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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는 ‘모피아공화국’? 각종 금융협회장 '관피아' 싹쓸이
문재인 정부는 ‘모피아공화국’? 각종 금융협회장 '관피아' 싹쓸이
  • 박미연 기자
  • 승인 2017.10.26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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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보협회장에 김용덕 전 금감위원장 내정.."모피아에 휘둘리는 청와대..경제권력 행사 ‘실종’"

[금융소비자뉴스 박미연 기자] 문재인 정부 들어 홀대받던 금융권이 갑자기 ‘각광’을 받고 있다. 그동안 숨죽이고 있던 '모피아'(재무부+마피아) 세력들이 일제히 뛰고 있는 탓이다.

우리나라 역대 정부에서 금융권을 모피아들이 장악해온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정권 초기부터 각종 금융협회장을 이번처럼 모피아가 ‘싹쓸이’하다시피 하면서 점령하는 모습은 보기 힘들다. 개혁을 외친 출범한 청와대가 금융권 경제권력을 모피아에게 ‘분할통치’하라고 내 준 꼴이라는 비아냥이 금융권에서 나온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손해보험협회 회장추천위원회(회추위)는 이날 오후 열린 3차 회의에서 차기 회장 후보로 김용덕(67) 전 금융감독위원장을 단독으로 추천하기로 했다. 손보협회가 차기 회장을 '관'(官) 출신으로 결정함에 따라 앞으로 이어지는 금융협회장에 이른바 '모피아'(재무부+마피아)가 득세할 것으로 보인다.

손보협회, 당국 눈치 보다가 차기 회장후보 결국 관(官)에 개방키로 '굴욕적' 결정

김용덕 전 위원장은 재무부 출신으로 국제금융국장, 국제업무정책관, 관세청장, 건설교통부 차관을 역임하고 2007∼2008년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을 맡았다.

김 전 위원장이 단독으로 추천됨에 따라 차기 손보협회장은 사실상 관 출신이 맡게 됐다. 손보협회는 그동안 관례로 관 출신이 회장을 맡다가 지난 번 차기 회장 선임 때 옛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사장 출신이 회장으로 선임돼 민간 출신 회장 선임이 이번에도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렸다.

손보협회는 현 회장의 임기가 8월 말로 끝났음에도 회추위조차 열지 못하고 금융 당국의 '눈치'를 보다가 회추위 1차 회의 때 차기 회장 후보를 관에도 개방하기로 했다. 업계출신을 자율적으로 뽑지 못하고 관에다 '헌납'한 굴욕적인 결정이었다. 그리고 결론도 관 출신으로 내렸다.

손보협회가 장관급 인사로 협회장을 사실상 결정함에 따라 다른 금융협회에서도 '격' 맞추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역대로 손보협회장은 대개 차관급 이하 관 출신이 맡았고 장관급은 재무부 출신의 박봉환 전 동력자원부 장관(임기 1989∼1993년)이 유일하다.

현재 은행연합회와 생명보험협회가 차기 협회장을 선출해야 한다. 현 은행연합회장은 다음달 30일, 생명보험협회장은 12월 8일에 임기가 만료된다. 은행연합회는 현재 신상훈(69)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김창록(68) 전 산업은행 총재, 윤용로(62) 전 외환은행장이 주요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은행연합회장 자리, 모피아들끼리 각축전 속에 홍재형 전 부총리 유력 후보 급부상 

하지만 장관급 인사가 손보협회장을 맡게 됨에 따라 홍재형(79) 전 부총리가 유력 후보로 떠오른다. 홍 전 부총리는 재무부 출신으로 부총리 겸 경제기획원 장관, 부총리 겸 초대 재정경제원 장관을 지냈다.

은행연합회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이사회가 회추위 역할을 하기로 결정했다. 이사 각자가 후보자 1명씩을 제안하고 다음달 중순부터 세차례 회의를 열어 최종 후보자를 단독으로 선정, 총회에 부칠 계획이다.

생보협회는 다음 달 초 회추위를 꾸려 차기 회장 후보 인선절차를 개시한다.생보협회는 그동안 손보협회와 비슷한 추세를 보인 만큼 역시 관 출신 인사를 차기 회장으로 뽑을 가능성이 크다.

손보협회와 마찬가지로 회추위에서 후보자를 복수로 추천하면 총회에서 투표로 회장을 선출한다. 현 회장 임기 일주일 전에 회장을 선출하는 전례에 비춰보면 다음 달 말에 차기 회장이 가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협회와 금융업계에서도 마냥 반기는 눈치는 아니다. 과거 협회장 중에 관료 출신이 많았지만 장관까지 지낸 고위 관료는 오지 않았다는 점에서다. 한 금융협회 관계자는 “협회로서야 힘센 분이 오면 좋지만 너무 거물급이 오면 ‘상전’으로 모셔야 할까봐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한 금융권 인사는 “생보협회와 손보협회는 그동안 관례로 관 출신이 회장을 맡다가 지난 번 회장 선임 때부터 업계출신이 회장으로 선임돼 민간자율 선출시대가 열렸다”면서 “그런데 이번에 손보협회장이 다시 모피아 출신으로 충원되고, 생보협회장이나 다른 금융협회장 자리가 모피아 출신들로 채워진다면 사실상 ‘관치금융’이 부활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국은행연합회, 차기 회장 후보군 못 추려…다음 주부터 2~3차례 재논의

한편 전국은행연합회가 차기 회장 선임과 관련한 정식 논의를 시작했으나 앞으로 2~3차례 더 논의한 후 단독 후보를 추대, 사원기관 총회 투표를 거쳐 선발하기로 했다.

은행연합회는 26일 강원도 평창에서 이사회를 열고 다음 달 임기가 끝나는 하영구 회장의 후임 선출 절차와 일정 등을 논의했다. 연합회는 공식적인 회추위를 꾸리는 대신 이 전 회장 선출 때보다 몇 차례 더 논의한 후 회장 후보는 은행장들의 추천을 받아 정하기로 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구체적인 후보군에 대해 논의는 하지 않았다. 은행연합회는 내주 이사회를 열어 3명 안팎으로 후보를 추린 뒤, 그 다음 주 한 차례 더 논의해 최종 후보군을 선정하기로 했다.

이날 이사회에는 하 회장과 KB국민·신한·KEB하나·NH농협·IBK기업·씨티·SC제일·산업 등 국내 주요 은행장과 황록 신용보증기금 이사장, 심상훈 케이뱅크 사장 등 총 11명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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