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은행의 사외이사들이 경영감시는 제대로 하지 않고 여전히 ‘거수기’역할을 하면서 거액의 연봉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
금융소비자연맹( 회장 조연행)은 금융당국의 지배구조개선에 발맞추어 이제는 사외이사들이 제 목소리를 내야하고 금융소비자이익보호를 위해 본연의 역할을 수행해야한다고 강조했다.
KB국민, 하나, 신한,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이 은행연합회에 공시한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 따르면 4대 은행의 사외이사 21명에게 지급한 연봉은 11억5천300만원에 달한 것으로 밝혀졌다.전체 보수를 사외이사수로 나눈 1인당 평균은 약 5천500만원 정도이나 사외이사마다 활동 기간이 달라 활동 기간에 따른 연간 보수로 환산하면 약 6천500만원정도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소비자연맹은 6일 "문제는 이들이 사외이사의 활동은 제대로 하지 않고 거액의 연봉만 챙긴데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 사외이사는 은행의 최고 의결 기구인 이사회에 참석해 한 번의 반대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회에 불참하거나 이사회에 참석해 기권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반대' 의견을 낸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다시 말해 이들은 거수기 역할만으로 많은 보수를 받은 불로소득을 한 셈이다. 사회이사들이 하는 역할이 사외에서 금융기관을 사외에서 감시하고 최고경영자의 잘못된 경영을 견제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데 금융기관 입맛에 맞게 찬성의견만 낸 것이다. 사외이사가 과연 필요한가라는 물음이 여기에서 싹 튼다.
시중은행별 사외이사에 대한 지급한 보수를 보면 KB국민은행의 경우 지난해 4명의 사외이사에게 가장 많은 2억5천만원의 보수를 지급했다. 이 중 권숙교 사외이사의 활동 기간이 2개월에 불과해 연봉으로 환산할 경우 4명 사외이사의 연간 보수액은 약 7천700만원으로 나타나 4대 은행 중 가장 많았다.
신한은행은 6명의 사외이사가 연간 총 3억5천150만원의 보수를 받아 평균 연봉은 5천860만원으로 적은 편이었다. 우리은행은 5명의 사외이사 중 4명의 사외이사가 총 2억7천700만원을 받아갔다.하나은행은 7명의 사외이사에게 2억7천400만원을 지급했다. 활동 기간에 따른 연봉으로 환산하면 1인당 연보수액은 5천880만원에 이른다.
강형구 금융소비자연맹 금융국장은 "은행은 사외이사 거수기 역할을 하는 기업의 얼굴마담으로 모실 것이 아니다"라며 "은행 경영의 투명성 제고와 금유소비자의 이익 보호를 위해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