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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비리 "하나-국민銀, 대국민 사과 않고, 사실은폐-거짓 일관"
채용비리 "하나-국민銀, 대국민 사과 않고, 사실은폐-거짓 일관"
  • 박미연 기자
  • 승인 2018.02.06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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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의원 "은행은 공공성이 생명..자율성 논리는 매우 위험"..두 은행 채용과정서 'VIP리스트' 작성
           심상정 정의당 의원

[금융소비자뉴스 박미연 기자] KB국민-하나 등 은행들이 각종 채용 비리 의혹에 대해 금융권의 공공연한 '관행'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이를 명백한 비리로 보고 사정당국에 강력한 대응을 촉구했다. 이들 은행들이 특혜채용 명단, 이른바 ‘VIP 리스트’를 관리하고 관련 자료를 삭제 폐기한 점은 용인할 만한 관행을 넘어선 것이라는 주장이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6일 채용비리에 연루된 KEB하나은행·KB국민은행 등이 대국민 사과는 하지 않고 사실을 은폐하거나 거짓으로 일관하는 모습에 황당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심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하나은행이 내부 채용 기준이라고 했던 '지역인재', '입점 및 주요거래 대학', '글로벌 인재' 등도 관련 지침은 없었다고 지적했다. 내부적으로 채용을 맡는 인사부장 소관이라는 정도라는 것이다. 그는 하나은행이 '입점 대학'이라고 해명한 부분도 사실과 다르다며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하나은행 그룹장이 지난 2일 심 의원실을 찾아 해명한 부분을 조목조목 짚었다.

스카이(SKY·서울대-고려대-연세대) 출신 7명의 점수를 올리고 합격권 내 기타 대학 출신 7명의 점수를 내린 것에 대해 연세대는 '입점 대학'이 아니고 명지대는 '주거래 은행'인데도 탈락했다고 지적했다. 또 서울대 출신 합격생 2명의 점수를 조작한 이유에 대해 묻자 하나은행 측은 우수인재 채용을 위한 거라고 답하면서 서울대 출신이 한 명도 합격이 안 돼 합격시켰다는 답변을 했다고 심 의원은 전했다.

심 의원은 이날 오전 국민은행 부행장이 국회를 찾아와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의 종손녀 특혜채용 의혹 등에 소명한 내용도 공개했다. 윤 회장의 종손녀는 서류전형과 1차 면접에서 최하위 성적을 받았으나 2차 면접에서 경영지원그룹 부행장과 인력지원부 직원이 최고등급을 부여해 120명 가운데 4등으로 최종 합격했다.

심 의원에 따르면 해당 부행장은 "국민은행의 채용 전형은 단계마다 제로 베이스에서 시작하기에 앞 단계 점수가 합산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이번 논란에 대해서는 "앞으로 제도개선을 하겠다"고 밝혔다.

심 의원은 "금융감독원의 발표를 통해 공정하지 못한 관행들이 드러났다"며 "더욱 절망스러웠던 것은 해당 은행들이 대국민 사과와 개혁 의지를 밝히는 대신 드러난 사실을 은폐하거나 거짓으로 일관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채용비리를 제기하니까 왜 민간기업의 자율성을 침해하느냐고 강변한 것이 가장 황당했다"고 지적했다.

심 의원은 "민간기업이라고 해도 공개채용이라는 것은 수많은 지원자와의 약속이고 일종의 사회계약"이라며 "그런 최소한의 어떤 인식이 결여돼 있다는 점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이어 "아쉬울 때는 국민의 지원과 공적자금을 요청하고, 사회적 가치를 위반하거나 책임을 다하지 못할 때 불개입 요청은 말이 되지 않는다"며 "은행은 공공성이 생명이고 우리 사회의 기간산업이란 측면에서 일부 은행의 자율성 논리는 매우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감원에서 검찰에 고발조치한 게 5개 은행이고 나머지 (6개) 은행도 크고 작은 문제가 발견됐다고 보고 받았다"며 "은행별 관련 사항을 보고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의 공공성과 대한민국 청년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이런 취업비리는 반드시 근절돼야 한다"며 "저와 정의당, 뜻있는 시민들이 취업비리 발본색원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우리은행의 2015~2017년 VIP 리스트가 드러난데 이어 하나은행과 국민은행도 채용 과정에서 VIP 리스트를 만든 것으로 최근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 밝혀졌다.

하지만 은행들은 이러한 채용은 민간 금융회사의 재량권 영역에 있고, 금융권의 '관행'이라며 적극 반박하고 나섰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은행에 도움되는 인재를 뽑고 싶은 게 은행의 입장"이라면서 "은행도 회사인데 당연한 것이고 그게 관행이었다. 금융권에선 공공연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특히 하나금융이 VIP리스트를 작성한 2016년도에는 하나은행 채용 인원이 90명 밖에 되지 않아, VIP리스트 55명이 모두 서류 전형에 합격한 것은 너무 과도한 게 아니였냐는 시각도 나온다.

이번에 금감원에 적발돼 검찰에 참고자료로 보내진 은행 이외에도 거의 대부분의 은행에서 절차적 하자가 발견됐다. 블라인드 채용이 안됐다거나, 서류 보관 상태가 충분히 없다는 등의 사례다. 다만, 다른 은행들은 '리스트'나 제보 등이 없어 특정이 안됐고 이에 따라 조사도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하나은행이나 국민은행 등 일부 은행만 금감원에 적발된 게 정치적 의도가 있는게 아니냐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이는 금감원 조사의 한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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