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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올해 종합재산보험 낙찰가율, 40~50%선서 갑자기 93%로 '껑충', 왜?
LH 올해 종합재산보험 낙찰가율, 40~50%선서 갑자기 93%로 '껑충', 왜?
  • 박홍준 기자
  • 승인 2018.03.14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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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정보험료 166억 제시, KB손보 등 6개사 154억에 낙찰…보험사 담합과 LH 묵인 의혹

[금융소비자뉴스 박홍준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전국임대아파트 재산종합보험 입찰을 진행하면서 보험사들의 사전 담합 가능성을 알고도 묵인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거의 해마다 임대아파트 재산종보험입찰을 실시해 보험에 가입해온  LH는  지난해 12월14일 ‘2018년 임대주택 등 재산종합보험 가입’ 용역 입찰을 공고했다. LH는 전국에 산재한 부속건물들이 화재·폭발·풍수해 등 재해로 재산상의 손실을 입거나 어린이 놀이시설에서 사고에 대비한 보상을 받기위해 보험사를 대상으로 보험가입 입찰을 실시했다.

문제는 올해의 경우 LH가 내야할 보험료가 턱없이 오르고 예상보험료 대비 낙찰가의 비율인 낙찰가율이 예년보다 대폭 높아진 점이다. 보험에 가입하는 입장에 있는 LH로서는 예년에 비추어 올해의 예상보험료가 대폭 오르고 낙찰률도 거의 예상보험료에 육박해 보험료부담이 크게 무거워진 원인을 규명, 보험료를 적정화하는 방안을 마련했어야 했다.

하지만 LH는 입찰 전에 보험사들의 담합가능성에 대비한 사전방어 장치를 강구하지 않은 것은 물론 입찰 후에도 담합가능성 등의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으면 이의를 통해 재입찰 등을 통해 보험료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했다. 그렇지만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LH는 경비를 대폭 절감하려는 노력은 기울이지 않고 하루아침에 보험료가 터무니없이 급증했는데도 담합결과에 어떠한 이의도 제기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이나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LH가 이런 종합재산보험 입찰을 한두 해 실시해온 것도 아닌 점에 비추어 LH쪽이 눈을 감지 않고서는 이런 입찰결과가 나타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최근 3년간 LH의 임대주택등 재산종합보험 입찰결과를 보면 지난 2016년의 경우 재산종합보험입찰에서 롯데손보가 설계금액(예상보험료) 62억원을 24억6000만원에 낙찰받아 39.7%의 낙찰률을 보였다. 다시말해 LH는 예상보험료를 62억원 정도로 잡았는데 입찰경쟁결과 이의  40%선인 24억 6000만원만 납부하면 됐다.

2017년입찰에서도 이와 유사할 낙찰결과를 보였다. KB손보와 MG손보가 72억짜리를 35억 9천만원에 낙찰받아 49.9%의 낙찰률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 입찰은 앞서 두해의 입찰과는 너무나 판이한 결과를 보였다. 임대주택 등 보험가입물의 가액은 72조4500억원, LH가 제시한 설계금액은 165억5천만원인데 낙찰가는 153억 9000만원에 달해 93%의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이 비율은 앞서 두해에 비해서는 2배안팎 수준이다.

LH는 작년말 이번 입찰에서 10~39%의 지분율로 공동참여한 KB손보와 롯데손보, DB손보, 현대해상, MG손보, 메리츠화재 등 6개사를 낙찰자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삼성화재는 단독으로 응찰했으나 163억2천만 원을 제시해 고배를 마셨다.

이상한 점은 탈락한 삼성화재가 재보험수주를 한 점이다. 보험가액이 클 경우 보험회사들이 위험분산 차원에서 재보험에 들지만 이번의 경우 6개사가 공동으로 낙찰받아 위험이 충분하게 분산된 상황에서 입찰에 떨어진 삼성화재에 재보험수주 이익을 준 것은 매우 드문 케이스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공공기관 재산종합보험 입찰에서 설계금액의 90%를 웃도는 낙찰은 거의 없다. 더욱이 탈락업체가 재보험으로 낙찰자와 이익을 누리도록 한 것은 사전에 들러리로 세운 것으로 짐작이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보험사간의 담합과 LH의 묵인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이번 입찰에서 사실상 공동참여 보험사와 삼성화재 두 곳 만 참여, 경쟁이 심하지 않은 상황에서 두 곳이 제시한 응찰가가 예년과는 너무나 다른 예상보험료에 가까웠고 보면 LH로서는 담합가능성을 의심했어야 했으나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LH 측의 묵인이 아니고서는 전례가 없는 높은 낙찰가률이 나올 수 없다”고 덧붙였다.

LH가 예상보험료를 예년에 비해 대폭 올린 것을 두고도 말이 많다. LH가 보험사들과의 유착으로 보험료를 대폭 상향조정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일고 있다. LH관계자는 보험가입 대상 시설이 1만2천여건에서 올해 1만3천여 건으로 늘었고 포함지진 등을 감안해 지진보험을 반영하다보니 예상보험료가 대폭 오른 선에서 산출됐다고 밝혔다.

특히 지진보험요율은 보험사들이 정하는 것인데, 5개 보험사로부터 견적서를 받아 가장 낮은 금액을 설계금액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사들끼리 높은 금액으로 견적을 뽑아 설계금액으로 채택되게 한 뒤, 그보다 약간 낮은 수준에서 낙찰 받아 폭리가 가능하다는 예기다.

건설업계 관계자들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LH가 이번 입찰에서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으로 종합재산보험에 가입하는 것은 그만큼 국민혈세를 낭비하는 결과를 가져온다면서 보험사들의 담합가능성과 이들 보험사와 LH의 유착가능성을 공정위가 조사해야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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