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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피자, 전 가맹점주 자살인가 타살인가
미스터피자, 전 가맹점주 자살인가 타살인가
  • 강현정 기자
  • 승인 2017.04.20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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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자연합 협동조합, “보복출점과 형사고소로 끝내 돌이킬 수 없는 선택”
 

[금융소비자뉴스 강현정 기자] 미스터피자 본사(MP그룹)와 가맹점간 갈등이 5개월 만에 마무리됐다는 기사가 대대적으로 보도 됐다.

2015년 미스터피자 가맹점주협의회는 상생협약 미이행을 이유로 광고비 집행, 식자재 공급가격 인하 등을 요구하며 9월부터 방배동 미스터피자 본사 앞에서 무기한 농성을 시작했다.

이에 본사는 로열티 인상 보류와 식자재 공급가격 인하 등 기존 상생협약을 성실히 이행했다며 첨예하게 맞섰다.

앞서 미스터피자 본사와 가맹점은 국회에서 식자재값 인하와 매월 광고비로 5억원을 고정 집행한다는 내용의 상생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양측의 갈등이 심화되자 서울시는 5개월여간 약 20차례의 당사자 면담을 진행하는 등 갈등 조정에 나섰다.

그 결과 미스터피자 본사는 가맹점주협의회와 약속한 규모보다 더 많은 광고비를 집행했고 체다치즈 가격을 3300원(VAT포함) 인하하는 등 합의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했다고 서울시는 전했다.

보도내용은 대부분 이런 내용이다. “양측의 합의가 어느 정도 이뤄졌다. 서로간의 오해가 쌓이면서 발생한 일”이다.

하지만 보도의 내용처럼 모든 것이 마무리 된 듯 보여도 그간의 ‘싸움’을 돌이켜볼 이유는 있다. 무엇보다 이 문제가 ‘양측의 오해’였는지 아니면 꾸준히 제기됐던 미스터 피자의 갑질로 인한 문제였는지 말이다.

무엇보다 이번 합의 이전에는 한 사람의 자살 사건이 있었다는 점도 빼 놓을 수 없을 것이다.

정우현 MP 그룹 회장

자살한 A씨와 미스터피자, 끈질긴 법정 싸움…“심리적 압박 힘들어” 

지난달 14일 인천 중구의 한 동네 피자가게 주인이 숨진 채 발견됐다. 자살로 종결한 사건이지만 석연치 않은 점이 많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숨진 피자가게 주인 A씨는 미스터피자의 가맹점주협의회장이었다. 그런 그가 죽음을 택하기 까지 치즈납품 중단 압력‧가게앞 보복출점 등 미스터 피자의 참혹한 갑질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는 10년 전 부터 8년간 미스터피자 본사와 인연을 맺었다. 그동안 미스터피자는 강남 한복판에 사옥을 짓고, 거대한 물류센터를 구축하고, 해외에 진출하는 그야말로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그러는 동안 가맹점들은 치솟는 물가·인건비·임대료 때문에 매장 수익은 점점 악화됐다. 여기에 시중가보다 비싼 식자재와 지나친 할인행사도 부담이 됐다. 또 ‘가맹점 매출액의 4%’를 광고비로 냈지만 어디에 쓰였는지 알 길이 없는 점주들의 불만은 커져갔다.

결국 피자집 운영 8년 동안 A씨에게는 빚만 남았다. A씨와 가맹점주들의 투쟁은 2014년부터 시작됐다. 이들은 공정거래위원회 산하 공정거래조정원에 광고비 집행내역 공개, 미집행 광고비 반환, 동의 없는 할인행사 금지 등을 요구하며 분쟁조정을 신청했다. 하지만 본사는 조정을 거부했다.

오히려 당시 목동점을 운영하던 가맹점주협의회장이 허위사실을 유포해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계약 해지를 통보받았다.

해지 사유는 당시 가맹점주협의회장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MPK그룹(미스터피자의 모그룹)이 할인행사 비용을 가맹점에 떠넘기고 로열티와 별도로 걷은 광고비를 불투명하게 집행했으며 ‘전국 430여개 매장 중에 200여점이 매물로 나와있는 상태’라고 밝혔기 때문이었다.

당시 본사 측은 “가맹점주협의회장이 허위 사실을 유포해 본사의 명예와 신용을 훼손했다”며 가맹점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식자재 공급마저 끊었다. 이후 식자재 공급은 법정다툼 끝에 재개됐지만 본사는 A씨의 영업을 중단해달라는 가처분을 냈다.

하지만 재판부는 가맹점주협의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이 모습을 본 뒤 A씨가 협의회장직을 맡겠다고 나섰다. A씨와 본사와의 마찰도 이때부터 시작됐다. 한솥밥을 먹던 식구라는 경력 때문에 우호적일 줄 알았지만 본사의 ‘갑질’은 더 심해졌다.

그러다 2016년 정우현 회장이 경비원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비난 여론은 거세졌고 가맹점주들은 정 회장을 대신해 시민들에게 사과를 했다. 이후 본사는 악화된 여론을 의식했는지 가맹점주협의회와 식자재 가격 인하 등을 다시 합의했다. 그러나 이 합의는 또 지켜지지 않았다.

결국 2016년 9월 가맹점주협의회는 본사 앞에서 무기한 노숙농성을 벌였고, 본사는 10월 협의회장인 A씨를 명예훼손,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고소했다. A씨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지만 본사는 항고에 재항고를 거듭했다. 당시 동료들은 그가 “심리적 압박으로 힘들어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복수는 지금부터?…치즈납품 중단 압력·가게 앞 보복출점

문제는 지금 부터다. 미스터피자와의 인연을 끊고 올 1월 A씨는 미스터피자 프랜차이즈를 그만둔 다른 가맹점주들과 함께 ‘피자연합’이라는 브랜드를 발족해 인천 중구에 작은 가게를 오픈했다.

협동조합 방식의 회사였다. 현재까지 7곳이 문을 열었고 상반기내 10개로 확장할 계획도 세웠다.

하지만 미스터피자의 괴롭힘은 끈질겼다. 먼저 식자재 조달 루트를 막아 영업에 타격을 줬다. 피자연합에 치즈를 납품하는 업체가 더 이상 식자재를 댈 수 없다고 통보해왔다. A씨는 해당업체가 미스터피자에 소스를 납품하고 있는 것은 나중에 알게 됐다. ‘피자연합과 거래를 끊지 않으면 소스 거래처를 바꾸겠다’는 압박을 가한 의혹이 불거졌다.

법정 싸움에서 연거푸 진 본사는 이번엔 피자연합 매장이 있는 곳 인근에 직영점을 내는 식의 ‘보복출점’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다른 동료가 운영하는 가게에서 50m 떨어진 곳에 경기이천점을 오픈하고, 다음은 A씨가 직접 운영하는 가게에서 300m 떨어진 곳에 동인천점을 열었다. 폐점한 전 가맹점주들의 가게 바로 옆에 본사가 직영점을 내 집요하게 복수를 한 것이다.

미스터피자 이천점은 전국 매장 중 피자가격이 최저가다. 다른 매장에선 찾아볼 수도 없는 볶음밥이나 볶음우동 같은 것들을 판매하고 피자를 주문하면 무료 샐러드바를 이용할 수 있고 돈까스까지 준다. 전국의 어느 매장에서도 이런 경우는 없다.

미스터피자 직영점이 들어선 이후로 피자연합 이천점은 매출이 40%가까이 줄었다. 본사에 항의한 전 가맹점주에 대한 보복출점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과정이다. 동료들은 A씨가 죽기 직전까지도 미스터피자의 갑질을 넘어선 악질을 알리기 위해 준비했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그는 자살했고 계획했던 기자회견은 열지 못했다. 그는 지난달 27일 미스터피자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려고 마음을 먹었다. 직접 작성한 보도자료는 일부 매체를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결국 유언이 된 보도자료에서 그는 마지막까지 “피자연합 협동조합은 미스터피자의 갑질로 더 이상의 피해자가 발생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가맹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상생을 위해 노력해 주십시오”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미스터피자 관계자는 “안타깝게 생각한다. 하지만 보복출점이라는 점은 동의 할 수 없다. 가맹점이 사라진 폐점 지역에 직영점으로 대체한 것뿐이다. 고인의 사고는 본사와의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간의 다툼을 돌이켜 봐도 고인의 자살이 본사와 관련이 없다는 말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미스터피자 관계자는 기자에게 “미스터피자와 가맹점간 갈등이 마무리 됐다”는 기사를 봤냐고 되물었다. “봤다”고 답했다. 하지만 지난 2015년에도 이와 비슷한 ‘상생협약’이 체결됐으나 결국 지켜지지 않았다는 것도 봤다.

A씨의 죽음은 결국 자살로 종결됐다. 하지만 생각해본다. 정말로 자살인지, 미스터피자에 의한 타살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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