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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금융 '비상']이자 부담 견디기 어려운 고위험가구들 어떡하나?
[서민금융 '비상']이자 부담 견디기 어려운 고위험가구들 어떡하나?
  • 최영희 기자
  • 승인 2017.10.19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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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이달 기준금리 동결 불구 조만간 인상 '초읽기'…시기는 내달 유력할 듯

[금융소비자뉴스 최영희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1년4개월째 이어진 사상 최저 수준의 1.25% 기준금리를 올릴 채비를 하고 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번달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예상보다 더 강한 매파(통화긴축 선호) 신호를 보냈다. 올해 안으로, 그러니까 당장 다음달 인상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시장금리도 단기물을 중심으로 무려 2년8개월 만에 최고치로 급등했다.

이주열(사진) 한은 총재는 19일 10월 통화정책회의 기자회견에서 "이번 1.25% 기준금리 동결에 이일형 금통위원이 기준금리 수준을 지금보다 0.25%포인트 높여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소수의견이 나온 건 지난해 4월 이후 1년6개월만이다. 통산 소수의견은 통화정책 변경 기조에 앞선 신호로 해석된다.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 인상 신호가 나오면서 대출금리 상승도 불가피해졌다. 지난해 여름부터 오른 대출금리 상승세는 앞으로 더욱 가팔라지고 가계 이자 부담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자 부담을 견디기 어려운 한계 가구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서울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7.1bp(1bp=0.01%포인트) 상승한 2.006%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2015년 2월27일(2.034%) 이후 거의 2년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3년물 금리가 2.0%를 넘은 건 2015년 초 이후 전례가 없다. 당시 한은 기준금리는 2.00%. 현재와 75bp, 그러니까 세 차례 기준금리를 변동한 만큼 차이가 난다. 현재 3년물 금리 수준은 시장이 인상을 이미 두 차례 정도 반영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국고채 5년물 금리도 7.1bp 오른 2.210%에 마감했다. 2015년 5월12일(2.215%) 이후 최고치다.

국채선물시장도 큰 폭 약세를 보였다. 3년 국채선물(KTBF)은 전거래일과 비교해 26틱 내린 108.27에 마감했다. 10년 국채선물(LKTBF)은 39틱 하락한 122.35를 나타냈다. 틱은 선물계약의 매입과 매도 주문시 내는 호가단위를 뜻한다. 틱이 내리는 건 그만큼 선물가격이 약세라는 의미다.

이미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금리는 오름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월별 신규취급액 기준 주담대 평균금리는 지난해 6월 2.77%였으나 지난 8월 3.28%로 1년여만에 0.51%포인트 상승했다. 지난 9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1.52%로 전달보다 0.05%포인트 오르면서 19일 현재 코픽스와 연동하는 주담대 변동금리는 KB국민은행의 경우 연 3.11~4.31%에 이른다.

고정금리도 오르고 있다. KB국민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는 연 3.41~4.61%로 지난 9월말 연 3.29~4.49%보다 0.12%포인트 상승했다. 금융채(AAA) 5년물 금리가 2.37%로 한달전보다 0.15%포인트 가량 올랐기 때문이다. 서민·중산층이 집을 살 때 이용하는 주택금융공사의 장기 고정금리·분할상환 주담대인 ‘보금자리론’ 금리도 이달부터 0.1%포인트 인상됐다. 시장금리가 상승하는데 대출금리를 높이지 못하면서 역마진 상태가 지속되자 주택금융공사도 버티지 못한 것이다.

여기에 기준금리까지 오르면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상승세는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은행 가계대출 금리는 기준금리의 2배 이상 오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미국의 금리 인상 다음달인 올 1월 은행 가계대출 금리는 미국 금리 인상폭의 2배 가까이 상승했다.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되면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가 연 5%를 넘을 수 있는 계산이 나온다.

대출금리 상승은 곧바로 이자 부담 증가로 이어진다. 특히 변동금리로 주담대를 많이 받은 사람들의 고통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LTV(담보인정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를 강화하면서 고정금리로 갈아타고 싶어도 대출한도가 줄어들어 갈아타기 어렵기 때문이다.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서울 노원구 3억원짜리 아파트를 담보로 LTV 60%인 1억8000만원을 빌린 사람은 LTV가 40%로 강화됐기 때문에 고정금리로 1억2000만원만 빌릴 수 있다.

이에 따라 이자 부담을 견디기 어려운 고위험가구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고위험가구는 지난해 3월 기준 126만3000가구로 전체 부채가구의 11.6%를 차지했다. 이는 1년전 109만7000가구보다 16만6000가구 증가한 것이다.

한편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8%에서 3.0%로 상향조정했다. 시장 예상보다 높은 수치로 연내 금리 인상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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