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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채용비리] '이광구 사퇴' 후폭풍에도 김용환 농협금융회장은 '쇠심줄'
[금융권 채용비리] '이광구 사퇴' 후폭풍에도 김용환 농협금융회장은 '쇠심줄'
  • 최영희 기자
  • 승인 2017.11.03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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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쇠' 김 회장, 곧 검찰 참고인조사 받을 듯..금융권 "이 행장 도의적 책임 vs. 김 회장 형사적 책임"

[금융소비자뉴스 최영희 기자]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전격 사퇴발표를 하면서 금융권이 술렁이는 가운데 당장 김용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의 발등에 ‘불똥’이 떨어졌다. 내년 4월 임기를 마치는 김 회장의 경우 2015년 금감원 5급 직원 채용 과정에서 수출입은행 고위 간부의 아들을 잘 봐달라고 청탁한 혐의로 검찰수사를 받고 있는 탓이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용비리 의혹이 제기된 은행권과 금융기관 수장이 대거 교체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특히 채용비리 의혹 등 도덕적 결함이 있는 김 회장의 경우 물갈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김 회장이 수출입은행장을 역임하던 시절 이 고위 간부는 행장 비서실장이었다. 김 회장은 부정한 청탁을 한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지만 검찰은 지난달 25일 김 회장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의 속도를 내고 있다. 올 연말 임기가 만료되는 이경섭 농협은행장 역시 경영성과와 관계없이 교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농협금융지주 주변, "김용환 회장은 사실상 퇴진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김용환 회장은 이미 금감원 채용비리 청탁 의혹으로 검찰 수사 선상에 올라 조만간 참고인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농협금융지주 주변에서는 김 회장은 사실상 퇴진압력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금융당국이 채용비리를 엄하게 다스리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검찰수사가 그를 옥조이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채용비리 의혹에 도의적인 관리책임을 통감하고 일찌감치 자리에 물러난 반면 김용환 회장은 직접 인사청탁을 한 혐의로 검찰수사를 받고 있다는 점이다. 관리책임을 진 사람이 도의적으로 물러났는데도 인사청탁을 한 혐의로 형사적 책임을 추궁당하는 사람이 현직을 유지하는 것이 과연 국민정서나 형평성의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금융권에서 나온다.

과거 금감원 수석부원장을 지낸 김 회장은 2015년 금감원 신입 직원 채용 과정에서 당시 금감원 총무국장에게 수은 고위 간부 아들을 잘 봐달라고 청탁한 혐의로 검찰 수사 선상에 올랐다. 김 회장은 "청탁 전화를 한 기억이 없다"고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지난달 25일 김 회장의 집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 수색을 하고, 휴대전화와 수첩 등을 확보했다. 압수한 물품을 분석하는 대로 김 회장은 참고인 소환 조사를 받을 전망이다. 검찰은 취업청탁 과정에서 대가성 금품이 오갔는지도 보고 있어 뇌물 혐의 물증이 나오면 사태는 일파만파로 커질 수 밖에 없다.

김용환 회장. 행시 23회로 금감위-금감원 거쳐 출세한 전형적인 '모피아'

'사람 중심 경제'와 '적폐 청산'을 강조하는 문재인 정부에 채용 비리는 아킬레스건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전체 공공기관을 전수조사를 해서라도 채용 비리의 진상을 철저하게 규명해달라"고 의지를 표명하기도 했다.

금융당국은 연말까지 금융 공기관 채용업무 전반을 철저히 조사할 계획이다. 적발된 금융 공기업과 관계기관에 대해선 기관장이나 감사를 해임하고, 해당 기관 경영 평가에 반영해 예산을 삭감하는 등 강도 높은 조치를 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금융권은 금융당국의 금융공공기관 및 유관단체, 14개 국내 은행에 대한 과거 5년간 채용절차 조사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채용 비리가 적발될 경우 금융권 수장의 잔여 임기와 상관없이 최고경영자(CEO)가 교체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편 김용환 회장은 행정고시 23회 출신으로 1980년 총무처 수습행정관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금융감독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금융감독원을 거치며 2008년에는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을 지냈다.

김 회장, 별다른 외부일정 없이 업무 소화.. 일각선 "곧 거취 결정할 수도" 관측

이후 2011년에서 2014년까지는 한국수출입은행 은행장을 맡으며 은행분야의 현장경험을 쌓았고, 한국수출입은행 재직 당시에는 관료 출신답지 않게 업무추진에 유연하다는 평가를 받았으며, 이후 2015년에는 NH농협금융지주로 자리를 옮겨 현재까지 회장직을 맡고 있다. 김용환 회장은 정통관료 출신으로 2012년 NH농협금융지주 출범 이후, 첫 연임 회장이 되기도 했다.

김 회장은 이른바 '모피아{옛 재무부와 모피아의 합성어}' 출신으로 공직생활 후 전형적인 출새코스를 걸어온 인물이다. 그는 순수 은행원 출신으로 은행장에 오른 이광구 우리은행장보다는 모피아를 배경으로 한 연줄을 고리로 검찰수사와 여론의 퇴진공세에도 굴하지 않고  '쇠심줄 '처럼 현직에서 버티고 있다는 분석이 금융권에서 나온다.

한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이 행장이 채용 비리 논란을 책임지고 물러났는데 이보다 더한 인사청탁 의혹을 받는 김 회장은 더욱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농협금융지주의 내부 분위기도 크게 위축되며 술렁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일단 지켜보는 것 외에 별다른 도리가 없는 상황이다. 김 회장이 별다른 외부 일정 없이 업무를 소화하고 있다"고 전했으나 그가 곧 거취를 결정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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