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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산업, '평택대교 붕괴' 당국발표 보고도 오너명의 사과문 '실종'
대림산업, '평택대교 붕괴' 당국발표 보고도 오너명의 사과문 '실종'
  • 이동준 기자
  • 승인 2018.01.17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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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성수대교’ 연상케 하는 대형사고"..국토부 조사위 "설계부터 감리까지 총체적 엉망" 발표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이 지난 2016년 3월 자신의 운전기사를 상습적으로 폭행하고 폭언을 퍼부은데 대해 공식적으로 사과하고 있다. 그는 운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상습적으로 폭행과 폭언을 가하고, 사이드미러를 접고 운전을 하라고 강요했다는 전직 운전기사들의 폭로가 나오면서 이른바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지난 해 8월 일어난 평택국제대교 붕괴사고에 대한 정부의 조사 결과 설계 과정부터 시공, 감리 등 전 단계에서 부실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현장 책임자가 정규직이 아닌 현장 채용직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져 시공사인 대림이 돈을 아끼려다 벌어진 ‘인재’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욱이 문제는 시공사인 대림산업이 이날 즉각적으로 입장문을 발표했으나 오너인 이해욱 부회장 명의가 아닌데다 사과문 형식도 아니어서 대림 측이 진성으로 이 사태를 반성하고 있는지 의문이라는게 건설업계와 전문가들의 지적이 적지 않다.

대림산업은 17일 정부 발표 직후 지난 해 8월 발생한 평택국제대교 상판 붕괴사고 조사결과에 대해 "겸허히 받아들이며 반성과 더불어 책임있는 자세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사과문은 오너인 이해욱 부회장 아닌 토목사업본부장 윤태섭 부사장 명의..그나마 성의없이 간단히 몇 줄 나열 

대림산업 토목사업본부장 윤태섭 부사장은 "평택국제대교 사고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평택국제대교를 시공할 예정이며 시민의 불편이 없도록 공사를 마무리 하겠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평택 국제대교 붕괴사고는 사실상 인명피해가 나지 않았을 뿐 설계부터 감리까지 전 과정에 대한 문제가 드러났다는 점에서 지난 1994년 성수대료 붕괴사고를 연상케 할 정도로 심각한 건축물 사고“라면서 ”기업의 브랜드이미지를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게 훼손한 대형 사고를 내고도 기업총수나 대표이사의 사과문이 없다는 것을 보면 이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교통부 평택 국제대교 건설사고 조사위원회는 이날 4개월 간의 정밀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위원회는 해당 사고가 시공사 대림산업의 전 과정에 걸친 부실로 인해 발생했다고 결론 지었다.

국토교통부 평택 국제대교 건설사고조사위원회는 지난해 8월 발생한 평택 국제대교 교량 붕괴사고 조사결과를 17일 발표했다.

지난해 8월 26일, 경기 평택시 평성읍 신대리에서 건설 중이던 평택 국제대교의 상판 4개(개당 60m)가 갑자기 아래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붕괴한 상판 4개는 교각 6개가 지탱하고 있었으며 이 가운데 교각 1개가 무너지면서 상판 4개도 함께 무너져 20여m 아래 호수로 떨어졌다. 사고 당시 인명피해는 없었다.

사고조사위는 “상부 거더(상판)가 “상부 거더(상판)가 상판을 자르려는 형태의 힘에 버티는 강도를 검토할 때 문제가 있었다”며 “구조상 상관이 없는 중앙부 벽체가 강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는 것처럼 계산했고 외측 벽 부분에 배치된 추가 강선 설치용 파이프 공간 단면도 고려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강선이 배치되는 부분의 벽체 두께가 얇아 보강용 철근을 시공하기 어렵게 됐다”고 덧붙였다.

조사위는 상부 공사의 핵심 공정인 압출 공정 관련 내용이 공사 시방서에 누락되기도 했다면서 이러한 설계 결함이 시공에 들어가기 앞서 제대로 검토되지 못한 채 공사가 진행된 것이 사고의 근본적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대림산업, 공사 시방성 누락-시공과정-사업관리서도 문제점 노출.. "한마디로 돈 아끼려다 벌어진 ‘인재(人災)’"

시공과정에서의 문제점도 제기됐다. 조사위는 상부 거더 벽체 시공이음부 및 세그먼트 접합면 처리 미흡, 정착구 공급사에서 제시한 제원과 다른 보강철근 배치, 시공 상세도와 상이한 벽체 전단 철근 설치 등 시공상 품질관리 문제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시공자와 감리자가 기술적 검토를 소홀히 한 정황도 드러났다.

시공사인 대림산업이 사업관리를 허술하게 한 정황도 드러났다. 발주청에 하도급을 통보할 때 간접비를 고려하지 않은 채 하도급률을 산정하고 발주청의 하도급 적정 심사를 피해가려고 한 사실이 적발됐다.

               대림산업 본사 전경

사고조사위는 시공사인 대림산업이 낙찰 금액 대비 하도급 업체 지급액 비율을 의미하는 하도급률도 76%에 불과했지만 간접비를 계산 과정에서 빼 84%인 것처럼 꾸민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또 현장 대리인을 비롯한 공사 및 품질 담당 직원들을 정규직이 아닌 현장 채용직으로 채워 현장 감리가 허술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건설전문가들은 “대림산업이 시공한 평택대교 붕괴사고는 설계부터 감리까지 전 과정에 대한 문제가 드러났고 특히 공사비용을 아끼려다 벌어진 인재였다‘면서 ”외국에서는 한국건설업계의 실력을 세계적 수준으로 보는데 후진국에서나 있을 법한 이런 일이 벌어졌다는 점에서 매우 부끄럽고 참담하다”고 말했다.

이해욱 부회장, 20163월 운전기사 폭언으로 '슈퍼 갑질' 큰 파동.. 작년 국감서도 '전형적 하도급법 위반' 지적

한편 대림산업 이해욱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현장안전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절대적인 가치임을 전 임직원이 명심하고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달라"고 말했다"협력업체가 손실이 나고 어려움에 빠지면 그 프로젝트는 성공할 수 없다""각 현장에서 협력업체를 수행의 파트너로 존중하고 그들의 아이디어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협력업체와의 '상생'을 강조했다.

이에 앞서 이해욱 부회장은 지난 20163월 자신의 운전기사에게 폭언 등을 일삼으며 '슈퍼 갑질'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후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근로감독을 실시한 뒤 지난 7월 이 부회장에 대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대림산업은 또 지난 해 국회 국정감사는 대기업의 '갑질횡포'가 도마에 올랐고, 하도급 업체 대상 갑질로 크게 질타를 받았다.33년간 대림산업과 거래관계를 유지하며 공사를 위탁받아온 박수웅 한수건설 대표가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증인으로 출석, 대림산업으로부터 부당특약 강요와 부당금품 요구를 당했고, 물품구매 강제, 추가공사대금을 받지 못했다며 불법 하도급 거래 위반에 대한 증언을 했다.

바른정당 지상욱 의원은 건설현장에서의 전형적인 하도급법 위반, 갑질 사례에 대해 지적하며 대림산업 사례를 들었다.박수웅 대표는 정무위 소속 의원들로부터 대림산업 하도급법 위반과 관련해 질문을 받자 대림산업 임직원이 하도급기업에 금품과 차량 등을 부당요구했다고 증언했다.또 이해욱 대림산업 부회장이 하도급기업에 체불임금을 주지 않기 위해 부도로 몰 것을 지시했다는 주장을 한 바 있다.

다음은 대림산업의 평택대교 붕괴사고에 대한 입장 전문.

평택국제대교 사고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금일 발표된 조사 결과에 대해 겸허히 받아들이며, 반성과 더불어 책임 있는 자세로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하겠습니다.

당사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여 평택국제대교를 시공할 예정이며, 시민의 불편이 없도록 공사를 마무리 하겠습니다.

2018117

토목사업본부장 부사장 윤태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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