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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인석의 금융이야기] 자영업자의 몰락, ‘폐업과 창업’ 악순환..자생력 강화 대책 절실
[송인석의 금융이야기] 자영업자의 몰락, ‘폐업과 창업’ 악순환..자생력 강화 대책 절실
  • 송인석
  • 승인 2017.09.13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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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 쏠림현상 속 매출 부진-쌓이는 부채-최저임금 인상 ‘삼중고’, 자영업자 여신규제까지 첩첩산중

[송인석의 금융이야기] 2017년 7월말 현재 통계청 기준 취업자수는 2,692만명이고 취업자 중 자영업자(종사상 지위별)는 570만명(21.2%)이다.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157만명, 고용원이 없는 나홀로 자영업자는 413만명이다.

자영업자에다 무급가족종사자 117만명까지 포함한 자영업의 취업자수 비중은 2017년 7월기준 25.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15.4%보다 훨씬 높다. 게다가 구조조정과 정년 등으로 퇴직하거나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자영업에 뛰어든 경우가 대부분인 생계형 자영업이다. 그러다보니 실패 위험도 높다. 통계청의 2015년 ‘기업생명 행정통계’를 보면, 창업 3년째 생존하는 기업은 전체의 38.8%에 불과하고 특히 자영업자들이 가장 쉽게 창업하는 음식·숙박업의 3년 뒤 평균 생존율은 30.3%로 가장 낮았다. 자영업에 뛰어든 10명 가운데 7명이 3년 안에 망한다는 얘기다.

'자영업=무덤'이라는 인식이 생겨날 정도로 폐업율이 높은 상황임에도 진입 장벽이 낮은 음식점, 치킨집, 카페, 편의점, 숙박업 창업은 여전히 많은 창업자들이 몰리는 분야다. 문제는 시장 과포화 상태에서 동종 업체 간 과열 경쟁으로 나눠 먹기식 영업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결과적으로 수익성이 낮다는 것이다. 이러한 수익성이 낮은 생계형 자영업종은 시장상황에 민감해 폐업에 가장 취약하다.

◇ 공급과잉 폐업·창업 악순환, 작년 91만명 문닫고 123만명 진입

업종 쏠림현상으로 이미 포화 상태를 이룬 시장에서 과당 경쟁으로 문을 닫는 자영업자가 증가하는데도 기업 구조조정 여파, 베이비붐 세대(1955년∼1963년생)의 퇴직으로 실직자들이 취업하는 대신 사업체를 차리며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새로운 사람들이 자영업 시장에 대거 몰리고 있다.

7월2일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문을 닫은 자영업자가 91만인데 새로 창업한 자영업자가 123만이다. 자영업 과포화 문제가 더 심화된 셈이다.

산술적으로 보면 자영업계는 하루 평균 3,360명이 창업하고, 2,491명이 폐업해 자영업에 뛰어든 사람 중 3분의1 정도만 살아남는 전쟁터인 셈이다.

고용절벽이 가팔라진 가운데 구직자들이 진입장벽이 낮은 업종에서 ‘나 홀로 사장님’이 되고 있는데다 은퇴 후 노후소득이 없는 60대 이상의 고령층까지 충분한 창업 준비 없이 자영업으로 내몰린 결과다.

국회예산정책처의 ‘우리나라의 자영업 동향 및 주요 특징’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자영업자가 가장 많이 늘어난 산업은 숙박·음식업으로 3만5,000명이 증가했다. 비중 면에서도 전체의 11%를 차지했다. 과학·기술서비스, 교육서비스처럼 부가가치와 고용창출력이 높은 전문 서비스업에서는 자영업자가 감소한 것과 대비된다. 

경기 개선 조짐은 뚜렷하지 않은 데다 일부 시장은 자영업자 포화 상태여서 문을 닫지는 않았지만, 경영이 어려워 세금을 내지 못하는 자영업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사업 규모가 영세한 간이과세자 중 지난해 매출 과세표준이 2천400만원에 미치지 못해 부가가치세 납부 의무가 면제된 사업자는 121만명(20.2%)으로 집계됐다. 이 수치는 2014년 126만명 에서 2015년 116만명으로 줄다가 증가세로 전환된 것이다.

자영업자 중 121만명이 열심히 일해도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워킹푸어(WorkingPoor·근로빈곤) 인 셈이다.

문제는 자영업에 새로 뛰어든 이들의 대부분이 60대 이상의 고령층이라는 점이다. 60대 이상 자영업자는 지난해에만 4만7,000명 늘어나 자영업자 중 60대 이상의 비중도 전년보다 0.8%포인트 오른 26.8%였다.

60대이상 자영업자는 폐업후 중장년층 영세자영업자 처럼 저임금 비정규 노동에 종사할 수 있는 경우도 드물어 극빈층으로 추락한다. 폐업하면 더 이상 빈곤에서 헤어나올 길이 없다.

현재 국내 자영업은 은퇴한 중장년층이 너도나도 충분한 창업 준비 없이 손쉽게 가게를 차리면서 과포화 됐고, 업종 쏠림 현상으로 과당 경쟁과 경기 침체로 금방 문을 닫는 구조 이다. 따라서 정부는 은퇴 후 창업교육을 실시하여 경쟁이 상대적으로 덜한 업종이나 유망업종으로의 진입을 유도하고, 창업전략을 체계적으로 지원하여 자영업자들이 고부가가치를 낼 수 있는 업종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경쟁력 강화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또한 경쟁력을 상실한 자영업자를 위해서는 신기술 유망 업종으로의 변경이나 자영업 퇴출 프로그램을 통한 임금 근로자로의 전환 지원 정책 등 현실성 있는 전방위 대책을 조속히 실행해야 한다.

◇ 매출 부진, 쌓이는 부채, 최저임금 인상 ‘삼중고’ ... 벼랑끝 생존경쟁

음식점이나 카페·숙박업소 등 자체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업종으로 자영업자들이 쏠리면서 자영업자들이 과당경쟁으로 매출은 줄고 폐업은 늘어나는 악순환의 길을 걷고 있다. 매출이 없어 혼자 일하는가 하면, 가게를 내놓아도 인수자가 없어 권리금까지 포기한 채 문을 닫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예산정책처가 국세청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자영업자의 1인당 평균 매출액은 1억4,300만원이었다. 전년보다 100만원 줄었다. 지난 2013년 이후 처음이다. 2014년(3.0%) 이후 하락세를 이어온 매출액 증가율도 지난해에는 마이너스(-0.8%)까지 떨어졌다.570만 자영업자들의 사업소득은 2003년 통계 작성후 2015년 처음으로 사업소득이 1.9% 감소하였고, 자영업자 부채는 점차 늘어 2010년 7,132만원에서 2015년 9,392만원으로 늘어났는데 특히 지난 8월22일 한국신용정보원이 발표한 자영업자들의 지난해 말 평균 대출 금액은 2억3,800만원이었다. 업종별로는 부동산임대업이 4억8,5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이어 기타 제품제조업(3억700만원), 기타 개인서비스업(2억8,400만원), 숙박 및 음식점업(1억4,500만원), 음식료품 종합 소매업(1억3,600만원) 등이었다.

극심한 내수침체로 일터에서 내몰린 은퇴자와 구직자 들은 여유자금이 있어 시작하기보다는 대부분 대출받아 사업을 꾸리는데, 동종 업체 간 과당경쟁 과 자영업자들의 영세성 탓에 빚이 급증하면서 자영업자의 최후의 보루라 할 수 있는 ‘노란우산공제’까지 해지하는 이들이 매년 60% 가량 늘고 있다. 노란우산공제는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이 유사시 공제금을 받아 생계유지와 사업 재기를 할 수 있게 하는 사회안전망 제도이다.

최근에는 정부가 확정한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안까지 자영업자에게 숨통을 죄고 있다. 올해 대비 16.4%나 급등한 7,530원의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안은 자영업자의 전직 또는 폐업을 부추기는 최대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과도한 빚 부담 속에 창업을 했지만, 매출 감소에 따른 적자 폭 확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에게 인건비 인상은 더욱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인건비는 월세와 함께 고정비로 분류하는데 인건비가 16.4% 증가한다는 것은 가령 건물주가 월세를 16.4% 인상해달라는 것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인 157만명에게는 직격탄이 된다. 이런 자영업자들은 대부분 음식·숙박업, 도소매 등 경쟁이 극심한 업종에 몰려 있어 인건비가 증가하면 상쇄할 여지가 별로 없다. 특별한 기술이나 자본 없이 저숙련·저임금 노동에 의존하기 때문에 생산성을 높여 매출이나 이익을 늘린다는 것은 이들에게 공허한 얘기다. 결국 스스로 사업을 접거나 직원 수를 줄이는 수밖에 없다.

이처럼 감당하기 힘든 매출부진과 늘어만 가는 부채, 여기에다 최저임금 인상이란 ‘삼중고’를 만난 자영업자들이 하루 하루 힘든 생존 경쟁을 벌이며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다.

◇ 가계부채종합대책에 자영업자 여신규제 방안 포함... 첩첩산중

내수침체에 따른 매출부진과 가파른 금리인상 속도는 창업 초기부터 빚 부담에 허덕이고 있는 자영업자의 목을 죄고 있다. 여기에 ‘최저임금 1만원’를 앞세운 문재인 정부의 내년도 최저임금 대폭 인상 방침에 자영업자들이 벼랑 끝에 내몰리고 있는데 금융당국은 다음달 발표할 가계부채종합대책에 자영업자 여신규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비올 때 우산을 뺏겠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1,400조원에 달하는 가계 빚 증가 속도를 늦추기 위해 대출 문턱을 높이고, 부동산 임대업 등 자영업자 대출심사를 강화하는 등 개인사업자대출을 규제하는 방안을 가계부채종합대책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자영업자 대출에 LTV(담보인정비율) 적용 등 건전성 관리 수단 도입, 자영업자도 신(新) DTI 적용,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도입 등 금융회사의 여신심사 강화, 같은 업종 밀집지역 대출한도 축소 등 과밀지역 대출 규제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는 것이다. 

√신(新) DTI (新 총부채상환비율; Debt To Income ratio)란?

연소득을 산출할 때 직업, 나이 등에 따라 미래 예상소득을 세분화한 지표다. 신입사원 등 사회초년생에 대해 현 소득이 아니라 주택담보대출 만기(최장 30~35년)까지 예상되는 '생애주기 소득'을 기준으로 산정하는 새로운 주택담보대출 한도 산출 방식을 말한다. 20~30대 직장인은 임금 상승 가능성 등을 반영해 연소득을 가산해주고 은퇴를 앞둔 장년층의 대출한도는 조이는 게 골자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Debt Service Ratio)란?

모든 금융부채의 원리금 상환액이 연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로 금융부채상환부담을 보다 강력하게 판단하고 금융기관의 담보위주의 여신심사 관행을 상환능력 평가위주로 개선하기 위해 도입한 개념이다. SC, Citi 등 외국계은행 및 페퍼. 하나, OK 저축은행 등 2금융권 직장인신용대출 한도 산정시 오래전부터 도입된 개념으로 DSR은 주택담보대출 원리금만 따져 대출한도를 정하는 DTI 와 달리 마이너스통장, 카드론, 현금서비스, 자동차 할부금융 등 모든 금융권 대출의 원리금 상환액을 기준으로 대출한도를 산정한다.

금융당국이 검토하고 있는 대책은 담보자산이 부족하고 신용도가 낮아 은행문턱을 넘지 못해 고금리 2금융권 과 대부업체를 거래하는 영세자영업자의 산소호흡기를 떼어 버리거나 영세자영업자는 아예 은행문을 열지 못하게 하려는 방안처럼 보인다. 정량적·객관적 데이터가 충분하지 못해 스코어링모델을 가지고는 평가하기 어려운 사각지대에 놓인 자영업자에게 新 DTI 와 DSR를 적용하겠다는 것은 비올 때 우산을 뺏는 어리석음(愚)을 범하는 것이다. 오히려 관계형금융 활성화 지원방안을 강력히 추진하여 영세자영업자에게 필요자금을 지원함으로써 이들이 일시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재기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 정부 와 금융회사의 역할이며 사회복지후생 면에서도 그 타당성이 충분하다 할 것이다.

금융당국은 ‘돈줄 조이기’를 통한 가계부채 증가속도를 늦추기 위해 주택담보대출과 다주택자의 규제를 더욱 강화해야지 단기 대책으로 자영업자 대출규제를 쉽게 선택하면 안 된다. 금융당국은 자영업자에 대한 금융회사의 관계형금융 확산 유도 및 관련 규정 개선 등 정책적 뒷받침을 장기적 관점에서 지속 추진해야 된다. 매출부진, 쌓이는 부채, 최저임금인상 등 삼중고에 빠진 570만 자영업자에게 절실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맞춤형금융이 실행되어 폐업 과 창업의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중금리대출 확대, 법정최고금리 지속적 인하, 관계형금융 활성화 등 정책지원 방안을 수립하여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첩첩산중에 빠진 570만명 의 자영업자들은 사업 실패의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기 때문에 미래를 위한 대비를 해놓아야 한다. 폐업 시 워킹푸어 또는 빈곤층이 되지 않기 위한 노후자금 마련은 그 어떤 직종에 종사하는 사람보다 필수라 할 수 있다.

◇ 자영업자가 명심해야 할 노후설계 포인트

① 노후를 대비한 연금에 꼭 가입하라

자영업자는 퇴직금이나 퇴직연금이 없다. 노후자금 마련에 있어 직장인보다 불리한 위치에 있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약점을 보완하려면 하루라도 빨리 개인연금에 가입해서 꾸준히 투자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제도 하에서 자영업자가 유일하게 노후를 대비할 수 있는 국민연금도 성실하게 납부하는 것이 좋다.

② 순소득의 20%를 반드시 저축하라

자영업자는 매일 돈을 만지는 생활을 하게 된다. 그래서인지 쉽게 지출을 하는 경향이 있으며, 체계적으로 미래를 위한 목적투자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 잘될 때는 잘되지만 한번 잘 안 되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 없는 것이 개인사업이다. 때문에 돈이 잘 벌린다고 내일도 잘 벌릴 것이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미래에 대한 위험을 고려해 수입의 일부분을 항상 저축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 최소한 매월 수입에서 지출을 뺀 순소득의 20% 이상은 노후자금 마련 등을 위해 저축하도록 하자.

③ 사업을 위한 투자와 노후를 위한 투자를 적절히 분배하라

많은 자영업자들이 수입의 불규칙성으로 인해 오히려 노후준비에 소홀하다. 여윳돈이 생기면 노후를 준비하기보다는 먼저 사업 확장 등에 재투자하는 것이 자영업자들의 특징이다. 이렇듯 눈앞의 이익창출에 지나치게 우선순위를 두면 노후준비에 소홀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 사업 확장에 따른 예상 이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노후준비는 노후준비 대로 안 되고 사업적으로는 손실만 남게 된다.

따라서 자영업자들은 사업을 위한 투자와 노후준비를 위한 투자를 적절히 분배할 줄 알아야 노후를 대비하고 사업적 손실위험을 줄일 수 있다.

필자소개

송인석 (issong958@naver.com)

금융소비자뉴스 고문/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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