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핵을 폐기할까
북한은 핵을 폐기할까
  • 류동길
  • 승인 2018.03.13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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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동길 칼럼] 한반도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간다. 오는 4월과 5월 이뤄질 남북 정상회담과 미·북 정상회담에 대한 전망과 추측이 난무한다. 바라는 바가 절실하면 흔히 낙관론에 빠지기 쉽지만 아무리 철저히 따지고 다짐해도 지나침은 없다.

평양에서 돌아온 대북 특사단이 언론발표문 형식으로 방북결과 6개항을 밝혔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북의 비핵화다. 비핵화에 관해 김정은이 한 말은 새로운 게 없는데 비핵화에 관한 김정은의 의지가 확고하다고 전한다. ‘비핵화는 유훈이라는 말은 대대로 반복해온 기만에 불과한 말장난이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위한 북 제재완화는 없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실제로 대북제재와 남북교류가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는 지켜볼 일이다.

특사단의 활동내용을 구체적으로 알 수는 없지만 김정은이 하는 말을 적고 있는 특사단의 모습과 뒷짐 진 김정은과 찍은 사진은 민망함을 넘어 일종의 굴욕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이 말하는 비핵화에는 군사적 위협해소와 체제안전 보장이라는 전제조건이 있다. 이 조건은 한·미동맹 파기와 연합사해체, 주한미군철수를 의미하는 것이나 다름없고 이미 20년 넘게 반복해온 것이다. 이런 전제조건을 가볍게 여기고 비핵화를 부각시키면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것이라는 착각을 일으키기 알맞다. 북측은 핵과 재래식 무기를 남측에 사용하지 않겠다고 확약했다니 이런 오만방자한 언행에 감사해야 하는가.

그동안 북한은 약속과 약속파기를 수없이 거듭했다. 199112월 남북한은 공동선언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약속했다. 당시 북한은 핵개발 전이었고 주한 미군은 전술핵무기를 갖고 있었다. 김일성은 전술핵무기를 철수시킬 의도로 공동선언에 동의한 것이다. ‘비핵화는 유훈이라는 말은 여기에 연유한다. 주한미군의 전술핵무기는 철수했지만 북한은 핵 개발에 매달렸고 19933월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19946월 국제원자력기구(IAEA) 탈퇴를 선언했다. 미국과 북한은 199410제네바 합의를 체결, 주요골자는 미국은 북한에 경수로·중유 제공, 북한은 핵 시설 동결·NPT 복귀·IAEA의 특별사찰 수용이었다.

하지만 북한은 일방적으로 핵 동결해제 선언(200212)에 이어 NPT 탈퇴(20031)를 발표했다. 북 핵 해결을 위한 6자회담(남북한과 미···러 참여)이 출범, 2005‘9.19 공동성명을 통해 참가국들은 북한에 에너지 등을 제공하고 북한은 모든 핵무기 파기·NPT 복귀 등을 약속했다. 이 약속도 북한이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2006.10.9) 실시함으로써 깨졌다. 국제사회는 대북 제재와 협상을 병행, 2007‘2.13 합의‘10.3합의‘9.19 공동성명의 구체적인 이행계획서를 마련했고 북한은 영변 원자로 냉각탑 폭파 쇼를 벌이기도 했다. 하지만 20094월 장거리미사일 시험발사에 이어 5월 제2차 핵실험을 감행했다.

김정은 집권 직후인 2012년 베이징에서 미국과 북한 간에 ‘2.29 합의를 체결(북한이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와 영변 우라늄농축활동 중단, 미국은 북한에 식량을 지원)했으나 이 합의도 북한의 장거리 로켓 실험으로 무산됐다. 북한은 이와 같이 합의와 합의파기를 거듭하며 6차 핵실험(2017.9.3)까지 하게 된 것이다.

북한은 헌법에 핵보유국임을 밝히고 있다. 이번에는 핵을 포기할까? 한 번 속는 것은 속이는 쪽의 잘못이지만 계속 속는 것은 속는 쪽의 잘못이다. 김정은이 대북 특사단에 비핵화를 언급한 다음날 노동신문은 "조선의 핵보유는 정당하며 시빗거리로 될 수 없다"고 했다. 핵은 정의의 보검이라는 것이다. 미국 트럼프와 북한 김정은의 핵 담판은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트럼프는 "북한이 핵 폐기 약속을 이행할 것으로 믿는다"고 했지만 회담을 준비하는 백악관은 비핵화에 관한 북한의 구체적 조치가 없으면 김정은을 만나지 않을 것이라며 속도조절에 나서고 있다.

회담에 임하는 미국은 준비가 덜 된 것 같다. 우리는 철저한가. 북한이 무슨 약속을 하건 그 약속이행을 확인하기 전에는 믿을 수 없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북한의 시간벌기를 돕는 그런 잘못을 해서는 안 된다. 북한의 비핵화 열쇠는 한·미동맹과 국제공조를 통한 대북 제재 유지에 있다.

#이 칼럼은 "(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의 '선사연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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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류동길 ( yoodk99@hanmail.net )

숭실대 명예교수
남해포럼 공동대표

(전)숭실대 경상대학장, 중소기업대학원장
(전)한국경제학회부회장, 경제학교육위원회 위원장
(전)지경부, 지역경제활성화포럼 위원장

저 서

경제는 정치인이 잠자는 밤에 성장한다, 숭실대학교출판부, 2012.02.01
경제는 마라톤이다, 한국경제신문사, 2003.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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