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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메가톤급 비리 터지나…권오준 회장 ‘휘청’
포스코, 메가톤급 비리 터지나…권오준 회장 ‘휘청’
  • 강현정 기자
  • 승인 2017.05.19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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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서 '미인증 제품' 국내 생산품으로 속여 대량 납품…사건 은폐 의혹도

포스코 권오준 회장.

[금융소비자뉴스 강현정 기자] 포스코가 무리하게 실적을 올리기 위해 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을 국내 생산제품으로 속여 자동차 제조사에 납품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사안은 중대 범죄에 속하는 문제로 권오준 회장에게도 적지 않은 타격을 입힐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권 회장이 강조해왔던 정도 경영에 대해 의구심이 드는 부분은 임직원들이 실적을 올리려다 국제적 범죄 행위까지 저지른 것을 보고 받고도 이를 은폐해 온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 때문이다.

관련자들에 대해 대대적인 징계가 있었지만 최근 인사에서 대부분 일선에 복귀시키면서 사건자체를 은폐했고 ‘제식구 감싸기’라는 논란까지 일고 있다.

이 부정행위에는 지난 2월 정기 임원인사에서 신설된 포스코 철강부문장(COO)에 선임된 오인환 포스코 사장이 비리 핵심연루자로 포함돼 있다. 오인환 COO는 생산, 판매, 연구개발, 관리, 지원 등 철강과 관련된 모든 사업 영역을 관장하는 책임경영자로 명실상부 '포스코 2인자'이자 권 회장의 후계자로 선택받았다는 관측이 나오는 인물이다. 권 회장은 향후미래 성장동력 확보, 비철강 부문 개혁 등 그룹 경영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인증서 위조해, 2년에 걸쳐 수십만 톤 판매 

포스코 1,2인자가 모두 연루된 사건 인만큼 포스코의 앞날 자체가 흔들릴 수도 있는 메가톤급 비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포스코는 2013년 중국 광동에 자동차 강판 생산 공장을 준공했다. 글로벌 자동차 제조업체 OO사(社) 등의 중국 현지 법인에 판매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일부 자동차 제조사에 곧바로 납품할 순 없었다.

철강 제품은 '밀 시트', 즉, 검사 증명서를 통해 인증을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 인증에는 2년까지도 걸린다. 하지만 포스코는 준공 두 달 만에 납품에 들어갔다. 중국 현지 생산 강판의 인증서를 위조해 수십만 톤을 판매한 것이다.

포스코 광동 법인에서 조속히 판매 수익을 올리기 위해 2013년 7월 중국 현지법인을 관리하는 본사 부서의 아이디어로 이미 본사 제품이 받은 인증서를 위조, 아직 인증 받지 않은 중국 현지 생산 강판을 인증 받은 본사 제품인 것처럼 속여 2015년 말까지 약 2년에 걸쳐 수십만 톤을 판매했다.

이런 '제품 바꿔치기'는 OO사 등에 납품하는 포스코 현지 가공업체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난 2003년 중국 장쑤성 쑤저우에 설립된 포스코-CSPC(아연도금강판가공업체)가 본사 제품을 받아 가공처리해 OO사 등에 납품하는 경로를 구축해 놓은 상태였다.

중대 범죄에도 솜방망이 징계 후 다시 복귀 논란 

포스코는 해당 사실을 적발하고도, 내부 감사를 벌인 후 관련자들에게 솜방망이 징계를 내렸고 최근 인사에 다시 복귀시켰다.

법조계 관계자는 “엄연히 사문서 위조에 해당된다. 표기된 내용과 달라서 납품받은 사람이 손해를 입었다면 민사상 손해배상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해당 강판을 사들인 자동차 업체가 반발할 경우 '국제 분쟁'으로까지 번질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2015년 9월 포스코 중국대표법인인 포스코차이나의 감사실장도 이런 중대한 범죄 행위라는 것을 알았기에, 이 사실을 본사 감사실에 보고했다. 하지만 본사 감사실과 철강사업본부는 제대로 된 조사 없이 광동법인에서 생산되는 제품을 추가 판매를 금지하는 선에서 그쳤다.

불법 행위를 입단속해온 포스코는 최근엔 대형 로펌과 중국발 배상 움직임 등에 대비해 노심초사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와 관련 포스코 관계자는 “고객사와 협의가 된 내용이다. 인증서 위조에 대해 도의적인 책임감을 느끼고 해당 직원을 징계처리 했다”고 밝혔다.

포스코 오인환 사장

비리에도 승승장구, 2인자로 떠오른 오인환 사장 

해당 사건으로 감봉 4개월 징계를 당한 오인환 당시 철강사업본부장은 이후 오히려 승승장구, 현재 포스코 2인자이자 회장 후계자로 떠오르는 실세가 됐다.

포스코는 지난 2015년 당시 정부가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한 직후 시작된 포스코 비리 수사로 그룹 전체의 이미지가 타격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중국 정부도 부패 척결의 기치를 내건 상황이었다. 본사까지 개입해 '제품 바꿔치기'로 중국에서 판매 실적을 올렸다는 사실이 외부에 알려지면, 포스코의 이미지는 물론 중국에서의 영업과 글로벌 시장에서 비윤리 기업으로 낙인찍힐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함에 따라 향후 거취가 주목받고 있는 권 회장 역시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 연임에 성공한 권 회장이 전임 회장들의 수순을 밟게 될 것인지 관심사로 떠 오른 것이다.

역대 포스코 회장들은 대통령 교체와 맞물려 사퇴를 거듭했다. 문민정부에는 박태준 초대회장이, 국민의정부 때는 김만제 전 회장이 각각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한 채 포스코회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더욱이 권 회장의 경우 최순실게이트 연루 의혹이 불거진 바 있어 악재로 작용할 확률이 높다는 지적이다.

지난달 문 대통령이 선거유세를 위해 포스코 광양제철소를 찾았을 때 권 회장은 모습을 보이지 않은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당시 오인환 사장, 김학동 광양제철소장과 차담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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