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비리' 일파만파.."작년 물의 빚은 김용환 회장도 용퇴해야"
'채용비리' 일파만파.."작년 물의 빚은 김용환 회장도 용퇴해야"
  • 박미연 기자
  • 승인 2018.03.12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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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구 우리은행장 이어 최흥식 금감원장 사퇴…"金 회장, '추천 행위’만으로도 문제의 소지 충분"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

[금융소비자뉴스 박미연 기자] 하나은행 채용 비리 연루 의혹이 불거진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12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일각에서는 채용 비리에 ‘무관용 원칙’을 강조해온 청와대가 최 원장에게 사표 제출을 요구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로써 최 원장은 작년 9월 11일 취임 이후 6개월 만에 옷을 벗게 됐다. 역대 금감원장 가운데 사실상 최단명 금감원장으로 낙마하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문재인 정부에서 주요 기관장이 사의를 표명한 것도 최 원장이 처음이다.

청와대의 사표가 공식 수리되면 최 원장은 반년 정도 금감원장으로 재직하다 물러나는 셈이다. 전직 금감원장 가운데 재임기간이 비교적 짧았던 경우는 6대 김용덕 전 금감원장(2007년 8월~2008년 3월)과 2대 이용근 전 금감원장(2000년 1~8월)이다. 하지만 두 원장은 8개월을 재직해, 최흥식 원장이 역대 '최단명 원장'으로 남게 됐다.

금감원 노조, "김용환 회장 3연임 무리수..부하직원 비리 이용하고 본인은 빠져나가" 맹공 

최흥식 원장은 최초 민간 출신 금감원장으로 재임기간은 짧았지만 취임 초기부터 논란의 중심에 섰다. 금감원의 채용비리ㆍ방만경영 등으로 크게 흔들린 조직을 추스리기 위해 대대적인 조직 개편 등을 단행키도 했다. 하지만 지난 1월부턴 지배구조 문제를 놓고 하나금융지주와 지속적인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번 사태로 금융권의 채용비리 후폭풍이 정점으로 치닫는 가운데 다른 금융사들은 "우리에게 불똥이 튈라"며 몸조심을 하고 눈치다. 특히 금융권은 농협금융지주를 주시하고 있다. 현재 3연임을 노리고 있는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이 지난 해 금감원 채용비리연루로 검찰수사 결과 일단 ‘혐의 없음’으로 결론이 났으나 금감원 노조 등에서는 그가 당장 퇴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비록 채용비리 혐의는 벗었지만 그가 별도의 점수 조작이나 영향력 행사가 없었더라도 추천 행위만으로도 문제의 소지가 충분하다는 주장이다.

금감원 노조의 김 회장에 대한 비판을 보면 김 회장의 3연임은 무리수라는 지적이 많다. 금감원 노조는 지난해 12월 김 회장의 채용비리 구설수와 금감원 방문 등과 관련, 성명을 통해 “권력으로 금감원을 사유화하며 조직을 쑥대밭으로 만들었다”면서 사과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앞서 금감원 노조는 ‘김용환! 먼지보다 가벼운 그 입 다물라!’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부하직원을 비리에 이용하고 정작 본인들은 죄책감 없이 빠져나갔다”고 맹비난했다. 특히 금감원 노조 등은 성명서에 ‘엘리트 관료들의 반사회성 인격장애(사이코패스)에 소름 끼친다’라는 비판도 서슴지 않았다.

얼마 전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최흥식 금감원장 사퇴를 촉구 바랍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된 것도 김 회장의 발언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김용환 회장은 작년 말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년 전 전화 한통이 '채용 청탁'으로 부풀려져 청탁 연루자로 이름이 오르내린 게 억울했다"며 "검찰이 수사결과 혐의 없다는 결론을 내린 덕에 오해를 씻을 수 있게 돼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감원 노조는 "김 회장은 '오해를 벗어 다행이다'라는 언론 플레이가 아니라 분별없는 전화 한통으로 쑥대밭이 된 '당신의 옛 직장' 임직원에 대한 진정어린 사과냐"라면서 권력의 사유화에 무감각한 재무관료의 전형을 보여줬다고 비난했다.

박근혜 정권때 임명된 김용환 회장, 수출입은행장 시절 '다스(DAS)' 대출과정서 특혜 의혹

그의 연임가도가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는 ‘악재’는 널려 있다. 전(前) 박근혜 정권 사람이라는 이미지도 걸림돌이다. 김 회장은 지난 2012년~2013년 수출입은행장으로 재직했다. 이명박 정부의 자원외교와 녹색 금융 등 핵심 정책사업의 각종 비리 의혹의 중심에 수출입은행이 있다. 당시 김 회장이 수출입은행을 이끌었다. 최근 정치권에서는 수출입은행이 '다스(DAS)'에 수백억 원대의 대출을 해주는 과정에서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금감원이 회장의 ‘셀프연임’ 등 금융그룹의 지배구조를 손질하기로 한다는 방침아래 지배구조 문제에 대한 검사에 착수한 것도 김 회장의 연임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금감원은 농협, JB, 메리츠 등 3곳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앞으로 검사 결과에 따라 지배구조에 문제가 발견되면 김 회장은 회장추천위위원회의 후보에도 오르지 못할 수도 있다.

                        최흥식 금융감독원장

김 회장은 지난 2016년 김성택 수출입은행 부행장으로부터 자신의 아들 김모씨를 금감원 신입 공채에 합격시켜 달라는 청탁을 받고, 이를 당시 금감원 총무국장이었던 이문종 국장에게 지시한 혐의를 받았다. 하지만 김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는 ‘무혐의’로 종결됐고, 김 회장의 청탁을 받고 수출입은행 부행장 아들을 합격시킨 이 전 국장과 당시 담당 국장이던 이병삼 전 부원장보는 각각 구속 기소됐다.

금융권에서는 “최흥식 금감원장이 신뢰가 생명인 금융당국 수장으로서 조직에 부담을 줘서는 안된다는 비판 여론을 의식해서 사의를 표명한 것이라면 채용비리문제로 구설수에 오른 김용환 농협회장도 이제라도 용퇴하는 것이 순리“라며 ”정통관료 출신으로서 자존심을 지키고 그동안 몸담았던 농협금융을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단안을 내리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金 회장, 2016년 김성택 수출입銀 부행장 아들 채용 청탁받고 금감원 국장에 의사 전달

한편 금감원은 앞으로 유광열 수석부원장이 원장 직무를 대행할 예정이다. 하나은행 채용 비리 특별 검사단도 예정대로 운영하기로 했다. 특별 검사단은 금감원 감사로 내정된 김우찬 변호사가 운영을 총괄해 최 원장 채용 비리 의혹의 사실관계를 가릴 계획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최 원장은 이날 오후 사의를 표명했다. 최 원장은 하나금융지주 사장으로 재직하던 지난 2013년 하나은행 입사 공채에 지원한 대학 동기 아들의 합격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그는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금감원 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특정인을 취업시키기 위해 하나은행 인사에 관여한 사실이 없다”며 “의혹 제기를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 원장은 자체 특별 검사단을 구성해 사실 규명에 착수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이 같은 정면 돌파 의지를 밝힌 지 불과 반나절 만에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했다. 신뢰가 생명인 금융당국 수장으로서 조직에 부담을 줘서는 안된다는 비판 여론이 거세지면서 끝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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