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동길 칼럼] 평창 올림픽, 어디로 가고 있는가
[류동길 칼럼] 평창 올림픽, 어디로 가고 있는가
  • 류동길
  • 승인 2018.01.30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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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동길 칼럼] 평창 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얼어붙었던 남북관계가 풀리는 것 같은 분위기가 연출된다. 남북당국자 회담에 이어 현송월이 이끄는 북한 예술단 사전점검단이 서울과 강릉을 다녀갔다. 그들은 오겠다고 했다가 아무런 설명도 없이 일방적으로 취소하더니 또 일방적으로 오겠다고 통보하는 등 제멋대로였다. 북측의 이런 안하무인 행태에 정부는 유감을 표명하지도 못했다.

언론의 보도태도를 보라. 현송월의 얼굴 표정, 여우 목도리, 핸드백, 숙식일정 등등을 보도하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일개 악단 단장에게 왜 그토록 대단한 관심을 보였으며 정부당국은 과잉보호·과잉의전을 베풀었는가. 안내를 잘 하는 것과 저자세는 다르다. ‘삼지연 관현악단’이 얼마나 대단한 공연을 하길래 강릉과 서울 곳곳을 휘젓고 다니며 점검한 것인가. 공연장의 사전방문이라고 하면 됐지 점검이라는 것도 거슬리는 표현이었다.

북한은 평창올림픽에 참가함으로써 "역대 최악이 될 대회를 구원해줬는데 남한은 대북제재 잡소리"한다는 말을 서슴지 않았다. 북한은 그들이 참가하지 않으면 최악의 대회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면 그런 착각은 금메달감이다. 북한은 올림픽 참가를 우리에게 큰 은혜를 베풀고 있는 듯 행동하면서 올림픽을 철저히 이용하고 있다. 대규모 응원단과 태권도 시범단을 보내 현란한 행동을 하고 예술단 공연을 통해 위장평화 공세를 할 기회를 잡는다. 올림픽을 남북이 공동개최한 것도 아닌데 북한이 하자는 대로 이끌려가는 모양새다.

북한이 올림픽에 참가하는 것은 좋은 일이고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이 대화의 물꼬를 트는 것도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의 상징인 태극기 대신 한반도기를 앞세워 공동입장하고 여자아스하키 단일팀을 급조하는가 하면 KOR 대신 COR, 애국가 대신 아리랑을 울려 퍼지게 할 까닭은 무엇인가.

누가 평화를 갈구하지 않으랴. 북이 도발을 포기하고 비핵화의 길로 나가지 않는 한 한반도에 평화는 오지 않는다. 우리는 북에 비핵화를 요구하고 이를 위한 가능한 모든 행동을 해야 한다. 북은 핵과 남북대화는 별개라고 하는데 비핵화를 뺀 대화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 대화로 북핵을 해결할 길은 사실상 없는 것이다. 북의 비위를 맞추면 북을 변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대단한 착각이다. ‘우리민족끼리’라는 말을 잘못 받아들이면 자칫 함정에 빠질 가능성만 커진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남북 단일팀도 북의 예술단 공연도 아니다. 북의 핵무기 폐기와 한반도 평화다.

우리는 한·미 훈련까지 연기했는데 올림픽 개막 하루 전 평양에서는 대규모 열병식으로 핵무력을 세계에 과시하고 강릉에서는 현송월 악단이 공연을 통해 위장평화 공세를 펼친다. 전쟁과 평화,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작전이고 수법이다. 평창올림픽이 아닌 평양올림픽이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올림픽으로 잠시 북핵문제를 잊고 남북 화해무드에 취해 있다가 올림픽이 끝나면 달라질 건 없고 문제는 그대로 남는다. 중국이 우리를 추격해온다는 건 우리의 착각일 뿐, 중국은 많은 분야에서 앞서 달린다. 일본은 ‘강한 일본을 되찾자’고 다짐한다. 미국은 ‘아메리카 우선주의’를 외친다. 우리는 과거만 들춘다. 잘못된 걸 바로 잡겠다는 걸 누가 마다하겠는가. 하지만 과거만 들추고 있으면 미래가 열리지 않는다.

흐르는 시간은 붙잡을 수 없다. 어제의 일은 어제의 일일 뿐 되돌릴 수도 없다. 오늘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내일의 모습은 달라진다. 그래서 미래를 창조한다고 하는 것이다. 올림픽은 미래창조를 위한 중요한 행사이자 한국의 위상을 세계에 알리고 국민을 단합시킬 대단한 기회다. 그런 기회를 활용하지 못하고 왜 북이 하자는 대로 끌려가고 있는가. 올림픽 이후를 생각해 보자. 지금 우리는 어디에 서있고 어디로 가야하는가를 확인하는 일부터 해야 한다.

#이 칼럼은 "(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의 '선사연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류동길 ( yoodk99@hanmail.net )

숭실대 명예교수
남해포럼 공동대표

(전)숭실대 경상대학장, 중소기업대학원장
(전)한국경제학회부회장, 경제학교육위원회 위원장
(전)지경부, 지역경제활성화포럼 위원장

저 서

경제는 정치인이 잠자는 밤에 성장한다, 숭실대학교출판부, 2012.02.01
경제는 마라톤이다, 한국경제신문사, 2003.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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