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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헌재 前 경제부총리, 한국경제에 '쓴소리'?
이헌재 前 경제부총리, 한국경제에 '쓴소리'?
  • 이동준 기자
  • 승인 2017.12.10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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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모든 사회문제 개입-해결은 낡은 생각.. 외환위기보다 더 큰 고통 닥칠 수도""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구조조정의 명수로 불렸던 이헌재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모든 사회 문제에 국가가 개입하고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은 낡은 생각입니다. 국가는 조력자 역할만 해도 됩니다.”

이헌재(73)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안민정책포럼 21주년 기념 총회'의 특별 강연에서 "요즘 국제 정세를 보면 과거 열강에 둘러싸여 새우등이 터졌던 역사가 반복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우리 경제가 독립적인 지위를 계속 유지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李 전 부총리 “다시 외환위기가 터지면 ‘금 모으기를 안하겠다’는 국민이 많다. 이런 게 진짜 위기”

그는 “다시 외환위기가 터지면 ‘금 모으기를 안하겠다’는 국민이 많다”며 “이런 게 진짜 위기”라고 했다. 이 전 부총리는 1997년 외환위기 직후 김대중 정부에서 금융감독위원장, 재정경제부 장관을 맡아 ‘위기 해결사’ 역할을 했다. 노무현 정부에서도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을 지냈다.

이 전 부총리는 "20년 전 외환 위기 때보다 더 엄혹한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는데 공동체를 지키겠다는 국민의 마음이 무너지고 있어 걱정"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외환 위기 당시 초대 금융감독위원장을 맡아 위기 극복을 주도했다.

이 전 부총리는 "외환 위기 당시엔 국민이 일치단결해 위기를 극복했지만 이제는 그러지 않을 것이라는 사람이 더 많다고 한다"며 "이런 게 진짜 위기다"라고 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의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다시 위기가 터질 경우 고통 분담에 동참할 것이라는 사람은 29%뿐이었다.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는 사람이 38%로 더 많았다.

이 전 부총리는 이런 상황인데도 우리가 내부 분열로 갈팡질팡하고 있는 현실을 꼬집었다. "작은 차이를 과장하고 이를 이유로 큰 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생각이 다른 사람을 끌어안는 대범함이 사라졌어요. 생각이 다른 사람들끼리는 같이 이야기도 안 합니다."

그는 "분열을 극복하기 위해 30~40대로 세대교체가 필수적이다"며 "기득권을 쥔 이전 세대와 지도자들이 공동체를 위해 희생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했다.

MB 대통령 시절 백용호 청와대 정책실장 "정부가 다 할 수 있다는 오만과 강박이 시장 활력 뺏을 수도"

한편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백용호 안민정책포럼 신임 이사장은 이 자리에서 “정부가 다 할 수 있다는 오만과 다 해야 한다는 강박이 시장의 활력을 빼앗고 또 다른 갈등과 경제적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정부 개입이 커지는 상황을 꼬집은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백 이사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공정거래위원장, 국세청장,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냈다. 학자 출신으로 합리적이란 평가를 받는다.

그는 “경제 양극화, 정치 양극화, 불평등과 불공정 문제로 인해 ‘우리 사회의 골을 메울 수 있겠느냐’는 우려가 도처에 생겨나고 있다”며 “시장의 실패를 간과할 수만은 없다”고 운을 뗐다. “격차의 문제, 불공정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미래를 담보하지 못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도 “대한민국이 이 정도 발전한 것은 자유시장 원리와 이념이 효율적으로 작동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시장 만능주의’에 빠지는 것도 문제지만 ‘과도한 국가 개입주의’로 흘러서도 안 된다는 지적이다. 백 이사장은 “시장과 정부의 역할이 어때야 하는지 다시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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