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인석의 금융이야기] 부동산 대출규제와 실수요자들의 이중고(二重苦)
[송인석의 금융이야기] 부동산 대출규제와 실수요자들의 이중고(二重苦)
  • 송인석
  • 승인 2018.02.27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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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 DTI 등 대출 규제, 부유층 아닌 중산·서민층만 영향..지역별-계층별 '맞춤형 정책' 시행해야

[송인석의 금융이야기] 2월25일 밤 10시, 17일간 세계인들의 열정과 우정이 담겼던 평창 동계올림픽이 감동의 여정을 마무리하고 성화의 불꽃은 내려졌다. 해외 언론들은 북한과 관련한 안전 문제와 혹한 등의 우려를 안고 시작한 평창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고 평가했다. 올림픽이 개회되기 전까지 북한의 올림픽 참가와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구성, 문화 예술단의 공연, 북한 응원단의 평창 참석을 놓고 진보와 보수의 갈등은 극심한 분열상을 노출시켰다. 이러한 갈등이 3수 만에 개최한 동계올림픽을 하나 된 마음으로 온 국민 축제의 장으로 만들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올림픽의 열기를 반감 시키지 않았었나 되짚어 보게 한다.

그러나 예기치 않은 ‘갈릭걸스’로 일컬어지는 여자 컬링팀의 눈부신 경기력의 승승장구가 세계를 놀라게 하였다. ‘영미’ 신드롬 과 더불어 새로운 유행어를 만들어 내며 온 국민을 열광케 하였다. 필자는 여자 컬링팀이 최소 준결승에 진출할 것이라며 2월23일 오후 8시5분 117구역 B열 티켓을 예매해준 사위 덕분에 아들 과 후배부부와 함께 역사의 현장에서 ‘갈릭걸스’ 들의 활약을 직접보고 목이 터지게 응원하며 TV 중계화면에 수십 번 노출되는 행운과 연장전 승리의 대박감동을 한꺼번에 추억으로 간직하게 되었다.

필자로서는 평창올림픽이 성공적으로 끝났고 정부도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2%P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동계올림픽의 직간접 경제유발효과는 64조9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평창올림픽 경기장, 교통망, 숙박 시설 등 개최를 위한 총 투자금액은 7조 2555억원이며 이를 통해 약 16조 4000억원의 경제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보고서는 예측하고 있다. 여기에 소비지출 효과 4조7000억원을 포함하면 직접적인 효과는 무려 21조 1000억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평창올림픽 하나가 가져다준 경제유발효과가 엄청난 것임을 보여주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이 인프라 시설에 국내외 관광객이 향후 10년간 꾸준히 평창과 강릉을 방문하는 전제가 필요하다. 평창올림픽이라는 감동의 드라마가 끝나고 나니 대형 이슈에 가려져 있던 작년 1분기말 잔액대비 91조원이 증가한 가계부채 1450조원 과 작년 말부터 들썩인 강남 집값과 이를 억제하기 위해 이어진 고강도 규제, 그리고 침체 양상까지 보이는 일부 지방 부동산 시장을 보면서 정부 정책이 제대로 작동되고 있는지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크다.

◇ 新 DTI 등 대출 규제, 부유층 아닌 중산·서민층만 영향

평창올림픽 이후 부동산시장의 최대 변수로는 지난달 31일부터 시작된 신DTI(총부채상환비율), 다음달 26일 시범 도입되는 DSR(총체적상환능력비율) 등 대출 규제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등 세금 규제 강화보다 더 많은 사람과 더 많은 지역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러나 신 DTI를 비롯한 대출 규제는 부자들에게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고 중산층 이하 저소득층에 더 영향을 미칠 것이다. 중산층의 주택 구매나 부동산 투자는 더 어려워질 것이다.

대출 규제는 자본력이 있는 투자자에게는 큰 영향을 못 미친다는 것이 이미 시장에서 검증됐다. 대출 규제는 1주택 가구가 추가로 주택을 소유하는 데는 걸림돌이 된다. 그래서 부동산 거래가 감소하고 가격 상승 효과도 억제될 수 있다. 그러나 신 DTI 규제로 인해 자본력이 있는 기존 다주택자 및 부유층이 아닌 실수요자중심의 중산·서민층만 대출에 발목이 잡혀 아우성인 점은 지속적으로 시장을 모니터링하고 Review 해야 할 사항이다.

√ 新 DTI 규제에 전셋집 전전하던 실수요자까지 부담

전셋집을 전전하다 올해 주택 구입을 고민한다면 지난달 말부터 실시된 신(新) DTI(총부채상환비율·Debt To Income ratio)의 파고를 넘어야 한다. 신(新) DTI는 대출자의 상환 능력을 소득으로 따져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정하는 새 기준선이다. 기존 DTI보다 대출자의 가계 부채를 포괄적으로 반영하는 탓에 당초 원했던 대출 한도가 크게 축소될 수 있다. 신DTI는 주택담보대출 한 건당 DTI를 적용하는 게 아니라 채무자의 모든 주택담보대출 원리금을 합쳐 계산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다주택자가 받을 수 있는 대출 한도가 지금보다 크게 줄어든다. 다주택자가 추가로 집 사는 것을 막기 위한 일종의 극약처방이다. 빚을 내 집을 사는 바람에 늘어난 가계부채와 치솟는 집값을 한꺼번에 잡겠다는 게 정부의 의중이다.

시행된 지 아직 한 달이 안됐지만 벌써부터 대출에 발목이 잡힌 실수요자들의 아우성이 자자하다. 강화된 DTI가 적용되는 곳은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 지역·수도권이다. 전셋집을 전전해 온 실수요자들은 이 제도 시행으로 보호를 받아야 하지만 딱히 그렇지도 않다. 소득 인정액이 까다로워지다보니 원하는 대출을 받는데 부담을 갖는다. 이들에겐 강화된 신(新) DTI가 맵고 독한 의미의 신(辛) DTI로 다가온다. 반면, 상대적으로 대출한도가 높아진 40세 미만의 무주택 청년층이나 신혼부부 들은 신DTI의 단맛을 만끽한다.

◇ 한층 깐깐해진 신 DTI, 내달 26일 더 강력한 DSR 시범 도입

신 DTI는 모든 주택담보대출 원리금과 기타 신용대출이자 등을 합산해서 연소득으로 나눈다. 기존 DTI는 기존 주택담보대출의 이자와 신규 주택담보대출의 원리금만 부채로 인식했지만 신 DTI는 기존 주택담보대출의 원금까지 모조리 부채로 산정한다. 주택담보대출이 있는 상태에서 추가 대출하면 평균 DTI가 30%를 초과하기 때문에 사실상 주택담보대출 보유자가 추가로 대출받기는 힘들어진다.

가령 기존 대출자의 DTI가 22.2%로 상승하면 남는 7.8%만큼만 대출받는다. DTI가 높을수록 대출한도가 적어 주택구입시 자기부담액이 커지는 형태다. 담보물건 수를 기준으로 두번째 주택담보대출시(신규 대출건 포함)엔 만기가 30년에서 15년으로 확 줄어든다. 대출만기를 늘려 대출액을 늘리려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소득산정액도 까다로워졌다. 대출금을 갚을 능력이 어느 정도 되는지 면밀하게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DTI산정에 반영되는 소득은 기존에는 ‘최근 1년치’만 확인했지만 신DTI는 최근 2년간 증빙소득을 함께 들여다본다. 한 해만 반짝 성과금을 많이 받은 사람이 무리하게 대출을 받는 것을 예방하자는 것이다. 2년치 소득을 미제출하면 연소득이 10% 차감되는 불이익을 받는다. 이럴 경우 부채상환비율이 높아져 대출한도가 줄어든다. 단순히 소득 기간만 늘어난 게 아니다. 2개년 소득차이가 20%초과 여부와 지속가능성이 있는 상시소득인지도 따져본다.

소득격차가 20% 이상이고, 상시소득이라는 것이 입증되면 최근 1년소득(전년 소득)을 더 현실적 수익으로 보고, DTI산정시 연소득으로 인정한다. 지난해 연소득이 8천만원이었지만 2016년에는 5천만원인 대출신청자는 2개년 소득차이가 20%를 초과한다. 각종 서류제출 등으로 상시소득이 인정되면 이 사람은 최근연도(1년전) 소득인 8천만원이 DTI산정 연소득이 된다.

소득차이가 20%를 초과해도 상시소득이 입증되지 않는다면 2개년 소득 평균인 6천500만원이 연소득으로 확정된다. 상시소득을 입증받기 위해선 재직증명서, 건강보험료 납부확인서, 건강보험자격득실 확인서 등이 필요하다. 1년이상 일했다는 것을 증명해야되기 때문이다. 갓 취업해 근로기간이 1년이 안될 때는 1년소득으로 환산한 후 10%를 차감해 연소득으로 결정한다.

상시소득임이 입증되면 10%를 차감하지 않는다.신 DTI는 다주택자들이 추가 대출받아 집을 사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지만 실수요자들도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소득이 적은 이들에게는 불리할 수밖에 없다. 연금을 수령하지 않는 소득증빙이 어려운 어르신들은 운신의 폭이 더욱 좁아진다.

√ 청년층·신혼부부에게는 반가운 ‘신 DTI’

장래소득 증가가 예상되는 청년(만 40세 미만 무주택 근로자)과 신혼부부(혼인신고일로부터 5년 이내)들에겐 신DTI가 여간 반가울 수 없다. 오히려 대출한도가 늘어날 수 있다. 현재 소득보다 장래소득을 많게 계산해준다. 승진과 연봉 인상 등이 가능하다고 봐서다. 장래소득 인상폭은 은행마다 천차만별이라 일일이 비교해야 한다. 소득상황은 1년치만 제시하면 된다. 시중은행들은 장래 소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소득산정 시 최대 20%까지 증액해 주기로 했다.

금융 당국은 당초 최대 10%까지 증액해 줄 방침이었지만 은행들이 자율로 한도를 정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연령, 만기에 따라 다르지만 요건을 충족하면 DTI 산정 시 적용 소득이 4000만원일 때 최대 4800만원까지 늘어나 대출 한도가 증가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직전 2개년 연봉이 4000만원인 35세 직장인이 첫 주택 구입을 위해 금리 연 3%, 15년 원리금분할상환으로 A은행에 대출을 신청한다면 한도가 기존에는 2억 4000만원이었지만 신DTI가 적용되는 지난달 31일부터는 2억 8000만원으로 4000만원이 증가한다.

√ DSR제도 시범도입…수치 높으면 한도 줄거나 거절, 실수요자 이중고

DSR(총체적상환능력비율)은 주택담보대출, 신용대출 등 ‘모든 대출의 원리금 상환액’을 ‘연소득’으로 나눠 대출한도를 정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올해 하반기 중 DSR도 새로 도입할 예정으로 다음달 26일부터는 대출한도가 차주의 소득상황 과 대출상황에 따라 작아지는 더 강력한 제도인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시범 도입된다.

DSR이 도입되면 카드사대출, 마이너스통장, 전세자금대출 등 차주의 모든 원리금을 분자인 1년 원리금 상환액에 반영한다. 신DTI가 주담대(기존·신규)만 원리금을 반영하고 신용대출 등 나머지 대출은 이자만 반영하는 것을 고려하면 훨씬 강력한 규제인 셈이다. 이로써 기존에 마이너스통장대출, 신용대출을 많이 받은 차주라면 추가 대출이 힘들어질 수 있다. DSR는 다음달부터 시범 운영된 뒤, 4분기부터는 여신 관리지표로 활용된다.

지난해 KB국민은행은 자체적으로 DSR을 300%로 설정하고 대출을 집행해왔다. DSR 300%는 차주의 연간 소득 대비 모든 금융사 대출금이 3배를 넘어 설 수 없다는 뜻이다. 신한, 하나, 우리 등 다른 시중은행들도 자율적으로 DSR비율을 설정하고 이를 준수할 방침이다. 다만 DSR은 DTI처럼 은행이 의무적으로 규제를 지켜야 하는 감독규정은 아니다. 감독당국이 은행 건전성 등을 평가할 때 참고지표로 삼는 기준이다.

은행들은 시범기간(6개월)내 자체적으로 DSR를 적용한 뒤 올 10월부터 본격시행한다. 3월26일 부터는 다주택자 뿐만이 아니라 소득대비 대출이 많은 신규 대출자들은 금융권에서 신규대출 자체를 받기가 어려워진다. 모든 채무를 따지는 DSR제도 시범도입으로 수치가 높으면 대출한도가 줄거나 거절될 것이기 때문이다. 대출을 받아서라도 좀 더 나은 주거환경 과 교육환경에서 살고 싶은 흙수저 중산층 실수요자에게는 시련의 연속이다.

◇ 부동산 시장은 지역별, 계층별 맞춤형 정책이 필요

‘실수요자가 중심이 되는 시장’.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의 핵심 아젠다다. 투기를 막고 집값을 안정시켜 실수요자들이 부담 없이 집을 사고팔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다. 8·2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정 지역을 제외하고는 과열됐던 시장이 안정되는 등 일부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강남 지역 과열에 대한 예측과 대응은 부족했다.

4월 시행 예정인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와 5월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 통보 등이 향후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10월에 시행할 예정인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 효과도 지켜봐야 한다. 시장금리 인상이 본격화되고 보유세 인상도 하반기 거론되고 있어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 하지만 정부 의도처럼 집값이 안정될지 미지수다. 강남을 중심으로 양극화가 더 심화할 수도 있다.

정부는 강남 집값 급등의 원인을 다주택자의 투기로 보고 대책을 내놓고 있다. 너무 짧은 기간에 큰 폭으로 가격이 급등한 것은 정상적인 수요보다 투기적 수요가 가세했다는 방증인 바 일부 투기세력이 분명히 있다. 그러나 사람들이 선호하는 입지의 주택 공급을 억제하면서 희소가치가 높아진 강남 재건축·고가아파트의 가격이 급등한 것이며, ‘똘똘한 한 채’를 보유하려는 움직임으로 가격이 오른 측면도 있다는 점, 즉, 실수요자가 더 많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우리 부동산 시장이 새 아파트와 오래된 아파트, 그리고 재건축 아파트와 그렇지 않은 아파트로 빠르게 양극화되고 있다. 예전처럼 다 같이 오르는 시장이 아니다. 특히 비싼 주택이 오르고, 그렇지 않은 주택의 가격은 안정되거나 가격이 내리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부동산 시장은 지역별, 계층별 맞춤형 정책이 필요한데 정부는 수요·가격 억제책만 내놓고 있어 부자는 주택시장에서 양도차익을 남기거나, 반대로 빚을 내서 집을 사야하는 중산층·서민은 낭패를 볼 가능성이 높다.

강남과 달리 지방 부동산 시장이 빠르게 식고 있다. 지역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공급이 많았던 경기도 동탄이나 평택, 지방의 경북·경남·강원 등에서 미분양·미입주 사태가 나타날 수 있다. 일시에 공급량이 너무 많았고, 청약제도 강화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규제가 강화될수록 집값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지역으로 청약 경쟁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따라서 청약 수요가 몰리는 곳은 여전히 경쟁이 치열하겠지만, 지방은 미분양 증가가 예상되며 앞으로 미분양·미입주를 포함해 유휴 부동산이 가장 큰 사회 문제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우려된다.

따라서 가격이 급락하거나 시장이 위축되기 전에 정부는 사전 조사를 철저히 하고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 동시에 풍선 효과나 가격 상승을 예상하고 공급을 늘리겠다거나 언제든 규제를 할 수 있는 시그널을 시장에 보내야 한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에 지역별, 계층별 맞춤형 정책을 마련하여 시행하여야 한다.

필자소개

송인석 (issong958@naver.com)

금융소비자뉴스 고문/논설위원

(전) 오케이저축은행 전무이사

(전) 하나저축은행 전무이사

(전)SC제일은행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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