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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민수 사장의 ‘토사구팽(?)’ 직원 인사, 자신에 ‘부메랑’되나?
안민수 사장의 ‘토사구팽(?)’ 직원 인사, 자신에 ‘부메랑’되나?
  • 강현정 기자
  • 승인 2017.11.30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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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직원은 ‘파리목숨’”..열심히 일해 온 50세 전후 부장들 ‘강제 퇴출’ 논란 거세
                                    삼성화재 안민수 사장과 ‘당신의 봄’ 로고

[금융소비자뉴스 강현정 기자] 삼성 금융계열사 인사가 내년 1월로 미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부 계열사에서 열심히 일해 온 50세 전후 부장들을 ‘강제 퇴출’시켰다는 주장이 나와 연말을 앞둔 재계에서 논란이 거세다.

대기업의 정년이 짧아지고 있는 것은 이제 공공연한 상식이다. 하지만 손해보험업계 1위인 삼성화재에서는 유난히 직원들에 대한 퇴직 압박이 심해 보인다는 점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이 회사에서 입사 20년이 넘는 만 50살 안팎의 부장 등을 사실상 강제로 보직에서 물러나게 한 뒤 인사평가를 박하게 하고 퇴출을 유도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탓이다.

국가인권위원회에서도 삼성화재의 이 같은 보직퇴출이 실제 이뤄지고 있다면 ‘나이 차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고 상새한 조사를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삼성화재. 과도한 인사정책 펼치며 직원을 밖으로 내몰고 있다”

28일 재계와 일부 보도에 따르면 삼성화재가 과도한 인사 정책을 펼치며 직원을 밖으로 내몰고 있는 현실이 알려졌다. 해당 매체가 입수한 삼성화재의 인사 관련 자료에는 2016년 말 현재 이 회사에 근무하는 부장 보직자 221명 가운데 만 53살을 넘긴 이는 한 명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화재의 전·현직 직원들은 이런 기이한 현상이 생긴 이유를 “나이를 기준으로 인위적인 보직 퇴출과 사직 종용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부서장은 만 50살이 되면 정리 대상자로 분류되고, 센터장이나 팀장급은 40대 후반부터 퇴직이나 계약직 전환 압박을 받는다”고 주장했다.

보직 사퇴는 결국 퇴직으로 이어진다. 삼성화재의 성과급은 일반적으로 연봉의 30% 수준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과급이 깎이면 실제 소득도 급격하게 줄어드는 구조인 셈이다. 결국 이런 대우를 견디지 못하는 이들이 퇴직을 선택하게 된다.

특히 삼성화재는 일반 직원에게도 이러한 압력을 가했다. 부장급은 보직에서 퇴출당하지만, 일반 직원이 만 50살을 넘기면 계약직 전환을 요구받는다.

직원 A씨는 매체를 통해 “부장이 아니라도 50살이 가까워지면 인사 파트 쪽에서 계속 면담 요청이 들어온다. ‘내년에 퇴직을 하면 명예퇴직금이 훨씬 줄어든다’며 퇴직이나 계약직 전환을 종용한다. 물론 문제가 될 수 있으니 절대 대놓고 나가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모두가 나가라는 뜻인 걸 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삼성화재 관계자는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나이를 기준으로 자리에서 물러나라고 한 경우는 없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보도된 강제퇴출을 증명하는 일부 메모자료에 대해서는 “모르는 일”이라고 발뺌을 했다.

서울 강남구 서초동 삼성화재 본사의 표지석

삼성화재의 비인간적인 처우와 냉혹한 인사현실 사회문제화할 수도

그러나 문제는 이같은 보도내용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삼성화재의 비인간적인 처우와 냉혹한 인사현실이 사회문제화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특히 삼성화재가 50세 전후 부장들 ‘강제 퇴출’논란이 세간의 관심을 끄는 것은 삼성화재가 유례없는 호실적으로 보이면서도 뒷전에서 직원들을 강제퇴직시키는 겉다르고 속다른 이중적인 인사정책을 쓰고있다는 의구심이다.

삼성화재가 올해 순익 1조클럽에 가입했다. 4분기도 아닌 3분기 만이다. 이는 보험사 전체를 통틀어 삼성생명에 이은 두번째 가입이며, 손해보험사 중에선 최초다. 2위권인 DB손해보험(옛 동부화재)·현대해상과의 격차도 커져 당분간 손해보험업계는 삼성화재 1강 체제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도 안민수 사장등 삼성화재 지도부는 직원들을 ‘파리목숨’ 만큼 가볍게 여긴다는 불만이 금융권 주변에서 적지 않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젊은 CEO 기용설로 직, 간접적으로 퇴진압박을 받는 안 사장 등 삼성화재 최고경영진들이 생명유지를 위해서 ‘직원 살생’이라는 과잉충성 경쟁을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고 평가했다.

삼성화재는 역시 아직 주주환원 정책조차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삼성화재는 3분기 실적발표 후 콘퍼런스 콜에서 당시 최고재무책임자(CFO)였던 전용배 삼성화재 부사장이 "올해에도 종전의 주주환원 정책을 유지하는 방향에서 세부적인 내용을 검토하고 있다"며 "확정되면 11월 중 공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발표를 약속했던 전용배 CFO가 삼성벤처투자 신임 대표로 발령 나면서 현재는 자리가 공석이다. 안민수 사장 또한 인사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주주환원 정책은 차기 경영진이 정해지면 확정될 가능성이 큰 상황이다.

삼성화재 모럴해저드-부도덕성 과거에도 국회서 집중적으로 지탄받아

삼성화재의 모럴해저드와 부도덕성은 과거에도 국회 등에서 지탄을 받은 바 있다.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삼성화재는 '보험업법 위반'으로 강력한 질타와 비난을 받았다. 삼성SDI가 2010년 이후 현재까지 퇴직연금 보험을 경쟁입찰 없이 삼성그룹 계열사인 삼성화재보험에 독점으로 몰아주고 있다고 국회 정무위 소속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문제를 제기한 것이다.

심 의원은 16일 삼성SDI의 2015년 말 기준 퇴직연금 보험 총추계액 5496억원 가운데 삼성화재 적립금이 4978억원에 이르고 있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이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 받은 보험사별 연간 퇴직연금 금리현황표를 보면 삼성화재는 퇴직연금의 금리가 2015년 말 기준 1.98%로 한화생명(2.3%), 현대해상(2.65%) 등보다 낮은 최하위였고, 삼성SDI 이사회에서도 이를 이유로 퇴직사업자 다변화 요구가 있었다는 내부 자료를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심 의원은 삼성SDI가 삼성화재와 협의해 2015년 말 보험료 1500억원을 2016년 5월로, 2016년말 보험료를 지난 5월로 납입시기를 변경해 2017년 6월 말 공시이율을 1.85%로 한시적 인상발표를 하는 편법으로 다시 삼성화재가 보험일감을 몰아 가졌다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 금융감독원이 삼성화재에 대해 '보험업법 위반'으로 강력 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험업법 제98조 1에는 '금품'을 통한 특별이익 제공을 금지하는데 삼성화재가 삼성SDI와 보험계약 체결을 위해 한시적으로 공시이율을 올린 것은 부당한 금품을 통한 계약으로 보험업법 위반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출근하는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

물의 빚은 안민수 사장, 50대 '젊은 피' 수혈론 적용시 자연스레 퇴진 가능성 높아

앞으로 삼성 금융계열사 인사에서 주목되는 점은 '60세 미만 룰'이 적용될 지의 여부다. 최근 삼성전자의 세대교체는 단순한 세대교체가 아니라 이재용 부회장의 3세 경영의 본격적인 시작이라는 평가가 많다.

물론 금융사 승진이 늦고 경험이 중요한 금융사의 특성상 60세 미만 룰이 적용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삼성그룹 내부에서는 금융사에도 적용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오히려 많다.

삼성금융사 관계자는 "이번 인사 원칙이 60세 미만 룰로 정해지면서 내부에서는 금융사에도 적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내부 승진의 경우 부사장급부터 모두 60세 미만이기 때문에 모두가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삼성그룹 4개 금융계열사 사장들도 50대 젊은 경영인 중심으로 대폭 세대교체가 단행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현재 삼성 금융그룹의 핵심인 김창수 삼성생명 사장(62)과 안민수 삼성화재 사장(61),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61) 등은 모두 60대다. 원기찬 삼성카드 사장(59)과 구성훈 삼성자산운용 사장(56)만이 50대다.

이번 삼성인사는 철저히 이재용 부회장의 스타일과 코드에 맞게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 때문에 재계에선 이건희 회장 시절 삼성전자를 이끌었던 60대 인물들은 뒤로 물러서고 상대적으로 젊은 50대, 즉 1960년대 생의 약진을 예상하고 있다.

비용절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재용 구속으로 구겨진 삼성의 이미지 회복과 금융사로서의 신뢰회복

삼성화재는 이미 국내 손보업게에서 독보적 1위 자리에 올라선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신기록 수립’보다 ‘수성(守成)’이 더 어렵다는 점이다. 안민수 사장은 지나친 외형확대정책을 피하고 리스크관리를 통한 내실경영에 몰입하면서 50대 직원들을 강제퇴직시키는 방향으로 비용절감을 꾀하고 있는 지는 모른다.

그러나 비용절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재용 부회장 구속으로 구겨진 삼성의 이미지 회복과 금융사로서의 신뢰회복이다. 이런 분위기를 읽지 못하고 자신의 임기연장을 위해서 직원들을 파리목숨처럼 여기는 맹목적인 구조조정을 일삼는다면 CEO 자신의 명줄을 단축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금융권애서 일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삼성계열사 사장단 인사의 흐름상 ‘50대 전면배치론’을 감안할 때 금융계열사 역시 50대 젊은 CEO의 전면배치가 예상된다”면서 “최근 물의를 빚고 있는 삼성화재 안민수 사장의 경우 금융계열사에도 50대의 '젊은 피' 수혈론을 적용할 경우 자연스럽게 퇴진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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