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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의 '이상한' 금통위 운영
한은의 '이상한' 금통위 운영
  • 홍윤정 기자
  • 승인 2016.11.30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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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정하는 회의를 내년부터 연 8회로 줄여?

 
금융통화위원회(약칭 금통위)는 우리나라 중앙은행인 한국은행의 정책결정기구이다. 한은 총재, 부총재, 기획재정부장관 추천인, 한국은행 총재 추천인, 금융위원회 위원장 추천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추천인, 전국은행연합회 회장 추천인 등 7인으로 구성한다. 한은 총재가 금통위 의장이다.

금통위는 한국은행권 발행, 최저지급준비율, 재할인율, 공개시장 운영, 통화안정증권 발행, 지급결제제도 운영 등에 관해 심의, 의결하며 한국은행 정관변경, 조직 및 기구, 예산 및 결산 등 한은의 운영에 관한 사항도 심의, 의결한다. 그리고 기준금리 결정은 대단히 중요한 금통위의 기능이자 권한이다.
 
최근 금리불안 속에서 열린 지난 11일 금통위 의사록은 시장의 관심사였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승리한 직후인 회의였기 때문이다. 29일 한은 홈페이지에 공개된 당시 금통위는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금리를 연 1.25%에서 동결했다. 만장일치였다.
 
지난 5월 신임 금융통화위원(이일형·조동철·고승범·신인석) 합류 이후 줄곧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결정했던 한국은행 금통위 내부에 변화가 감지된다. 추가 금리조정을 통해 성장하방 압력에 대응하자는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와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가계부채 급증세를 우려하는 매파(금융안정 선호) 성향의 의견이 대립하는 양상이다.
 
그렇다면 향후 기준금리 결정 과정에서 소수의견이 제기될 지도 관심을 모은다. 일부 금통위원들은 향후 통화정책 방향성에 대해 서로 다른 의견을 나타냈다. 이야 말로 트럼프 난상토론이었다. 미국 대통령 선거 직후 열린 이번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의 핵심 키워드는 트럼프였다.한은 금통위원들도, 간부들도 미처 예상치 못 한 사건이었다. 이들은 부쩍 높아진 불확실성 앞에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를 쏟아냈다.
 
미국의 잇단 정책금리 인상이 전망됨에도 불구하고 통화정책의 완화적 기조를 더 강화해야 한다는 일부 금통위원들의 주장도 나와 눈길을 끌었다. 그만큼 우리 경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의미다.최근 최순실 국정농단사태에 따른 경제 악영향을 걱정한 금통위원도 있었다. 한 금통위원은 최근 우리나라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급증하고 있어 향후 경제흐름을 예단하기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다고 밝혔다.
 
필자는 이달 금통위에서 난상토론이 있었다는 점을 다행스럽게 여긴다. 과거 금통위는 꿀먹은 벙어리처럼 흔들어도 소리가 나지 않는 용각산금통위란 말이 많았다. 금통위원들이 만장일치 속에 소신과 색깔을 숨겨온 지 오래이었다. 아주 만족스러울 정도로 토론이 활성화한 것은 아니지만 저성장과 금융 불안, 가계부채 등 이슈가 넘쳐나는데도 이 정도라도 논쟁이나 시장소통은 한 것은 다행이라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한은이 최근 기준금리 결정회의 횟수를 줄이기로 했다고 밝힌 것은 유감이다. 분기별 경제전망과 통화정책 방향의 연계성,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를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회의 일정 등을 감안했다는 설명이다한은은 시급한 정책 대응이 필요할 경우 임시회의를 열 수 있어 문제 될 게 없다고 밝혔다. 현재 한은은 금통위 회의를 매월 둘째 주와 넷째 주 목요일 오전 9시에 각각 개최하고 있다. 둘째 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넷째 주 회의에서 공개 시장조작 등의 안건을 다룬다.
 
하지만 글로벌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기준금리 결정회의를 줄이면 한은의 기민한 대처가 어려워지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 한은 금통위는 최근 몇 달 동안 불확실성 탓에 매파(통화긴축 선호)도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도 아닌 중립적 기조를 보였다. 최근 정책당국 내부는 물론 금융시장 내에서도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해지고 있다. 이럴 때 일수록 금통위 안에서 서로 상반된 의견이 나오고 이를 조화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소통이고 국민의 경제생활과 직결된 금통위의 임무일 것이다. 금통위 토론의 활성화를 위해서도 기준금리 결정회의를 현재처럼 유지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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