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CD금리 조작 파문에도 불구하고 추가 금리인하에 대비해 고정금리 상품으로 고객들을 유인하는 등 여전히 '제살 찌우기' 영업행태가 개선되지 않는것으로 보여 소비자들의 비판을 사고 있다.
특히 지난달 금리인하에도 불구하고 장∙단기 금리 역전현상이 해소되지 않는 등 추가 금리인하 요인이 제거되지 않은 상황임에도 은행권은 재빠르게 고정금리 상품을 홍보하며 '제 밥그릇 챙기기'행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8일 은행권에 따르면 SC제일은행은 '순수장기고정금리'상품에서 4.2%짜리 고정금리를 적용해 5.64%(10년) 변동금리 상품과 차별화를 꾀했다.
신한은행은 '내집마련장기고정금리대출'상품을 선보이면서 4.29%(10년), 4.39%(거치기간 5년)짜리 고정금리를 내놔 변동금리 상품과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신한은행의 변동금리 상품은 신규 코픽스 금리를 적용한 5.52%이상인 상품과 잔액기준 코픽스금리를 적용한 5.9% 상품이 있다.
KB국민은행은 '포유장기2'상품을 출시해 5.43%(10년)짜리 고정금리 상품과 변동금리 상품을 구분하고 있다.
변동금리 상품은 신규 코픽스 6개월 변동금리(5.54%)와 12개월 변동금리(6.07%) 상품이 있고, 잔액기준 코픽스금리를 적용한 6개월 변동금리(5.62%), 12개월 변동금리(6.15%) 상품이 있다.
하나은행의 경우 '7535모기지론'상품을 판매하고 있는데 4%중후반(10년) 고정금리 상품과 5%초반 변동금리 상품을 내놓고 있다.
각 은행의 변동금리는 신용도, 거래실적, 부채현황, 연소득 등에 따라 금리가 더 높게 책정될 수 있다.
문제는 변동금리 이용시 추가금리 가산 가능성을 언급하며 고정금리 상품으로 유인하고 있는 행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변동금리 상품과 고정금리 상품을 비교했을 때 고정금리가 낮아서 권유할 뿐"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가 얼마나 내려갈지는 모르니까 자금이 필요한 시점에 쓰라는 것"이라고 밝혔다.
기준금리가 떨어지면 대출금리도 떨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다만 은행들이 유동성이 부족할 경우 대출금리가 올라가는 역전현상은 있을 수 있으나 최근 안전자산으로 자금흐름이 이어지면서 이같은 가능성은 희박하다.
결국 금리인하 추세 속에 은행들은 여론의 질타에도 실적 올리기 경쟁에만 매몰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은행권이 새로운 수익원을 찾지 않고 예대마진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CD금리 사태로 몰리는 시선을 피하기 위한 방법의 하나로 CD금리 적용을 받지 않는 고정금리 상품을 앞다퉈 출시하는 것이란 분석도 있다.
금융소비자연맹 관계자는 "현재는 금리 하락 추세이고 특히 경기부양을 위해 금리하락 가능성이 높다"며 "이런 시점에서는 소비자가 상품을 선택할때 상당히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