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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은 보수와 진보진영의 싸움인가
대선은 보수와 진보진영의 싸움인가
  • 류동길
  • 승인 2017.02.06 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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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동길칼럼> “당신은 보수인가, 진보인가?”라는 질문을 받으면 어떤 답을 할 것인가. 흔히 현재의 여권 지지자를 보수, 야권 지지자를 진보라고 한다. 어느 쪽도 아니면 중도인가. 보수 진보 따질 것 없이 지역에 따라 투표성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는 건 다 아는 사실이다. 보수와 진보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도 누군가를 지지한다. 그런데 보수와 진보로 나누는 게 타당한가.

  바른정당은 ‘진짜 보수’를 지향한다고 했다.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은 “진보적인 보수주의자”라며 보수이면서도 진보도 아우르겠다고 하더니 대권의 꿈을 접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재명 성남 시장은 “내가 진짜 보수”라고 주장한 것은 엉뚱했다. 산토끼까지 잡겠다는 것인가. 보수의 핵심가치를 부정하면서 보수라고 하는 건 말 장난이다. 보수와 진보의 개념을 헷갈리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우리의 경우 보수는 우파, 진보는 좌파라고 부르는 게 마땅한데도 그렇게 하지 않아 개념에 혼란이 생긴다.

  보수는 낡은 것이고 진보는 새로운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본질을 보지 않고 허상을 보는 것에 불과하다. 보수의 핵심가치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다. 보수는 법과 질서를 지키고 변화를 수용하며 안정 속에 나누어 먹을 빵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진보는 평등을 앞세워 성장보다 분배를 중시, 빵을 나눠 먹으며 진보해가겠다는 것이다.

  새는 좌우 날개로 날듯이 건전한 보수와 진보가 경쟁하는 사회는 건강한 사회다. 그러나 날개가 일그러져 있으면 제대로 날 수 없다. 그동안 보수는 핵심가치를 지키기보다 수구로 생각하기에 알맞은 행태를 보였다. 비록 박근혜 정부가 실패한다고 해도 보수의 가치는 결코 폄훼될 수 없는 것이다. 진보는 어떤가. 사회가 진보해 갈 방향을 제시하지 못하고 과거 파헤치기에 빠졌고 평등을 내세운 포퓰리즘에 사로잡혀 득표 전략에 매달렸다. 때때로 반대를 위한 반대를 일삼았다. 가짜 진보의 행태였다. 평등을 자유보다 앞세우는 사회는 결국 평등도 달성하지 못했다는 건 역사적 사실이다.

  남북대치 상황에 있는 우리에게 안보보다 중요한 건 없다. 그런데 사드배치와 한·미동맹 등 안보·외교 문제에서 진보의 행보는 달라 많은 국민의 우려를 자아낸다. 인권과 평등을 주장하면서 북한 인권에는 침묵했다. 종북 또는 친북이라는 비난을 면치 못하는 이유다. 더욱이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역사를 긍정적으로 보지 않고 역사적 인물도 공과(功過)를 따지기보다 선악(善惡)으로 재단했다. 자기 나라 역사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는 게 진보일 수 없다.

  정치는 국민을 편안하게 먹고사는 문제풀이 게임이다. 서로의 정책이 다르면 국민의 선택을 받기 위해 경쟁을 하는 게 정상이다. 대선은 우리가 지켜나가야 할 국가의 모습을 선명하게 그리면서 경쟁하는 기회다. 그런데 안보와 성장을 통한 미래청사진을 말하는 대선주자가 보이지 않는다. 기업 때리기는 기본메뉴가 돼있다. 군복무기간 단축과 모병제, 국민에게 현찰 나눠주기 등 온갖 주장이 등장한다. 남미와 남유럽 여러 나라의 경제가 내리막길로 들어선 것은 성장보다 분배에 치중한 포퓰리즘 때문이었다. 1980년대 영국 보수당의 대처총리는 재정지출 삭감, 공기업 민영화, 규제완화, 경쟁촉진을 내세워 만성적인 영국병을 치유하고 이익집단의 반발을 리더십으로 극복했다. 지난해 영국 보수당이 총선에서 포퓰리즘과의 전쟁에서 이겨 과반의석을 차지한 것은 영국유권자가 멀리보고 고통분담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대선을 앞두고 정권교체·정치교체·세대교체·시대교체라는 온갖 용어가 등장한다. 어떤 주장을 해도 국민이 안전하게 먹고 살아갈 구체적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면 공허한 것이다. 중요한 건 과거가 아니라 우리가 살아갈 미래다. 국민은 고통을 분담할 각오를 하고 앞으로 달려 나가야 한다. 정치가 혼란스럽고 대선 후보들이 무슨 주장을 해도 국민이 정신 차려야할 이유다. 대선은 단순한 보수·진보의 진영싸움이어서는 안 된다. 국가발전과 국민의 삶을 챙기는 정책, 다시 말해 안보와 경제 챙기는 정책의 대결이어야 한다. 

 

#이 칼럼은 "(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의 '선사연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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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류동길 yoodk99@hanmail.net ) 
    숭실대 명예교수
    
남해포럼 공동대표
 
   (전)숭실대 경상대학장, 중소기업대학원장
 
   (전)한국경제학회부회장, 경제학교육위원회 위원장
 
   (전)지경부, 지역경제활성화포럼 위원장
    
 
  저  서
    경제는 정치인이 잠자는 밤에 성장한다, 숭실대학교출판부, 2012.02.01
    
경제는 마라톤이다, 한국경제신문사, 2003.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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