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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회장, '3연임 달성'에도 당분간 '가시밭길 영광'
김정태 회장, '3연임 달성'에도 당분간 '가시밭길 영광'
  • 박미연 기자
  • 승인 2018.01.23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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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회추위, 최종후보 추천..선임과정서 불거진 금융당국 갈등-노조 반발 봉합 관건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지난 해 6월 인천시 서구 하나금융그룹 통합데이터센터에서 열린 '하나금융그룹 통합데이터센터 준공식'에 참석, 환영사를 하고 있다.

[금융소비자뉴스 박미연 기자] "무거운 책임감으로 국내 금융산업 발전에 헌신하겠습니다."

천신만고 끝에 사실상 3연임에 성공한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은 22일 이같이 말하고  "금융당국의 금융혁신 추진방안과 지배구조 관련 정책을 충실히 이행하고, 투명하고 공정한 지배구조가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3년간 하나금융을 이끌 김 회장은 앞으로 회장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금융당국과의 갈등과 노조의 반발을 어떻게 봉합하는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일각에선 금융당국의 제동에도 하나금융이 회추위를 밀어붙인 초강수의 배경에 김정태 회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고등학교 동문인 점과 관련이 깊다는 관측이 나온다. 금융당국의 간섭과 저지를 뚫고 김 회장이 3연임 위업을 달성하게 된 배경에는 현 정부 출범 후 부금회(부산출신 금융인 모임) 인맥의 존재가 크게 작용했을 것이란 시각이다.

김정태 회장, 결국 '셀프연임' 챙취한 셈..최종구-최흥식, 관치금융 시도 좌절되고 체면 구겨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지배구조개선을 내걸고 셀프연임을 저지하려고 했으나 막판에 청와대가 관치금융 배제 원칙을 내걸고 금융당국을 사실상 '무장해제'하면서 김 회장이 3연임 고지에 올랐다는 분석이 금융계에 적지 않다. 결국 관변의 시각에선 보면 김 회장이 셀프연임을 스스로 챙취한 반면 금융당국에서는 관치금융 시도가 외압에 굴복, 체면을 구긴 결과이기도 한 셈이다.

하나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이날 숏리스트(Short List) 후보 3인(김정태 회장·최범수 전 코리아크레딧뷰로(KCB)대표, 김한조 하나금융 나눔재단 이사장)에 대한 심층 면접을 거쳐 차기 회장 단독 후보로 김정태 현 회장을 추천했다.

김 회장은 3월 주주총회를 거쳐 차기 회장으로 확정된다. 임기는 3년이다. 2012년부터 지주 회장직을 맡은 김 회장은 금융권에서 전례가 드문 3연임이란 진기록을 세웠다. 앞서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3연임을 했다.

김 회장은 회추위에서 무엇보다 금융그룹의 성장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하나금융투자 사장과 하나은행장 등 금융 관련 경력을 두루 거친 점도 인정받았다. 지주 회장 재임 기간 은행 통합으로 지주 외형을 키웠고 실적 개선이란 공도 세웠다. 최근 신한금융지주를 역전하며 고공 행진한 주가도 김 회장 연임을 뒷받침했다.

윤종남 회추위 위원장은 "김 회장은 급변하는 금융시장 변화에 대비하고 미래성장기반을 확보해 그룹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적임자"라며 "회추위 위원들로부터 가장 많은 지지를 얻었다"고 말했다.

김 회장 3번째 임기 어느 때보다도 험난..선임과정서 갈등 벌인 금융당국 '반격' 나설 수도  

하지만 3번째 임기는 그 어느 때보다 험난할 전망이다. 선임 과정에서 당국과 벌인 갈등과 신경전도 부담이다. 당국은 아이카이스트 부실대출 의혹 등 하나금융 관련 검사가 최고경영자(CEO)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며 회장 선임 중단을 압박했지만, 하나금융은 강행했다. 결국 '관치금융' 여론에 당국이 한발 물러섰다. 이렇게 체면을 구긴 당국이 앞으로 어떤 방식으로 반격에 나설 지도 아직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

신한·KB금융에 크게 못 미치는 하나금융의 수익성을 끌어올리는 것도 김 회장의 중차대한 과제다. 신한금융과 KB금융은 이미 연간 3조원에 육박하는 순이익을 내고 있다. 신한금융이 지난해 3분기(9월말)까지 2조7064억원, KB금융은 2조7577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하지만 같은 기간 하나금융의 순이익은 1조5410억원에 그쳤다. 이는 은행계 금융지주사의 수익성을 좌우하는 저원가성 예금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고, 증권 보험 카드 등 비은행 부문이 취약한데 따른 것이다. 하나금융의 총자산도 458조9070억원(2017년 3분기)으로 KB금융(662조원), 신한금융(535조5919억원)에 미치지 못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최흥식 금감원장

현재 하나금융은 아이카이스트 특혜대출 의혹과 채용비리, 지배구조 문제 등과 관련한 금감원 검사를 받고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이날 금융혁신 추진방안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금융권 적폐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얼음장처럼 차갑다”며 “금융인 중 ‘어떤 경우에도 간섭받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생각을 빨리 고쳐야 한다”고 하나금융을 겨냥한 ‘작심 발언’에 나섰다.

노조 반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노조는 김 회장 연임 반대를 주장하며 최대주주인 국민연금과 의결권 자문사 ISS에 CEO 리스크 의견서를 전달했다. 검찰발 불씨도 아직 완전히 꺼지지 않았다. 내달 최순실 1심 선고가 예정돼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장기집권의 명분을 실적 등으로 보여줘야 하는 만큼 부담감도 적지 않을 것"이라며 "만만찮을 당국의 공세 속에서 각종 의혹으로 흔들린 조직을 다잡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1952년생 김정태 회장 경남고-성균관대 졸업..문재인 대통령과 경남고 25회 동기동창 파워

부산 출신인 김정태 회장은 1952년생으로 경남고등학교와 성균관대학교를 졸업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경남고 25회 동기동창이다. 2005년 하나금융지주 부사장에 이어 2008년 하나은행장에 올랐다. 2012년 3월부터 현재까지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맡고 있다.

하나금융 회추위 보도자료 전문

하나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위원장 윤종남)는 김정태 현 회장을 차기 대표이사 회장 최종후보로 추천했다.

하나금융지주 회추위는 합리적이고 투명한 유효경쟁 진행을 위해 압축과정에서 후보자 개인별 참여의사를 확인하여 의사를 밝힌 개인에 대해서는 전원 개인별 전문성과 장점을 개진할 수 있는 의견진술 기회를 부여한 후 지난 16일 최종 후보군(Short List, 김정태, 김한조, 최범수)을 선정한 바 있고, 오늘은 이들 3인에 대해 프리젠테이션(PT), 추가 심층면접 및 질의응답을 진행하여 위원들간의 투표를 통해 지난해 10월27일 회추위를 가동한 지 3개월여만에 9번째 회의를 통해 차기 회장 후보자를 확정했다.

우선 각 후보들은 프리젠테이션(PT)을 통해 하나금융그룹을 이끌어나가기 위한 △중·장기 경영전략 △조직통합 및 건강한 기업문화 구축 △노사화합 △금융의 사회적 역할과 소임 등의 계획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 회추위는 ‘대표이사 회장 경영승계계획 및 후보추천절차’에 정한 면접기준인 △기업가정신, 글로벌 마인드 등 비즈니스 통찰력(Business Acumen) △비전 및 네트워크 등 인력과 조직에 대한 통찰력(People & Organization Acumen) 등에 대해 개별 후보자들을 검증하였으며, 후보자들의 프리젠테이션(PT) 내용에 대한 질의응답 및 심층적인 비교우위 평가를 진행 후 투표를 진행하였다.

윤종남 하나금융지주 회추위 위원장은 “김정태 회장은 급변하는 금융시장 변화에 대비하고 미래성장기반 확보, 그룹의 시너지 창출 및 극대화를 이끌 적임자로 판단되어 회추위 위원들로부터 가장 많은 지지를 얻었다”며 “향후 3년간 그룹의 최고 경영자로서 하나금융그룹의 위상을 더욱 높여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윤 위원장은 “공정한 후보추천을 위해 감독당국의 지배구조 제도개선에 관한 정책과 지도를 충실히 반영하여 대표이사 회장을 회추위에서 제외하고 사외이사 전원으로 회추위를 구성하는 한편, 경영승계계획 및 대표이사 회장 후보추천절차를 개정하였고,

사외이사들의 추천 및 외부 서치펌의 추천 등을 통해 경쟁력있는 후보군을 축적하려고 노력했으며 후보군들의 객관적인 평가를 위해 외부 서치펌의 평판조회 의견을 참조하였으며 특히 내부 후보군들에 대해서도 내부적 성과평가와 더불어 외부 평판도 참고하였다”고 밝혔다.

또 회추위는 “최종 후보군 3인에게는 사전에 프리젠테이션(PT) 요령과 면접기준 등 세부사항을 외부 서치펌을 통해 알려주고 최대한 동일여건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여건 조성에도 힘썼다”고 말했다

윤위원장은 “지금까지 지배구조법과 절차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하게 회장후보를 선출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앞으로도 더욱 객관적이고 공정한 기준을 발전시키고 정착되도록 심혈을 기울이겠다”라고 했으며,“향후에도 지배구조 개선 관련한 감독당국의 방침과 지도를 적극 수용하고 절차나 기준 등을 더 연구 보완하여 투명성을 제고하고 더불어 최고경영자 승계계획 및 후계자 양성 프로그램의 내실화를 통해 경영 안정성을 제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김정태 회장은 오는 3월 주주총회를 거쳐 임기 3년의 하나금융지주 차기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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