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김영준 기자] 언론에 보도된 안부 문자가 재판부 기피 신청의 이유가 됐다. 임우재 전 삼성전기 고문이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을 상대로 진행 중인 이혼·재산분할 항소심 재판부 교체를 신청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서울고법 가사3부(민사합의29부·부장판사 강민구)이다.
임 전 고문 법률대리인은 13일 “재판부가 삼성과 긴밀한 관계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기피 신청을 내게 됐다”고 밝혔다.
대리인에 따르면 항소심 재판부 소속 A판사는 과거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에게 안부 문자메시지를 보낸 적이 있다. A판사는 2015년 대법관 후보에 올랐다가 낙마한 뒤 주변 지인에게 감사하다는 취지의 문자를 보냈는데, 여기에 장충기 전 사장이 포함됐다.
당시 A판사는 “부족한 제가 언감생심 대법관 예비후보라… 라인 앞에 서 있다 선택을 받지 못했다”며 “그동안 뜨거운 성원에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는 문자를 보냈다. 임 전 고문측은 A판사와 삼성의 이러한 정황으로 미뤄 공정한 재판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재판부 기피 신청을 낸 것이다.
앞서 1심은 이 사장과 임 전 고문의 이혼을 결정하며 자녀의 친권자 및 양육자로 이 사장을 지정했다. 임 전 고문에게는 자녀를 매달 1차례 만날 수 있는 면접교섭 권리를 인정했다. 임 전 고문은 불복해 항소했다.
항소심은 서울고법 가사3부에 배당돼 지난해 12월 첫 재판이 잡혔지만, 당시 재판장이었던 민유숙 부장판사가 대법관 후보로 지명되며 기일이 변경됐고, 이후 재판부가 교체됐다.
이 사장과 임 전 고문은 결혼 15년 만인 지난 2014년 10월 이 사장이 임 전 고문을 상대로 이혼 조정 및 친권자 지정 신청을 내면서 지금까지 소송을 이어오고 있다.
서울가정법원 가사4부는 지난해 7월 이혼 판결을 내리면서 “이 사장의 재산 중 86억원을 임 전 고문에게 지급하고 자녀 친권 및 양육권자로 이 사장을 지정한다”고 밝혔다.
이에 임 전 고문은 지난해 8월 항소장을 제출했다. 이후 변론 기일이 한 차례 변경되면서 오는 15일 첫 변론기일이 잡힌 상태였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을 이틀 앞두고 임 고문측이 재판부 기피 신청을 내 또 다시 연기될 공산이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