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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회장' 라응찬-김승유의 '전횡' 교훈
'왕회장' 라응찬-김승유의 '전횡' 교훈
  • 홍윤정 기자
  • 승인 2017.01.07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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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태 하나-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승계 프로그램

   김정태-한동우 회장
지난 이명박 정부 때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인사들이 KB·우리·하나·산은금융지주 회장 자리를 휩쓸었다. 이른바 금융계 '4대 천왕'이다. 이 가운데 3명은 고려대 동문이었다.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과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 강만수 산은금융 회장, 어윤대 KB금융 회장이 그들이다.

이에 앞서 고() 이원조 의원은 제56공화국 시절 금융계의 황태자혹은 황제로 불렸다. 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과 경북고등학교 32회 동기동창인 그는 지난 1956년 제일은행에 입행, 상무이사까지 지내고 1980년 전 전() 대통령의 경제비서관으로 발탁된다.이어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 자문위원, 은행감독원장과 1314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당시 정치군인들의 사조직이던 하나회5공 정권의 비자금, 노 전 대통령 대선자금 등의 주역이었고, 13년 동안 금융계 인사를 한손에 쥐고 주물렀던 막강한 실세였다. ‘금융황제란 말은 그에게서 처음 비롯됐다고 할 수 있다.
 
금융계에서도 장기집권은 어렵다. 다만 두 사람의 예외가 있다. 바로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과 김승유 하나금융지주 회장이다.
 
라 전 회장은 지난 19912월 처음 신한은행장이 되어 3연임하며 9년 임기를 꼬박 채웠고, 다시 부회장과 회장을 거쳐 신한금융 회장으로 10년을 재임했다. 신한금융 내분사태로 퇴진할 때까지, CEO로만 정확히 20년이다. 김승유 회장도 마찬가지다. 그는 19972월 하나은행장에 올라, 15년동안 CEO로 재직했다. 이들은 원조 금융황제였던 이원조씨보다 더 오래 군림한 금융황제였다. 그리고 자기 은행 안에서는 왕회장으로 막강한 전권을 행사했다.
 
결국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이 양쪽 모두 왕회장의 전횡에 휘둘린 적이 있다는 얘기다. 최근 들어 하나-신한금융지주가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확실하게 구축하는 작업을 한다는 소식이 들린다. 이는 과거 '왕회장'에게 휘둘리던 체계를 바꿔 시스템에 의한 경영을 하게 된다는 점에서 다행한 일이다.
 
신한금융은 한동우 회장의 취임 직후인 2011CEO 승계프로그램을 마련했다. 2010년 라응찬 전 회장과 신상훈 전 사장의 경영권 다툼인 신한사태’라는 홍역을 치른 영향이다. 하나금융도 2012년 경영평가 승계프로그램을 확립해 김정태 회장을 선임했다. 그 전에 김승유 전 회장이 장기집권을 하면서 실질적 승계프로그램을 두지 않았다.
 
금융황제의 힘은 세월이 가면 빛이 바래는 법이다. 진짜 황제가 아니어서 권력의 향배에 좌우되고 만다. 역대 정권마다 금융계 황제니 4대 천왕이나 하는 말들이 나올 때마다 씁쓸할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신용을 먹고사는 금융권에서 믿음과 신뢰 대신 정치적 외풍과 인사줄대기가 판을 치는 탓이다.
 
하지만 그 누구도 흐르는 세월의 벽을 넘기는 힘들다. '10년 가는 권세 없고, 열흘 붉은 꽃 없다(權不十年, 花無十日紅)'고 하지 않았던가. 동서고금에서 부귀영화는 오래 지속되지 못함을 우리는 알고 있다. 틈만 나면 장기집권과 CEO 리스크를 막겠다던 금융당국 수장들의 공언도 공수표가 되곤 한다. 사실 관치(官治)보다 더 나쁜 것은 인치(人治)가 아닐까.
 
지금 대통령 탄핵정국으로 정국이 격랑 속에 빠졌지만 박근혜 정부에서 금융계는 '서금회'가 판을 쳐왔다. 서금회는 서강금융인회의 줄임말로 서강대를 졸업한 금융인 모임이다. 박근혜 대통령과 대학 동문이다. 정권이건 금융권력이든 때가 되면 바뀐다.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착각을 버리고 명예롭게 물러날 준비를 하지 않으면, 누구나 마지막은 비참해지게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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