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뉴스 이동준 기자] 신용카드사들이 올해 상반기 제살깎기식 마케팅 경쟁에 몰두한 데다 대손비용이 많이 늘어나 순익이 44%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카드업계의 '제살깎기' 마케팅 경쟁과 손쉬운 카드대출 위주의 수익구조 탓이다.
금감원이 이날 발표한 2017년 상반기 신용카드사 영업실적에 따르면 상반기 전업카드사의 순이익은 5천370억원으로 전년 동기(9천584억원)에 비해 44%인 4천214억원 급감했다.
카드이용액이 8.7% 늘면서 가맹점 수수료 수익(3천738억원)과 카드론 수익(879억원)이 늘었지만, 마케팅비용이 14.7%(3천736억원) 증가한 데다 대손비용(5천143억원)은 더 크게 늘면서 수익을 갉아먹은 탓이다.
상반기 신용·체크카드이용액은 390조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8.7% 늘었다. 신용카드 이용액은 311조4천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8.4% 늘었고, 체크카드 이용액도 78조6천억원으로 10.1% 증가했다.
상반기 카드 대출 이용액은 48조7천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0.6%인 3천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카드론은 19조5천억원으로 3.4% 증가했지만, 현금서비스는 29조2천억원으로 1.1% 줄었다.
6월 말 현재 신용카드 발급매수는 누적 기준 9천749만매로 지난해 6월 말보다 3.7% 증가했다. 휴면카드 매수는 821만매로 전년 동기대비 2.1% 감소했고 체크카드 발급매수는 1억1천15만매로 2.2% 늘었다.
카드사 연체율은 1.46%로 변동이 없었다. 다만 카드대출 연체율은 2.34%로 지난해 6월에 비해 0.16%포인트 상승했다.
8개 카드사 모두 조정자기자본비율은 25.0%로 지난해 6월 말보다 1.3%포인트 하락했고, 레버리지비율은 4.3배로 같은 기간 0.1배 상승해 조정자기자본비율 8% 이상, 레버리지비율 6배 이내인 감독 규정상 지도기준을 준수했다.
한편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28일 금감원 간부회의에서 카드업계의 제살깎기식 마케팅 경쟁과 손쉬운 카드 대출 위주의 수익구조를 질타하면서 체질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진 원장은 "그간 카드이용규모가 매년 10% 내외씩 증가해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수익감소를 어느 정도 상쇄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마케팅비용이 더 많이 늘어나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핀테크 기업과 인터넷 전문은행 등 새로운 참여자 시장진출 확대로 향후 카드사 본연의 지급결제업무가 점차 위협받을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카드사들이 지급결제시스템 혁신을 주도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 유도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