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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주담대·신용대출 4조 급증..종합적인 통화-금리정책 필요
11월 주담대·신용대출 4조 급증..종합적인 통화-금리정책 필요
  • 박미연 기자
  • 승인 2017.12.03 2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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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대출 억제 '빈말?'…개인신용대출 최대폭 증가해 정부 통화관리 '난맥상' 노출
이주열 한은총재와 김동연 경제부총리

[금융소비자뉴스 박미연 기자] 정부의 각종 대출 규제에도 가계빚 증가세에 제동이 걸리지 않는 가운데 대출금리 오를 것을 알고 돈을 확보하려는 사람들의 개인신용대출 최대폭으로 증가하는 등 정부의 통화관리가 난맥상을 빚고 있다. 6년 5개월 만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 상승이 예고된 상황에서 대출 규모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가계와 자영업자의 빚 부담이 늘어날 여지가 커졌다.

8·2 부동산대출 규제 발표로 주택담보대출 한도가 낮아지면서 갑작스럽게 자금줄이 막힌 사람들이 개인신용대출로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의 신용대출까지 더하면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당장 내년부터 신용대출은 물론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막대한 빚을 지고 있는 가계의 이자상환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달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증가폭이 확대됐고, 신용대출은 올들어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났다.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 등 주요 은행 5곳의 지난달 말 기준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75조5063억원으로 전월보다 2조2721억원 증가했다. 정부의 8·2부동산 규제 대책이 발표된 지난 8월 증가액(2조4654억원)보다는 다소 꺾였지만, 전월 증가액(1조6442억원)보다는 폭이 확대된 것이다. 한 달새 증가폭은 6280억원 가량 커졌다.

10월 최장 추석연휴로 주택대출 수요 줄었다가, 11월 주택거래량 늘며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듯

지난 10월 사상 최장 기간의 추석 연휴로 주택대출 수요 자체가 줄었다가, 지난달 주택거래량이 늘면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시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6474건으로 전월(3813건)보다 두배 가까이 늘었다.

신용대출은 지난 10월에 이어 올 최대폭 증가 기록을 다시 세웠다. 지난달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97조4068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7803억원 늘어났다. 추석 연휴가 낀 10월 증가액(1조7729억원)보다도 소폭 늘어난 것이다.

추석 연휴때 소비성 자금이 늘면서 카드값 결제를 위한 마이너스통장 대출 등이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신용대출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주택대출 규제에 막힌 일부 대출 수요에 따른 '풍선효과'가 나타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기존에 실행된 집단대출 취급액까지 더해지면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세는 더 확대됐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 정부의 대출 규제 효과가 나타나기 가계부채가 줄어들기 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집단대출 수요는 여전하고, 신(新) DTI(총부채상환비율) 도입 등 내년 1월 강화된 규제가 본격화되기 전에 미리 대출을 받으려는 수요도 나타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도 지난달 통화신용정책 보고서에서 "대출 규제 강화로 주택담보대출의 규모가 줄고, 주택시장의 투기적 수요가 감소하면서 대출 수요도 줄어들 것"이라며 "다만 입주 분양에 대한 자금 수요와 기존에 승인된 집단대출 취급분, 대출 규제 본격화전 선수요 등에 따라 증가세가 단기간 내에 크게 둔화되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달 6년5개월 만에 전격 단행된 금리인상도 당장 가계대출 증가세 축소에는 영향을 주기 어려워 보인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국내 금리인상기를 살펴본 결과 금리인상 초기에는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되지 않다가, 금리가 약 1%p 오른 시점부터 서서히 둔화됐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 등 5개 市銀 개인신용대출 총 잔액은 97조4천68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7천803억원 증가

한편 지난달 주요 시중은행의 개인신용대출과 개인사업자 대출이 또다시 큰 폭으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 등 5개 주요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개인신용대출 총 잔액은 97조4천68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7천803억원 증가했다. 이는 올 한해 개인신용대출 잔액 추이를 살펴봤을 때 가장 큰 증가 폭이다.

5대 시중은행의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올해 1월과 3월, 9월에는 조금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10월에 이어 지난달 각각 1조7천억원 이상 증가했다.

앞서 한국은행이 집계한 10월 예금은행의 신용대출 증가액이 통계 집계 이래 사상 최대를 기록한 가운데 지난달에도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이 많이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의 신용대출까지 더하면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개인신용대출은 통상 주택담보대출보다 금리가 높지만, 정부가 옥죄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시중은행의 개인사업자대출 잔액도 지난달 말 기준 199조8천893억원으로 집계돼, 전월보다 2조5천84억원 늘었다. 개인사업자대출의 전월 대비 증가액이 2조5천억원을 넘긴 것은 올해 들어 처음 있는 일이다.

개인사업자대출은 사실상 개인 대출과 비슷한 성격이지만 중소기업대출로 분류돼 LTV와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에서 벗어나 있다.

주택담보대출과 아파트 분양 시 중도금 등을 빌려주는 개인집단대출 잔액은 다소 주춤했지만, 여전히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달 말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전월보다 2조2천721억원 늘어난 375조5천63억원이었다. 증가폭은 9월(2조5천887억원)에 미치지 못했다.

개인집단대출 잔액은 116조2천762억원으로 9천901억원 증가했다. 역시 10월 증가폭(1조3천790억원)보다 주춤한 모양새다.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대출금리가 뛸 것을 우려한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낮은 금리로 주택담보대출 등을 받아두기 위해 움직인 탓으로 풀이된다.

주로 신용대출 금리를 산정할 때 기준이 되는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 금리와 금융채 6개월물·1년물 등은 기준금리 인상 등 빅 이벤트에 민감하게 움직인다. 또 은행들이 줄줄이 예금금리를 올리고 있어서 주택담보대출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 금리도 시간을 두고 따라 오를 전망이다.

내년부터 신용대출-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상승 전망..막대한 빚 진 가계의 이자상환 부담도 커질 듯

당장 내년부터 신용대출은 물론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막대한 빚을 지고 있는 가계의 이자상환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다음 주부터 줄줄이 예금금리를 끌어올리면 내년 1월 15일 코픽스에 반영돼 내년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따라 오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일 시중은행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중구 태평로 한은본부에서 열린 금융협의회에서 ‘가계 등 경제주체가 앞으로 차입·저축·투자 등에 관한 의사결정에 있어 이전과 달라진 환경에 적응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 총재는 주요국의 완화정도 축소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하나의 흐름이라며 이런 여건 변화를 예상해 오래전부터 한은도 완화정도 축소를 알려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미리 알린 이유는 경제주체가 저금리에 익숙해졌는데, 앞으로 의사결정 행태의 변화가 불가피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여건이 달라질 수 있다는 걸 알고 적응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금융전문가들은 한은 총재의 이같은 발언이 주택담보대출 증가폭 확대와 신용대출 증가를 경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천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출금리 상승은 가계부채 증가세를 억제하는 요인이지만, 금리인상이 시작된 시점에는 금리 수준이 낮아 부담이 크지 않다"며 "금리가 일정 수준에 도달하고, 부동산 가격이 하향으로 안정화 될 때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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