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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포커스]산은·수은 기관장 낙점 속 민간금융사 인사는 줄줄이 ‘내홍'
[금융 포커스]산은·수은 기관장 낙점 속 민간금융사 인사는 줄줄이 ‘내홍'
  • 강민우 기자
  • 승인 2017.09.07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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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의 금융권' 산은 회장 이동걸, 수은 행장 은성수 임명 제청 vs. BNK, 임추위 진통...회장 공백 장기화 우려

                          ▼금융위원장에 임명 제청된 이동걸 동국대 교수

[금융소비자뉴스 강민우·최영희기자] 정부가 금융감독원장에 이어 신임 산업은행 회장과 수출입은행장 인사를 발표하면서 금융권 기관장 인사에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반면 민간 금융사들도 때아닌 인사 난항에 부딪쳐 있다. 민간 금융회사 중에서는 임기를 두달여 남긴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의 경우 연임을 노리고 있지만 노조의 반발을 돌파하는 게 변수가 될 전망이다. 아직 버젓이 회장 임기가 남은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의 경우 비자금 의혹으로 경찰 수사 대상에 올라 거취가 주목된다. 새로운 최고경영자 선출에 들어간 BNK금융과 수협은행은 인선이 한없이 지연되고 있다.

정부는 7일 신임 산업은행 회장으로 이동걸 동국대 교수를, 수출입은행장으로 은성수 한국투자공사 사장을 임명 제청했다.전날 신임 금융감독원장으로 최흥식 서울시향 대표를 임명 제청한 데 이어 금융권 기관장 인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모습이다.

정부의 금융권 기관장 인사는 '개혁'에 방점이 찍혀 있는 모습이다. 최 내정자는 민간 출신 첫 금감원장으로 임명된 만큼 조직 내부 쇄신과 금융감독업무 개혁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내정자 역시 개혁 성향의 경제학자 중 사실상 최초로 산은 회장에 임명된 만큼 정책금융기관의 변화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장, 산업은행 회장, 수출입은행장 등의 인사 발표가 이어지면서 다른 금융권 기관장 인사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거래소의 경우 대표적인 '친박' 금융권 인사인 정찬우 이사장이 물러난 후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김재준 코스닥시장위원장, 최홍식 전 코스닥시장위원장 등이 신임 이사장 직에 지원했다.

차기 이사장은 다음주께 결정될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 김광수 전 원장과 김재준 위원장의 양파전으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오는 10월 임기가 끝나는 김재천 주택금융공사 사장과 내년 5월 임기가 만료되는 곽범국 예금보험공사 사장도 교체 가능성이 거론된다.

하지만 임명된지 얼마 되지 않은 금융권 기관장들은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유임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있다. 조직 내부 출신으로 실적도 우수하고, 안팎의 평판도 좋은 김도진 기업은행장(지난해 12월 취임)의 경우 유임이 확정적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또 문창용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지난해 11월 취임), 황록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지난해 10월 취임), 김규옥 기술보증기금 이사장(올해 1월 취임) 등도 임명된지 얼마 되지 않고, 업무에 대한 열정도 높아 자리를 지킬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현 정부는 기관장들에게 일괄사표를 받기보다는 인사가 필요한 경우에만 기관장들을 교체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반면 8일로 예정된 BNK금융지주의 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차기 회장 후보에 대한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결국 무산될 것이라는 관측이 강해지고 있다. 사외이사 6명으로 구성된 임추위는 외부 인사인 김지완 전 하나금융 부회장과 내부 인사인 박재경 BNK금융 회장 권한대행을 두고 3대3으로 팽팽히 맞서 지난 두 차례 회의에서 결론을 내지 못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번 회의의 롯데그룹 측 사외이사 입장이 새어나간 전례가 있어 어느 사외이사도 지금 와서 입장을 바꾸기에는 부담이 너무 커 이번 임추위도 무산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BNK금융의 경영 공백이 연말까지 지속되면서 실적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낙하산 인사가 급부상하면서 인선 과정이 혼선을 빚고 있다”며 “이미 꼬일 대로 꼬인 상황이라 원점부터 시작하는 게 차라리 낫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DGB금융의 경우 이번 정권 들어 난데없이 흔들기가 본격화된 모양이다. DGB금융의 내부 투서로 경찰이 수사에 착수한 가운데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과 은행 간부급 직원 5명에 대한 압수수색과 입건까지 진행됐다. 이에 연임한 지 반 년도 채 지나지 않은 박 회장은 이미 거취를 심각하게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협은행장 인선은 정부와 민간의 밀고 당기기로 5개월째 표류하고 있다. 공적자금을 투입한 정부와 수협은행 주식 100%를 소유한 수협중앙회가 인선에 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서다. 지난달 김임권 수협중앙회장이 행장 인선의 첫 단계인 행장후보추천위원회를 꾸리자고 요청했으나 정부 측은 여전히 묵묵부답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기존에 회장과 행장을 겸임해오던 금융지주사들이 속속 자리를 분리하려는 상황에서 낙하산을 노리는 이들이 이 추세를 더욱 몰아붙이며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세월호 참사 이후 ‘관피아 낙하산’ 반대 여론이 강해 민간 출신으로 회장을 채웠던 금융협회 쪽에서는 힘 있는 '낙하산' 회장을 모시는 게 낫지 않겠느냐는 여론도 형성되고 있다. 당장 선출이 임박한 손해보험협회장에는 관 출신인 강영구 메리츠화재 사장과 나명현 전 현대해상 상근감사, 허창언 금융보안원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의 임기는 오는 11월, 이수창 생명보험협회장 임기는 12월 만료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금융홀대론이 나오는 가운데 뒤늦게 산은 회장-수은 행장 인선이 된 것은 다행"이라면서도 "그동안 일종의 ‘무주공산’이 돼 있던 일부 공공 금융기관장 인선 과정에서 낙하산 의혹이 일어나고 있어 이같은 혼란스러운 상황이 제거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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