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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영기 이을 '검투사' 뽑아라"..금투협회장 25일 선출
"황영기 이을 '검투사' 뽑아라"..금투협회장 25일 선출
  • 박미연 기자
  • 승인 2018.01.04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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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물급' 없이 전-현직 CEO 4명 도전장…권용원 현 키움증권 대표 우세 속 '1강 3약' 판세

[금융소비자뉴스 박미연 기자] 차기 금융투자협회장 후보 공개모집이 마감되면서 전·현직 증권사 최고경영자(CEO) 출신 후보자 4인 중에서 차기 금투협회장이 가려지게 됐다. 그러나 강력한 추진력으로 ‘검투사’라는 별명을 가진 황영기 현 금융투자협회장이 연임을 포기함에 따라 예상보다 ‘경량급’ 후보들이 각축전을 벌인다는 관측도 나온다. 오는 2월 임기를 끝으로 물러나는 황 회장은 당초 연임이 사실상 확실시됐으나 지난 해 12월초 차기 협회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전격 선언한 바 있다.

4일 한국금융투자협회 후보추천위원회에 따르면 권용원 현 키움증권 대표, 손복조 현 토러스투자증권 회장, 정회동 전 KB투자증권 대표, 황성호 전 우리투자증권 대표 총 4명이 지원했다.

지원자를 대상으로 서류·면접심사 등을 거쳐 복수의 최종 후보자를 대상으로 오는 25일 정회원사가 참여한 표결로 회장을 가리게 된다. 이때 금투협회장 투표권의 40%는 회원사 1사 1표 비율에 따라, 나머지 60%는 회원사별 협회비 분담 비율에 따라 가중치가 적용된다.

유력한 회장 후보자로 권용원 대표 꼽혀..20년간 공직생활 후 2009년부터 키움증권 이끈 '長壽 CEO'

금융투자업계에서 가장 유력한 회장 후보자로는 권용원 대표가 꼽힌다. 권 대표는 기술고시에 합격, 산업통상자원부에서 20년간 공직 생활을 한 뒤 2009년부터 키움증권을 이끈 장수 최고경영자(CEO)로 오는 3월 임기가 끝난다. 키움증권을 온라인 증권사로 키우면서 관료 경험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옛 대우증권 사장을 지낸 손복조 토러스투자증권 회장, 자산운용협회 분리 공약을 내놓은 황성호 전 우리투자증권 대표, 여러 증권사를 거친 정회동 전 KB투자증권 대표도 만만치 않은 경력을 자랑한다.

▲왼쪽부터 황성호 전 우리투자증권 사장, 손복조 토러스투자증권 회장, 권용원 키움증권 사장, 정회동 전 KB투자증권 사장.

이번 선거에서는 자산운용사 표심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권 대표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의 후보자들이 현 협회를 자산운용협회와 분리하는 안 혹은 별도 부회장을 선임하는 공약을 내놓은 상황이다.

금투협회장, 다른 협회장과 달리 회원사들의 직접선거 통해 선출..정부인사 '낙하산' 원칙적으로 불가능

금투협회장 선거는 각종 협회장과 달리 회원사들의 직접선거를 통해 선출된다는 점에서 한 명, 한 명의 후보자가 늘어날 때마다 해당 인물에 대한 관심이 집중된다. 관피아(관료 출신), 정피아(정계 출신), 학피아(학계 출신)가 주름잡는 다른 협회장 선출과 달리 금투협회장은 회원사 투표로 선출하기 때문에 정부 인사의 낙하산이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가장 모범적인 사례로 꼽힌다. 회원사들이 직접 선출하는 만큼 정치권 등 외부 입김이 작용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결선투표까지 진행돼 드라마틱한 역전극이 벌어지기도 한다는 점에서 세간의 관심을 끌 만하다. 특히 이번 황영기 회장의 연임 포기가 정부의 신종 관치 때문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가운데 직선으로 선출되는 금투협회장에 정부의 입김이 얼마나 작용할지도 관전 포인트가 되고 있다.

금투협회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에 발맞춰 2009년 증권업협회, 선물협회, 자산운영협회 세 곳이 통합 출범했다. 협회비 분담금 절반 이상을 증권사가 부담하지만 최근 자산운용사가 급격히 늘어났다.

금융투자협회장은 금융권 협회 중 은행연합회장에 이어 ‘넘버2’로 꼽히는 자리다. 연봉은 5억원가량으로 상대적으로 다른 협회장에 비해 높지 않지만 증권사와 자산운용사, 선물회사 등 국내 금융투자 업계를 대표하는 자리로, 금융 당국에 정책을 건의하고 회원사의 투자규정 등을 자율적으로 감독하는 역할을 한다.

장외 주식시장과 채권시장 운영을 주관하는 것도 금융투자협회의 몫이다. 회원사만 증권사 56개, 자산운용사 169개, 선물사 5개, 부동산신탁사 11개 등 총 241개 회원사가 가입됐다.

           황영기 금투협 회장

황영기 회장 출마포기로 '新 관치' 방향 주목.."금융당국, 황 회장같은 '야생마'스타일 눈엣가시 됐을 것" 관측도

한편 연임이 확실시되던 황영기 회장이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인사 관련 발언으로 재출마를 포기했다는 점에서 정부의 () 관치가 어떤 형태로 어디까지 영향을 미칠 것인 지가 주목된다.

최 위원장은 지난 1129대기업 그룹에 속한 회원사 출신이 (출신 회사의) 후원이나 도움을 받아 회장에 선임된 경우가 많았다(그런 인사가) 나타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최 위원장의 발언을 두고 넛지(Nudge) 관치라는 말까지 나온다. 과거처럼 정해진 인사를 찍어 내려보내지는 않지만 이런 사람은 안 된다는 가이드라인을 슬쩍 제시해 금융권 인사를 좌지우지한다는 의미다.

더구나 황 회장이 검투사라는 별명답게 2015년 취임 후 초대형 투자은행(IB) 지정을 위해 반대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해 온 은행권과 얼굴을 붉히는 것도 마다하지 않는 등 업계 이익을 위해 열정적이었다는 점에서 황 회장의 면모를 이어갈 수 있는 적임자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황 회장은 은행을 향해 기울어진 운동장론을 펴고 적극적으로 정치권을 설득해 왔기 때문에 회원사들의 지지가 높을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반면 그의 저돌적인 업무 스타일이 당국 입장에서는 부담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다. 금융당국으로서는 황 회장같은 '야생마'스타일이 눈엣가시가 됐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컨트롤이 가능한 '올드보이'가 판치는 은행연합회와 생명보험, 손해보험협회장과는 달리 금투협회장은 정부 관료 또는 정부 관료와 연줄 도는 입김이 닿는 인물이 꼭 선임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대부분 금융협회장이 청와대의 낙점을 받거나 유력 정치인의 후광을 업는 경우가 많은 상황에서 금투협 3대 회장인 황영기 회장도 뜻밖의 선출로 화제가 됐었다면서 따라서 금융권 일각에서는 최 위원장의 발언이 황 회장 찍어내기에 그치지 않고 뭔가 금투협회장 인선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없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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