전격적으로 액면분할을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지난해 말 사장단 인사에서 대표이사에 오른 김기남·김현석·고동진 사장을 새로운 사내이사로 선임한다. 이사회 의장에는 지난해 말 CFO(최고재무책임자)에서 물러난 이상훈 사장이 선임될 예정이다.삼성전자는 사외이사 과반수를 유지하기 위해 3명을 새로운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과 김선욱 이화여대 법대 교수, 박병국 서울대 공대 교수 등으로, 삼성전자 사외이사로는 이례적으로 외국계 기업 대표과 여성이 내정됐다.

이 부회장이 나서 삼성전자의 지배구조 개선안 및 투명경영 강화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을 가능성도 나온다. 정부는 지분의 연쇄 고리를 통해 적은 지분으로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을 타개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이사회의 투명성과 역할을 강화하고 주주환원정책을 개선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번 주총에서도 어떤 식으로든 지배구조 개선의 의지를 보여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그만큼 변화의 폭이 크다는 점에서 이 부회장의 참석여부도 주목된다. 그러나 이 부회장은 오히려 이번 삼성전자 주총에 불참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삼성은 지금 정적만 흐르는 ‘은둔의 왕국’..李 부회장, 경영 전면 안나설 땐 주주불만 커질 듯

한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공식 일정을 재개할 시점을 놓고 여러 말이 돌고 있지만 모두 근거없는 이야기"라며 "지금은 경영복귀 가능성과 시기를 짐작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 부회장이 아직 상고심 재판을 앞두고 있어 대외적 행사에 나서기는 심적 부담을 느낄 수 있지 않겠냐는 관측도 내놓았다.

박근혜 게이트 재판이 아직 진행중인 점을 고려하면 이 부회장의 상고심 선고는 내년까지 미뤄질 수도 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차명계좌 발견, 이명박 전 대통령과 삼성그룹의 유착 논란도 이 부회장과 직접적 연관은 없지만 사회적 여론을 더욱 살필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결국 삼성전자는 올해 사업 운영과 경영체제 확립 계획을 세우면서 이 부회장이 예상보다 오래 공식적 경영활동에서 손을 뗄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하는 상황에 처해있다고 할 수 있다.

삼성이 새로운 도약을 하려면 시기적으로 창립 80주년을 맞는 이달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이재용 부회장이 ‘뉴삼성 플랜’을 밝히려면 이번 삼성전자 주총과 같은 좋은 ‘멍석’이 오히려 필요하지만 지금 삼성은 그런 의지도 노력도 보이지 않는다. 그저 아무도 알 수 없고 고요한 정적 만이 흐르는 ‘은둔의 삼성 왕국’이다.

지난 2016년 말 책임경영 실천을 내세우며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 등기이사에 오른 뒤 자리를 오래 비워 이사회에서 역할과 책임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놓고 비판적 여론이 많다. 이미 지난 달 열린 올 삼성전자 이사회에도 불참한 바 있다. 이처럼 이 부회장이 경영의 전면에 나서지 않고 이사회 구성원이 아닌 삼성전자 오너로서 경영활동을 한다면 경영 투명성과 관련한 주주들의 불만이 커질 수 밖에 없다.

현재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액면분할이 이재용 부회장의 2심 판결을 앞두고 “사전 기획됐을 것”이란 추리가 여전히 나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주당 액면가액을 50분의 1로 낮추는 파격적인 액면분할 계획을 밝혔다. 당시 삼성전자는 “액면분할로 더 많은 사람이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할 기회가 생기고, 그에 따른 배당 혜택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액면분할, 이재용 2심 판결 앞두고 '사전 기획설'..경영복귀 계획 안나오면 '새 위기'

그러나 해당 공시가 발표된 시점과 이 부회장의 선고일이 불과 1주일 차이인 까닭에 뒷말이 끊이지 않았다. 한 재계 관계자는 “오너 입장에서 액면분할을 하면 지분 매입에 돈이 많이 들어 경영권 승계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라며 “이번 발표는 삼성 오너의 지배구조를 문제 삼는 정부에 더는 승계작업을 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삼성 사정에 밝은 한 인사도 “이 부회장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때와는 다른 방법으로 경영하고 싶어한다”며 “삼성전자를 주축으로 ‘이사회 중심 경영’을 그룹에 뿌리내리려 한다”고 주장했다.

재계 주변에서는 이 부회장이 이번 삼성전자 주총에 참석하지 않을 경우 그가 공개적인 논박하는 ‘마라톤 주총’을 꺼려해서일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주주들은 정기 주주총회에서 공개질의 등 절차를 통해 적극적으로 비판하는 등 몇 시간 동안 '마라톤 주총'이 이뤄지기도 한다‘면서 ”올해도 주주들이 삼성전자에 요구할 만한 사안들이 적지 않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다른 관계자는 “아직은 이 부회장이 1년동안 수감생활에 따른 심경정리와 새 경영구상이 무르익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렇더라도 그가 현재와 같이 ‘칩거황태자’ 생활을 계속하면서 주주들에게 전문경영인체제의 확신을 보여주거나 구체적 경영복귀 계획을 내놓지 못한다면 새로운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블룸버그는 최근 "삼성전자가 이 부회장의 구속 사태 뒤에도 큰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면 결국 주주들의 자극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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