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8 22:10 (목)
금융수장 인사 대혼선..'줏대'없는 금융위원장 인선 이어 금감원장도 '오락가락' 끝에 내정
금융수장 인사 대혼선..'줏대'없는 금융위원장 인선 이어 금감원장도 '오락가락' 끝에 내정
  • 강민우 기자
  • 승인 2017.09.06 18:51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하성·김승유·김석동 등 경기고-고대 등 특정 인맥 부상..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장 실장이 '좌지우지' 구도

▼ 장하성(오른쪽) 정책실장과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지난 7월 국무회의가 열린 청와대 세종실에서 대화하고 있다. 

[금융소비자뉴스 강민우 기자] 금융위원회가 6일 차기 금융감독원장으로 최흥식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를 문재인 대통령에 임명, 제청하면서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 금융권 인사를 좌지우지하는 키맨으로 등장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초기 경제라인에 '변양균 사단'이 약진한 데 이어 장 실장의 경기고ㆍ고려대 인맥이 금융권 인사에 깊숙이 투입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문 정부 첫 금감원장으로 내정된 최흥식 대표를 천거한 것도 장 실장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최흥식 대표는 장 실장과 같은 경기고 출신이다.장 실장은 앞서 금융위원장 인선에도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실장은 당초 경기고 동문인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을 문 정부 초대 금융위원장으로 추천했다. 하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시민단체가 '관치금융'을 우려하면서 임명을 강력하게 반대하자, 고려대 출신인 최종구 수출입은행장을 다시 천거해 문 대통령으로부터 승낙을 받아냈다.

문 대통령은 최종구 위원장에 임명장을 주면서 "장 실장이 강력하게 추천했는데 콤비를 이뤄서 잘해 달라"고 말하기도 했다.산업은행 회장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이동걸 동국대 초빙교수도 장 실장과 같은 경기고 동문이다.

일각에서는 장 실장과 같은 경기고ㆍ고려대 출신인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새 정부의 금융권 인사에 관여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김 전 회장은 장 실장과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은 최흥식 내정자와 30년 넘는 교분을 쌓아 인간적으로도 매우 가까운 사이이며,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소장으로 직접 영입해 하나금융 사장까지 시켰다.

김 전 회장은 최근 BNK금융지주 회장 인선 과정에서도 이름이 거론됐다. BNK금융지주 회장 후보군 중 하나인 김지완 전하나금융지주 부회장에게 추천서를 써 준 것도 김 전 회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부회장 역시 김승유 전 회장이 하나대투증권 사장으로 직접 발탁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같은 부산 상고 출신이기도 하다.

문재인 정부 경제라인 인사를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장 실장이 독식하면서 좌지우지하는 형국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홍남기 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장, 이정도 청와대 총무비서관, 반장식 청와대 일자리수석 등이 모두 변 전 실장 인맥으로 분류된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특정 인맥이나 인연으로 얽힌 인사들이 경제라인 핵심 보직에 줄줄이 임명되는 것은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최흥식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가 새 정부 첫 금융감독원장에 내정되면서 금융권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뒤섞인 목소리가 흘러 나오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부사장으로 근무한 바 있는 최 내정자가 금융 현장을 잘 이해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반면, 감독 경력이 없는 금감원장이 탄생한 데 따라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금융위원회는 6일 의결을 거쳐 최 내정자를 금감원장에 임명 제청했다. 금융위는 최 내정자가 한국금융연구원 원장과 연세대학교 경영대학 교수, 하나금융 부사장 등을 거치며 금융 분야에서 폭넓은 연구 실적과 실무 경험을 쌓았다고 제청 이유를 설명했다. 최 내정자는 첫 민간 출신 금감원장이다.

금융권에서는 최 내정자가 민간에서 오래 경력을 쌓은 만큼 금융 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시장 친화적인 감독 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가계대출에 치중해 온 은행권의 영업 관행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등 은행권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드러낸 바 있어 은행권의 최 내정자 임명에 따른 기대가 높다.

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사람이 금감원장에 임명되면 금융회사가 감당해야 할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며 "특히 새 정부 들어 은행권이 금융당국의 집중 타깃이 됐는데 최 내정자는 은행 산업을 경험해봤기 때문에 현장 상황을 감독에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가계부채나 금리 등 거시적인 측면에서 금융당국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다"며 "금융회사 팔 비틀기 식 정책보다 사회적 금융을 실천하되 금융이 순기능을 할 수 있도록 업의 본질도 살펴주는 감독을 했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특히 가계부채는 선제적 리스크 관리도 중요하지만 금융당국이 금리와 같은 가격변수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감독 경험이 없는 최 내정자가 금감원장에 임명되면 금융회사를 제대로 감독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 내정자가 주로 연구소와 대학에서 경력을 쌓은 데 따라 금융 현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 내정자는 하나금융 사장 시절 전략과 재무를 담당했다"며 "금융회사를 직접 경영해본 적은 없어 현장에 대해 잘 알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나금융 출신이지만 경영자라기보다는 학자에 가깝다"며 "감독 경험이나 실무 경험이 없는 학자가 금감원장에 내정된 데 따라 향후 감독 방향을 예측하기가 어려워졌다"고 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특정 금융회사 출신이 금감원장에 임명된 데 따라 금감원의 업무 수행과 관련해 공정성 시비가 일어날 수 있다"며 "금감원은 특정 금융회사가 아니라 전체 금융회사의 건전성을 감독하고 금융 소비자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기관이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기기사
뉴스속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금융소비자뉴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여의도동, 삼도빌딩) , 1001호
  • 대표전화 : 02-761-5077
  • 팩스 : 02-761-5088
  • 명칭 : (주)금소뉴스
  • 등록번호 : 서울 아 01995
  • 등록일 : 2012-03-05
  • 발행일 : 2012-05-21
  • 발행인·편집인 : 정종석
  • 편집국장 : 백종국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윤정
  • 금융소비자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금융소비자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fc2023@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