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CEO 임명 제도를 개선하자
공기업 CEO 임명 제도를 개선하자
  • 장태평
  • 승인 2017.11.24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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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효율 최대화 할 수 있도록 실력 있는 공기업 CEO 공정하게 선발해야

[장태평 칼럼] 최근 전 정부에서 선임됐던 공기업 사장 등 CEO들이 잇달아 자리에서 물러나고 있다. 일부 CEO들은 임기가 많이 남아 있지만 물러나고 있고, 어떤 CEO들은 이런저런 비리 의혹으로 사퇴 압력을 받고 있다. 정부가 바뀌면 공공기관장 물갈이는 당연한 일이 되었다. 참으로 불행이다. 특히 임명된 지 얼마 되지 않은 공기업 CEO들을 무차별 교체하는 것은 경영불안과 자율책임경영을 훼손하여 심각한 경영손실을 초래한다. 그리고 불법이다.

집권세력은 흔히 국정철학 운운하며 전 정부에서 임명된 공기업 CEO들을 강압적으로 교체하고 있다. 사실은 선거에서 고생한 자기식구들을 챙겨주고 자기네들 입맛에 맞게 공기업을 운용하려는 정치적 의도에 불과하다. 특히 이번 정부에서는 노동조합들이 앞장서서 적폐라며 시위를 통해 사퇴를 압박하고 있다. 참으로 위험한 현상이다. 실제로 노동계가 청산 대상으로 지목한 공기업 CEO들이 연이어 사퇴하고 있다. 그리고 들어오는 사람들이 대개 정치권에 있던 비전문가들이다.

공기업 CEO들의 임기는 법에 보장되어 있다. 경영평가를 해서 우수한 CEO는 연임할 수 있다. 그러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선진국은 임기가 확실히 보장되고, 이사회의 경영자율성을 보장한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판결을 통해 공기업 경영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지키기 위해 대통령의 해임권을 제한하고 있다. HBR(Harvard Business Review)이 2016년 선정한 세계 100대 실력 있는 CEO들을 보면, 평균 재직기간이 17년이다. 그래서 그런 성과를 내는 것이다. 포항제철 박태준 회장의 신화는 세계적이다. 박정희대통령은 박 회장에게 전권을 주고 10년 이상을 맡겼다. 그리고 그 후 10여년을 더 맡았다. 그랬기에 가능한 신화였다. 앞으로 우리나라에는 포항제철같은 훌륭한 공기업 신화가 나올 수 없다. 기업성장에 있어서 안정적인 경영권은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공기업은 함부로 다룰 수 없는 국정의 큰 부분이다. 우리나라의 공기업 순자산 규모는 GDP의 16%수준으로 OECD 국가 중 1위라고 한다. 예산규모는 정부예산의 약 1.7배 수준이다. 국민연금이나 공공은행 등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자금의 운용규모는 상상을 초월한다. 실력이 따라주지 않는 CEO들이 좌충우돌한다면, 바로 막대한 국가적 손실이고 국민적 부담이 된다. 그런데 새 정부가 출범하면 당연한 듯이 선거캠프에서 일했던 정치인들이 점령군처럼 대거 들어온다. 정치인이라고 해서 경영을 잘못하리라고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으리라. 그러나 대부분 정치인들은 정치논리가 더 중요한 사람들이다. 600조원이 넘는 국민연금 이사장으로 임명된 사람이 연금 운용을 하면서 수익성보다 사회적 책임이나 공공투자를 우선적으로 강조한다면 위험한 일이다. 수익률이 0.1%만 줄어도 6천억 원의 손해를 입힌다. 사실 경제논리와 정치논리는 원리면에서 차이가 많다. 과거 경제부총리 제도는 경제장관들의 인사와 정부예산을 경제부총리가 장악하도록 하여 경제논리를 지켰다. 말하자면, 정치논리에 휘둘리지 않도록 하여 경제발전을 도왔다. 실제로 대통령 결재를 받은 사업에 대해 예산 사정상 삭감되어도 청와대가 나서지 않았다.

최근 공기업 CEO 임명과 관련하여 국정철학이라든가 적폐가 기준이 된다는 것은 너무나 정치적이다. 국가간에도 정경분리라는 원리가 적용되지 않는가. 특히 정권이 이양되는 불안한 시기에 CEO를 흔든다면, 공기업이 제대로 운영되겠는가. 새로 들어온 경영진들이 상황 파악도 하지 못한 채 전임자의 경영방향을 바꾸고 시행착오를 하면 되겠는가. 이것이야말로 적폐다. 이런 사태가 반복되면서 공기업이 국가경제에 부담이 되고 있다. 공기업도 기업이다. 기본은 수익과 효율성이다. 기본이 지켜지면서 기업답게 운영되어야 한다. 정치적 보은주의가 사라져야 한다. 공기업은 국민의 것이다.

경영효율을 최대화 할 수 있도록 실력 있는 공기업 CEO를 공정하게 선발해야 한다. 경영성과가 좋은 CEO는 계속해서 일하도록 해야 한다. 정치적 간섭이 없도록 제도적으로 차단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공기업 관리를 전담하는 공기업관리위원회를 만들자. 선거관리위원회와 같이 완전 정치중립적인 독립위원회를 만들자. 이번 헌법 개정 과정에서 추진해 보자. 그래서 우리 공기업을 세계적인 기업으로 만들어 보자.

#이 칼럼은 "(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의 '선사연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장태평 ( taepyong@gmail.com )

(재)더푸른미래재단 이사장
(전) 한국마사회 회장
(전) 제58대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전) 기획재정부 정책홍보관리실장, 국가청렴위원회 사무처장
(전) 농림부 농업정책국장, 농업구조정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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