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10:45 (금)
삼성 79년 만의 첫 총수 구속..이재용 수감에 재계도 '패닉' 상태
삼성 79년 만의 첫 총수 구속..이재용 수감에 재계도 '패닉' 상태
  • 김영준 기자
  • 승인 2017.02.17 07:39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법원, 재신청된 영장 발부. 朴대통령 수사 '급물살'..SK·롯데·CJ·포스코도 '공포'

     이재용 부회장
'설마'가 현실로-. 우려하던 최악의 국면에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이 이른바 '패닉상태'에 빠졌다. 삼성 임직원들은 뜻밖의 영장 발부 소식이 날아들자 마치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것과 같은 충격에 빠졌고, 재계도 깊은 '공포감'에 휩싸였다.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이 박근혜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61·구속기소)씨에게 거액의 뇌물을 건넨 혐의로 17일 구속됐다. 삼성 창립 이래 총수가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달 28일 수사 기간 만료를 앞둔 특검은 이 부회장 신병 확보를 발판 삼아 수뢰 혐의를 받는 박 대통령 조사에 남은 역량을 쏟아부을 전망이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17일 오전 535분께 이 부회장을 구속했다. 지난달 191차 구속영장이 기각되고 나서 영장을 재청구한 끝에 결국 이 부회장의 신병을 확보했다. 함께 청구된 박상진 대외담당 사장의 영장은 기각됐다.
 
이 부회장을 심문한 한정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판사는 "새롭게 구성된 범죄혐의 사실과 추가로 수집된 증거자료 등을 종합할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라고 발부 사유를 밝혔다.
 
다만 박 사장에 대해선 "피의자의 지위와 권한 범위, 실질적 역할 등에 비추어 볼 때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
 
이 부회장에게 적용된 혐의는 뇌물 공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재산국외도피,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증) 5가지다.
 
이 부회장은 삼성이 승마 선수 육성을 명분으로 20158월 최씨가 세운 독일 회사인 코레스포츠(비덱스포츠의 전신)210억원 규모의 컨설팅 계약을 맺고 35억원가량을 송금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삼성은 최씨와 그의 조카 장시호(38·구속기소)씨가 세운 사단법인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도 162800만원을 후원 형식으로 제공했다또 최씨가 배후에 있는 미르·K스포츠재단에도 주요 대기업 중 최대인 204억원을 출연했다.
 
특검팀은 코레스포츠에 보낸 35억원에는 단순 뇌물 공여 혐의를, 재단·사단법인인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204억원과 동계센터 후원금 162800만원에는 제3자뇌물 공여 혐의를 각각 적용했다.
 
실제로 최씨가 지배한 코레스포츠와 동계센터, 박 대통령과 최씨가 설립과 운영에 깊숙이 관여한 미르·K스포츠재단에 넘어간 돈은 총 255여억원이다. 뇌물수수죄는 실제 돈이 건너가지 않아도 약속만으로도 성립해 특검팀은 삼성이 건네기로 한 430억원 전체에 뇌물 공여 및 제3자뇌물 공여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팀은 코레스포츠 지원금 35억원과 정유라(21)씨에게 제공된 명마 구입 대금 집행에는 특경법 횡령 혐의를 적용했다. 이번에는 최씨 지원을 위한 자금 집행을 정상적 컨설팅 계약 형태로 꾸민 행위가 재산국외도피와 범죄수익은닉처벌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보고 추가했다.
 
이 부회장 측은 최씨 일가 지원이 박 대통령의 사실상 강요에 따른 것이며 '피해자'라는 주장을 펴왔다. 이날 법원은 결과적으로 삼성의 최씨 일가 지원과 박 대통령의 삼성 경영권 승계 지원 사이에 대가성이 있다는 특검 측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그룹은 이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과 관련, 재판을 통해 진실을 규명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삼성은 이날 취재진에 문자메시지로 발송한 '이재용 부회장 구속에 대한 삼성의 입장' 자료에서 "앞으로 재판에서 진실이 밝혀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삼성 측은 영장 재청구 직후 "특검이 뇌물 사건이라는 기본 틀을 짜놓고 '이 부회장 구속'이라는 목표 아래 군사작전을 하듯 벌여온 게 이번 수사"라고 반발한 바 있다.
 
한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되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다음 수사 대상으로 거론되는 SK·롯데·CJ·포스코 등 다른 대기업도 잔뜩 긴장한 채 긴박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특검의 1차 수사 기한이 이달 28일로 끝나지만 기간이 연장될 경우 수사 범위가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 1위인 삼성그룹의 총수 이재용 부회장을 구속하는 데 성공한 특검이 수사 기간까지 연장하게 되면 다른 대기업에 대한 수사 강도는 이전과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특히 법원이 삼성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금 204억원까지 모두 뇌물로 간주했다면 다른 출연 기업도 수사의 칼날을 쉽게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한 기업은 총 53곳으로 출연금 규모는 774억원에 달한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기업은 SK, 롯데, CJ, 포스코 등이다. SKCJ는 각각 최태원 회장과 이재현 회장의 사면을 바라고 자금을 제공하거나 정부 시책에 적극적으로 협조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최 회장에 관해서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이 미리 사면 사실을 알려줬다고 검찰 수사 때 진술해 대가성 논란이 일었다.
 
SK그룹은 겉으로는 차분한 모습이지만 특검 수사가 최 회장에게까지 확대되면 올해 경영활동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 회장은 최근 올해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반도체 빅딜등을 성사시키며 공격 경영행보에 나서고 있다.
 
롯데그룹은 K스포츠재단에 70억원을 추가로 송금했다가 검찰의 압수수색 직전에 돌려받아 면세점 사업 등 현안에서 선처를 바라고 자금을 제공했던 게 아니냐는 의심을 샀다.
 
CJ도 이재현 회장이 지난해 8월 특별사면을 받은 정황과 관련해 대가성이 있었다고 보기 매우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인기기사
뉴스속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금융소비자뉴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여의도동, 삼도빌딩) , 1001호
  • 대표전화 : 02-761-5077
  • 팩스 : 02-761-5088
  • 명칭 : (주)금소뉴스
  • 등록번호 : 서울 아 01995
  • 등록일 : 2012-03-05
  • 발행일 : 2012-05-21
  • 발행인·편집인 : 정종석
  • 편집국장 : 백종국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윤정
  • 금융소비자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금융소비자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fc2023@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