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주연 기자] 정부가 300실 이상 오피스텔의 인터넷청약을 의무화한 이후 청약자가 단 한 명도 없는 '청약 제로(0)'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각에서는 오피스텔 공급과잉에 따라 오피스텔은 투자매력을 상실했다는 수요자들의 불안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14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지난 1월 25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청약을 진행한 전국 오피스텔은 총 5곳으로, 이 중 경기 파주 ‘뚱발 트랜스포머 420 오피스텔’과 강원 춘천 ‘남춘천역 코아루 웰라움 타워 오피스텔’ 등 2개 단지에는 청약 신청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
‘청약 제로’를 피한 나머지 3곳 단지에도 신청자가 저조해 대규모 미달 사태를 빚었다. 지난달 진주에서 분양한 ‘신진주역세권 줌시티 오피스텔’은 348실 모집에 2명이 청약했고 ‘부산 명지 제나우스 오피스텔’은 519실 모집에 76건, ‘천안아산역 더리브 오피스텔’도 593실 모집에 95건이 접수됐다.
부동산 업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오피스텔 청약 저조 현상을 두고 최근 전국적인 오피스텔 공급과잉의 영향과 함께 올해 1월 ‘건축물의 분양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으로 300실 이상 오피스텔이 인터넷 청약과 추첨을 진행하게 되면서 오피스텔 ‘깜깜이 분양(분양 일정을 숨긴 뒤 고의로 미분양을 만든 후 원하는 동호수를 선점해서 계약하는 방식)’의 민낯이 드러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수도권 택지지구 등의 브랜드 오피스텔을 제외하면 대부분 깜깜이 분양이 이뤄져 왔다"면서 "법개정으로 오피스텔 청약 결과가 그대로 공개되며 지방 비인기 오피스텔 단지의 현실을 마주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1월 ‘건축물의 분양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으로 300실 이상 오피스텔은 금융결제원 등을 통해 인터넷 청약과 추첨을 진행해야 한다. 그전까지는 사업자 자율에 따라 현장과 인터넷에서 모두 신청할 수 있었지만, 대부분 사업자들이 관행적으로 ‘깜깜이 분양’을 진행해왔다.
실제 최근 오피스텔 공급이 늘면서 오피스텔 수익률은 계속 하락하고 있다. 2015년 1분기 전국 오피스텔 연 수익률은 5.57%에 달했으나, 지난해 4분기에는 5.1%로 추락했다. 서울은 지난해 3분기에 이미 5%선이 무너져 4.97%까지 떨어졌다.
또 다른 전문가는 "오피스텔 입주가 본격화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 고수익에 대한 기대가 사라지고 있다"며 오피스텔 수익률 추가 하락에 따른 청약 저조 등 영향이 심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