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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인석의 금융이야기] 금융적폐 청산을 위한 2018년 금융혁신 과제
[송인석의 금융이야기] 금융적폐 청산을 위한 2018년 금융혁신 과제
  • 송인석
  • 승인 2018.01.24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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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사안일·관행이 새로운 적폐 생산..소비자 눈높이에 맞춘 혁신과제 실행해야 금융적폐 청산 가능

[송인석의 금융이야기] 원숭이가 많은 한 마을에 어떤 사업가가 와서, 한 마리당 100만원을 주겠다고 잡아다 달라고 합니다. 사람들은 반신반의 하면서 널리고 널린 원숭이를 잡아다 사업가에게 줍니다. 사업가는 약속대로 100만원을 지불합니다.원숭이 개체수가 점점 줄어들자, 사업가는 이제 200만원을 주겠다고 합니다.

마을 사람들은 기를 쓰고 잡아다가 줍니다. 물론 사업가는 약속대로 200만원을 지불하지요. 더더욱 줄어든 원숭이는 이제는 마을에서 찾아보기도 힘들어 집니다. 사업가는 가격을 더 많이 올립니다. 이제 이 마을에는 애 어른 할 거 없이 모두 다 원숭이 잡기에 혈안이 되어 난리가 납니다. 완전히 씨가 말라버린 원숭이를 사업가는 800만 원까지 제안합니다.

하지만 이제 이 마을에 원숭이는 더 이상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마을사람들은 고민하게 됩니다. 사업가는 잠시 도시로 나가고 그 밑에 있던 부하직원이 와서 말합니다. 내가 1마리당 500만원에 그동안 잡은 원숭이를 줄테니, 나중에 사장이 오면 800만원에 팔라고 합니다.

사람들은 열광하고 감사하며 빚을 내서라도 그 원숭이들을 사들입니다. 그리고 그 직원을 입이 마르도록 칭찬합니다. 원숭이를 모두 처분한 직원은 어느날 갑자기 사라집니다. 물론 도시로 나간 사업가도 돌아오지 않습니다. 마을은 다시 원숭이로 넘쳐납니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이제 돈이 하나도 없습니다. 오히려 빚만 남고 말았습니다.

지난 1월11일 박상기 법무장관의 가상화폐 거래소 폐쇄 검토 발표 등 가상화폐 대책문제로 온 나라가 떠들 썩 한 가운데 ‘가상화폐 쉽게 이해하기’ 또는 ‘가상화폐의 현실’이라는 제목 하에 요즘 SNS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내용이다. 비트코인은 2,100만개로 제한되어 있고 창시자 및 소수 1%인 초기투자자(큰손)들이 전체물량의 88%를 1개에 55원,100원 할 때부터 아주 헐값에 소유하고 있다.

초기 투자 때보다 10만배 이상 오른 시점에 뛰어든 개미투자자들은 큰손들의 담합에 의한 투자손실로 상기 원숭이 마을 주민처럼 피눈물을 흘릴 수 있다. 정부는 무엇을 규제하고 무엇을 살릴 것인지 정확한 대책을 적시에 빨리 내놓아야 한다. 금융당국은 무사안일 과 관행에 얽매여 대응을 하지 못한 채 ‘골든타임’을 놓쳐 또 다른 금융적폐 사례를 만들어선 안 된다.

◇ 금융당국이 추진하는 금융적폐 청산 과제는 무엇인가?

지난 해 대통령 탄핵으로 촉발된 정권 교체를 지켜보면서 적폐 청산을 바라는 국민들의 염원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그러나 유독 금융권만 개혁의 무풍지대라는 비판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시민사회단체는 물론 금융당국의 민간자문기구인 금융행정혁신위원회도 강력한 혁신을 요구하지만 금융위와 금융관료들의 수구적 자세 및 반개혁적인 태도로 저항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참여연대가 금융위는 적폐라고 주장하는 가운데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 15일 '금융혁신 추진방향'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그동안 관행이라는 명목하에 이뤄졌던 금융 적폐를 적극적으로 청산하겠다”고 강조하면서 청산해야 할 금융적폐를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담보 대출 위주의 전당포식 영업 ▲비 올 때 우산 빼앗는 행태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울 정도로 과도한 황제 연봉 ▲형식적으로 운영되는 지배 구조 ▲불완전 금융 상품 판매 등 금융 소비자 피해 ▲ 최근의 채용 비리 등이다.

최 위원장은 아울러 금융 적폐 청산을 위해 ‘금융 혁신’이라는 이름 아래 금융 부문 쇄신, 생산적 금융, 포용적 금융, 경쟁 촉진 등 4대 전략을 중심으로 11개 분야 30대 핵심과제를 공개하고, 사람 중심의 지속성장 경제를 구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금융적폐 청산을 위한 금융혁신 추진과제 내용

금융당국은 우선 금융권 고액 성과급 수령자의 보수 공시를 강화하기로 했다. 최고 경영자(CEO) 승계 절차의 투명성을 높이고 사외이사가 제 역할을 하도록 금융회사 지배 구조 선진화도 추진한다. 금융 그룹 통합 감독을 통해 계열사 간 내부 거래 등 그룹 차원의 통합 위험도 체계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금융위는 올해 1분기 내 국내·외 사례 등을 참고하고 내·외부 의견, 금융감독원 협의를 거쳐 금융당국 특성에 적합한 '금융위 직원 행동강령'을 마련할 계획이다. 아울러 금융권 인사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금감원 직원 채용시 면접위원의 50%를 외부전문가로 위촉하고, 부정행위가 발생할 경우 사후에도 합격이 취소됨을 명시하기로 했다. 금융공공기관을 포함한 전 금융부문 채용실태에 대한 현장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채용제도 개선이 이뤄질 전망이다.

인가과정의 투명성 제고를 위한 인가절차 개선방안 등을 담은 '금융업 진입규제 개편방안'도 도입하기로 했다. 서민금융지원체계 개편, 취약차주 보호강화 등도 추진한다. 이달까지 원금 연체 시 '채무 변제순서 개선방안'과 비은행 이용에 따른 불합리한 신용등급평가 차별이 나타나지 않도록 하는 '개인신용평가체계 종합 개선방안'을 마련한다. 올 하반기까지 그간의 성과·한계 등을 감안해 서민금융체계 개편방안도 내놓을 방침이다.

또 작년 12월 금융행정혁신위원회가 권고한 △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차명 계좌에의 과징금 부과 △ 인터넷 전문은행 은산 분리 규제 유지 △ 민간 금융회사에 근로자 추천 이사제 도입 △ 키코(KIKO) 사태 전면 재조사 등 4대 방안도 이행 계획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했다. 당초 즉각 수용이 어렵다고 하면서 금융적폐의 본류로 질타 당했지만, 입장이 유연해진 것이다. 아울러 최 위원장은 “불공정 영업에 대한 징벌적 손해 배상과 집단 소송 도입 등 혁신위 권고안이 현장에서 제대로 뿌리 내리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생산적·포용적 금융의 핵심은 기업 혁신을 위한 금융 지원 확대, 취약 계층 제도적 배려 등에 맞춰져 있다. 이를 위해 10조원 규모 혁신모험펀드 출범, 코스닥 시장 활성화, 공공기관 연대 보증 전면 폐지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최고 금리 인하, 소매 자영업자 카드 수수료 경감, 장기 소액 연체자 채무 부담 완화, 가산 금리 체계 점검 강화 등 국민의 금융 비용 부담을 낮추는 정책도 함께 시행할 계획이다.

그러나 금융소비자들이 원하는 금융적폐 청산 과 개혁 과제는 국민들이 실생활에서 금융혁신 성과를 체감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지 금융당국과 금융회사의 개혁추진 방안을 나열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이미 금융당국과 금융회사들은 금융행정의 일관성‧투명성‧신속성 부족, 금융회사의 불공정한 영업관행 ‧ 폐쇄적 지배구조 등이 금융신뢰를 훼손당해 국민의 신뢰도가 바닥에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 소비자 눈높이에 맞춘 금융혁신 과제 실행해야 금융적폐 청산 가능

금융은 다른 어떤 산업보다도 신뢰가 중요하다. 그러나 서민‧ 중소기업‧ 사회적경제기업 등에 대한 소극적 자금공급, 약탈적 대출 등 불완전판매, 사실상 상환이 불가능한 연체자에 대한 적극적 추심 등 그간 서민지원‧ 소비자보호에 있어 국민적 기대 수준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는 등 금융당국과 금융회사들은 국민적 신뢰가 저하되어 있다.

따라서 금융당국의 금융적폐 청산을 위한 금융혁신 과제들은 향후에는 국민들이 실생활에서 금융혁신 성과를 체감할 수 있도록 추진과제 별로 정책이행, 성과점검‧ 평가 등에 정책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금융행정혁신위 권고(`17.12.20.) 등을 감안하여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금융당국 혁신’을 차질없이 추진하기 위해 금융당국부터 변화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권고안에 대한 이행계획을 조속히 마련하여 충실히 관리‧이행하여야 한다. 혁신위 권고사항(73개)을 최대한 수용, 금융위 안건‧의사록 공개, 불공정영업에 대한 집단소송 및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 등에 대해 조속히 이행방안을 마련하여야 한다. 혁신위 권고내용 중 당장 수용 여부를 결정하기 곤란한 사안들은 혁신위 위원과 긴밀히 협의하고 관련부처 의견 등을 감안하여 방안을 검토‧마련해야 한다.

√ 일상 생활속에서 국민들이 체감하고 만족할 수 있는 ‘소비자 중심의 금융혁신’을 지속 추진

‘숨은 보험금 찾아주기(7.4조원)’ 등 국민체감도가 큰 과제가 효과를 보고 있는 바 이와 같은 일상 생활 속에서 국민들이 체감하고 만족할 수 있는 혁신과제를 도출하여 지속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금융 적폐청산의 지름길이다.

- (개인신용평가 체계 개선) 신용대출·카드사용 등 금융 생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CB사 신용등급의 정확성·공정성을 높이고* 소비자 권리도 강화

* 예) 통신료 납부실적 등 비금융신용정보의 활용을 확대하여 청년층 등 금융정보부족자(Thin Filer)의 평가상 불이익을 완화

- (청년병사 재산형성 지원) 향후 단계적인 병사급여 인상에 맞추어, 전역시 목돈마련 지원을 위한 금융상품 개편* 및 체계적인 홍보‧안내 등 추진

* 예) 은행권 군인적금 月적립액 상향, 각종 수수료 등 금융부담 경감 등

- (은행수수료 부과체계 개선) 국민생활과 밀접한 ATM‧외화환전 수수료 등을 중심으로 부과체계의 적정성을 점검하고, 투명성‧공정성 제고방안 마련

* 예) 저소득층 대상 금융거래 수수료 면제대상 확대 유도 등

- (영업관행 개선) 금융권의 부당한 금융상품 판매 및 대출* 등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고, 적발시 관련 법에 따라 엄중 조치

* 예) 구속성 금융상품 판매행위(소위 ‘꺾기’), 상환능력을 초과한 과잉대출, 불공정한 금융상품 약관, 불합리한 대출 가산금리 부과 등

- (불공정 금융행위 근절) 주가조작 근절, 회계투명성 제고 등을 통해 국내 금융시장의 신뢰를 제고

* 예) 미공개정보이용,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한 과징금 제도 신설

(법무부 협의), 손해배상시효 확대(3년 → 5년)

- (제도 정비) 금융상품 사전정보 제공강화, 불완전판매 방지를 위한 원칙 도입 등 「금융소비자보호법」 제정 추진

- (맞춤형 금융지원방안) 서민층과 영세 자영업자 등 취약 차주별로 맞춤형 금융지원 방안 마련

* 연간 7조원 수준의 정책서민금융과 2020년까지 3조원 규모의 사잇돌 대출 공급 등 서민·취약계층에 대한 금융지원 확대

- (최고금리 인하) 법정 최고금리는 24%(2월8일)로 인하하고, 이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금리대출을 대환하는 가칭 '안전망 대출'을 3년간 1조원 공급.

위와 같은 일상 생활속에서 국민들이 체감하고 만족할 수 있는 ‘소비자 중심의 금융혁신’을 지속 추진하고, 추진과제 별로 정책이행, 성과점검‧ 평가 등에 정책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금융적폐 청산을 위한 금융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춘 금융혁신이며 금융소비자들이 바라는 개혁과제 인 점을 금융당국과 금융회사는 인식해야 한다.

文 대통령, 신년사에서 금융개혁 강조..금융회사들, 올해 소비자 중심 영업·경영 문화 갖추길 기대

문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금융도 국민과 산업발전을 지원하는 금융으로 혁신해야 한다“면서 ”금융권의 갑질, 부당대출 등 금융적폐를 없애고, 다양한 금융사업이 발전할 수 있도록 진입규제도 개선하겠다“고 천명했다. 이어 불완전 금융판매 등 소비자 피해를 막고, 서민, 중소상인을 위한 금융기능을 대폭 강화할 것이라며 금융개혁을 강조했다.

그러나 정권 교체 이후 금융사 지배구조를 흔드는 모습은 과거 정권 과 다르지 않다. 정권이 바뀌면 각종 의혹 제기와 검찰 조사가 이어지다가 결국 금융사 수장이 자리를 떠나는 패턴이 반복됐었다. 이후 낙하산이 그 자리를 채우고 금융사의 경쟁력은 나락으로 떨어진다.

지난 2009년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에도 금융당국은 황영기 전 KB금융 회장에게 무혐의로 결론이 난 투자 손실에 대한 책임을 물어 중징계 처벌을 내린다. 황 전 회장이 물러난 이후 이명박 전 대통령과 고려대 동문이자 금융권 4대 천왕 중 한 명인 어윤대 전 회장과 임영록 전 회장 등을 거치면서 KB금융은 업권 1위에서 만년 2위로 추락, 입지를 되찾는데 10년 가까이 걸렸다.

나름의 명분을 갖고 지배구조 손질에 나선 금융당국은 억울하겠지만, 최근 하나금융지주 회장 인선을 둘러싼 마찰음을 지켜보는 금융권은 과거 관치 행태가 반복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국민들이 요구하는 금융 적폐청산은 금융사 지배구조 손질이나 회장교체보다는 일상생활 속에서 국민들이 혁신을 체감하고 만족할 수 있는 금융거래 와 관련된 기본 아이템의 지속적인 혁신이다. 금융혁신을 위해 올해는 금융회사들이 금융소비자를 수익창출의 대상이 아닌 Right Partner(성장 동반자)로 인식하고 소비자 중심의 영업·경영 문화를 갖추길 기대한다.

필자소개

송인석 (issong958@naver.com)

금융소비자뉴스 고문/논설위원

(전) 오케이저축은행 전무이사

(전) 하나저축은행 전무이사

(전)SC제일은행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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