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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신한사태' 교훈 잊고 '친일은행' 될까 우려"
"신한금융, '신한사태' 교훈 잊고 '친일은행' 될까 우려"
  • 김영준 기자
  • 승인 2017.03.20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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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주총 앞두고 '독립성' 논란 재연..재일교포 대주주 파워 앞세워 '왕조식 경영'
           위성호 신한은행장-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내정자

[금융소비자뉴스 김영준기자] 폐쇄적인 국정운영과 불통 문화-.

최근 박근혜 대통령 탄핵에 다른 파면 이후 우리 사회의 적폐청산 대상 가운데 최우선으로 떠오른 화두다. 하지만 오는 23일 주주총회를 열고 조용병 회장의 선임을 의결할 예정인 신한금융그룹에서는 이런 시대적 과제를 역행하는 행태들이 곳곳에서 노출되며 경영 독립성이 새삼 문제시되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리딩뱅크인 신한금융그룹에 재일교포의 영향력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재일교포 2~3세들이 다시 세력을 키우면서 그룹 부사장은 물론 계열사 사장들까지 '일본통' 인물들로 채우는 등 편중된 인사가 두드러진다.

이에 앞서 한동우 신한금융 회장은 지난 달 조용병-위성호 등 신한금융 수뇌부와 함께 일본을 찾았다. 재일교포 주주들에게 새로운 경영진을 소개하고 동의를 구하기 위해서다. 그룹 내 재일교포 주주들의 영향력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23일 신한금융 주총에서 확정될 새 사장단엔 신한사태 당시 등장했던 이름들이 포함돼 ‘라응찬 인사’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신한사태 당시 지주 부사장이었던 위성호 신한은행장, 당시 신한은행 부행장이었던 김형진 신한금융투자 사장,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 등이 그들이다.

신한금융그룹 전체의 살림을 도맡을 지주 부사장에는 신한은행 일본 법인인 SBJ은행 법인장을 지내고 고속 승진한 진옥동 부행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된다. 최근 주요 계열사인 신한카드와 신한금융투자에는 임영진, 김형진 사장이 각각 선임됐다. 임 사장은 일본 신한은행 오사카지점장으로, 김 사장은 같은 지점 차장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다. 지난 2010년 신한사태 이후 잠잠했던 재일교포 주주들이 세대교체를 통해 다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최근 위 행장 선임을 막겠다고 검찰 고발까지 나섰던 금융정의연대 김득의 대표는 “신한사태 주역들이 승승장구 하는 모습을 보니 어이가 없다”고 말했다. 신상훈 전 사장은 “신한사태 주도자들이 누구인지조차 밝히지 않은 채 덮고 간다면 조직에 무슨 발전이 있겠냐”라며 낙담했다.

현재 신한금융 내 재일교포 주주들의 지분은 17~20%에 이른다. 지난 1982년 신한은행 출범 당시 250억원을 출자했던 재일교포 주주들은 대주주 명단에는 등장하지 않았지만, '간친회'라는 이름으로 영향력을 행사해 온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 2010년 경영권 다툼의 정점이었던 신한사태 이후 주춤했던 이들은 이제 2~3세인 '뉴리더회'를 중심으로 다시 세력을 키우기 시작했다.

'뉴리더회'의 힘은 곳곳에서 감지된다. 우선, 사외이사 10명 중 4명이 이들의 몫이다. BNP파리바의 몫인 필립 에이브릴 BNP파리바 일본 사장을 고려하면 의사결정권의 절반이 일본에 가 있는 셈이다. 특히 기업지배구조와 회장 선임을 논의하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 위원 7명 중 3명이, 사외이사의 후임을 정하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위원 5명 중 2명이 일본계다.

이번 경영진 선임 과정에서 일본에서 근무하면서 재일교포 주주들과의 연결고리가 있는 인사들이 대거 발탁된 것과도 무관치 않다. 이래로 가면 신한금융은 자칫 재일교포 대주주들이 경영을 좌지우지하는 '친일(親日)은행'이 될 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상당한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핵심 재일교포 주주들 일부가 통일된 의사결정을 하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동질적인 집단에서 다수의 사외이사가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독립성 측면에서 문제"라고 지적했다.

금융소비자연맹 조연행 상임대표는 "‘초격차 신한’, ‘탁월한 신한’ 등을 앞세우는 신한금융 현 경영진이 ‘적폐청산’이 시대적 요구가 된 이유를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라며 ”최근에는 재일교포의 힘이 경영과 지배구조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면 그룹의 성장을 저해할 수도 있다“는 우려했다.

한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가 이날 발표한 ‘신한금융지주 정기주주총회 의안 분석’.자료·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기업의 지배구조에 대해 연구하고 자문하는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가 신한금융지주 사외이사 9명 중 4명의 선임안에 대해 반대의견을 냈다.

연구소는 ‘신한금융지주 정기주주총회 의안 분석’을 20일 발표했다. 연구소는 오는 24일 열리는 신한금융 정기 주총에 상정될 사외이사 후보 관련 9건의 안건 중에서 박안순, 히라카와 유키, 필립 에이브릴, 주재성 선임의 건에 대해서 주주들이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반대의 주된 이유는 ‘독립성 결여’였다.반대 대상이 된 이사후보들은 신한금융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재일교포 주주 그룹에 속해있거나, 신한금융과 계약 관계에 있는 회사 소속이다.

박안순 일본 대성그룹 회장과 히라카와 유키 (주)레벌리버 대표이사는 신한금융의 재일교포 주주다.

연구소는 “신한금융의 경우 개인이 대량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는 않으나 합산하면 상당한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재일교포 주주들 일부가 통일된 의사결정을 해왔으며, 경영진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며 “이러한 동질적인 집단에서 다수의 사외이사 자리를 차지하는 것은 사외이사 간의 독립성에 문제가 있을 뿐 아니라 경영진으로부터의 독립성도 결여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부적절하다”고 반대 권고 이유를 밝혔다.

주재성 후보는 현재 김앤장 법률사무소 상임고문으로 재직 중이다. 연구소는 “신한금융은 김앤장 법률사무소와 자문계약을 맺고 있다고 공시했다”며 “연구소에서는 최근 3년 내 해당회사 및 회사의 최대주주와 자문계약·법률대리 등을 수행하는 경우 해당회사의 피용인(소속 직원)에 대해서는 독립성을 이유로 반대를 권고한다”고 했다.

필립 에이브릴 후보는 현재 BNP파리바증권 일본 대표로 재직 중이며 과거에 BNP파리바증권 일본 현지법인 CEO를 역임했다.연구소는 “BNP파리바는 현재 신한지주의 2대 주주(지분율 3.5%)이며 전략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필립 에이브릴 후보는 BNP파리바의 피용자로서 경영진과의 독립성을 보장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사외이사 재선임 후보인 필립 에이브릴 후보는 2015~2016년에 이사회 출석률이 75%다. 연구소에서 업무 충실도가 현저히 떨어진다고 판단하는 하한선인 75%를 간신히 초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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