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과 신동빈
이재용과 신동빈
  • 홍윤정 기자
  • 승인 2018.02.15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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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요구형 뇌물’..상반된 재벌총수의 운명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금융소비자뉴스 홍윤정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법정 구속한 것은 재판부가 잘한 일이다.” vs. “평창올림픽 성공을 위해서 많이 고생했는데 신 회장이 매우 안타깝다.”

13일 최순실 국정농단 1심 선고공판에서 예상을 깨고 신동빈 롯데 회장을 구속한 것을 놓고 세간에서 는 반응이 극명하게 갈린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난 이후 재벌총수가 구속된 첫 사례로 온 국민의 관심을 모은다. 이번 사건의 여파는 앞으로도 한동안 지속될 전망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 회장은 똑같이 뇌물공여 혐의가 적용됐다. 다만 각각 석방과 법정구속이라는 극단적인 결론이 내려졌다. 운명을 가른 건 '요구형 뇌물'에 대한 재판부의 시각 차이였다. 이 부회장 항소심 재판부와 신동빈 롯데 회장 1심 재판부는 삼성이 건넨 36억 원과 롯데가 낸 70억 원을 모두 '요구형 뇌물'로 규정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강한 요구 때문에 뇌물을 줄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형량 결정에선 달랐다. 이 부회장 재판부는 "요구형 뇌물 사건에선 뇌물을 받은 공무원이 더 나쁘다"고 밝혔다. 이어 공여자에게는 감경 요소까지 적용했다. 집행유예 선고가 내려진 배경이다.신 회장 재판부는 뇌물을 준 쪽의 판단에 더 무게를 뒀다. 재판부는 "대통령 요구를 거절하기 어려웠겠지만 모든 기업인들이 비슷한 상황에서 뇌물을 주겠다는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법정구속 사유로 공정성이라는 가치를 훼손한 점을 들었다.

최근 같은 국정농단 사태에 대해 법원 판결이 엇갈리는 부분에 대해 뒷말이 많다. 한 중견 변호사는 “판결도 결국 사람이 하는 것이고 사안마다 미묘하게 다르기 때문에 모든 판결이 한결같을 순 없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범죄혐의를 놓고 사안을 따지는 판사들도 저마다 적용법리가 다를 것이다. 따라서 일률적으로 잘잘못을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헌법상 사법부의 독립이 보장돼 있고, 법관은 헌법과 법률, 그리고 양심에 따라서 소신껏 판결을 내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도 이 부회장의 2심과 달리 신 회장의 1심에서 이른바 '안종범 수첩'의 증거 능력이 인정된 점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많은 국민들은 삼성 이재용과 롯데 신동빈이 왜 결론이 다른지 의구심을 갖는 것이다. 법원이 판결할 때 명히 동일한 잣대를 적용해야 하는 탓이다. 법원은 안종범 수첩의 증거능력과 삼성 뇌물 공여액 72억원 인정했지만 삼성의 경영권 승계에 대한 묵시적 청탁은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다. 사법부의 증거능력 인정이 일관성이 없고 롯데와의 형평성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강요에 의한 뇌물이라는 판단은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측면이 있다.

사법부 판단을 존중하면서도 이재용 2심 재판부의 판결이 전형적인 재벌 봐주기, 재벌 비호를 위한 잘못된 판결이었다는 일각의 비판이 기우였으면 하는 바람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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