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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가계대출 ‘풍선효과’
심각한 가계대출 ‘풍선효과’
  • 최영희 기자
  • 승인 2016.11.27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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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들,제2 금융권 누르니 대부업체로 발길 돌려

 
풍선효과(Balloon Effect)란 어떤 현상을 억제하자 다른 현상이 불거져 나오는 현상을 말한다. ‘한 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부풀어 오른는풍선의 형상을 빗댄 것이다. 최근 정부가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해 재건축 아파트 규제를 강화하자 수요가 일반아파트로 몰려 집값이 오르는 현상이 바로 풍선효과다.

정부의 가계부채 옥죄기가 연쇄 풍선효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 2월 은행권 대출심사를 강화하자 저축은행상호금융 등 2금융권 대출이 급증한데 이어 최근 상호금융 등 2금융권 대출 심사 규제가 시작되면서 대출수요가 대부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풍선효과가 이어져 불법사금융 시장도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업권이 내려갈수록 금리는 더 높아져 저신용서민들의 가계부채 부실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2(지방은 5) 정부가 은행권에 처음부터 나눠갚는여신심사 가이드라인를 도입한 뒤 규제에 막힌 대출수요가 저축은행상호금융으로 몰리면서 2금융권가계부채가 급증했다. 이후 8.25 가계부채 대책의 일환으로 지난 10월 말부터 상호금융 대출심사가 강화되자 또 다시 대출수요가 대부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3분기에 급증한 가계부채는 2금융권에서 비롯됐다. 3분기 비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2777000억원으로 전기 대비 111000억원이나 증가했다. 역대 증가폭 중 최대치다.
 
문제는 풍선효과가 불법 사금융시장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대부금융협회가 지난 920일부터 1016일까지 성인 5023명을 대상으로 불법 사금융 이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올해 이용자가 지난해 대비 30%가량 늘어났다. 이용금액(1인당)5608만원으로 지난해(3209만원)보다 75%급증했다. 설문조사를 토대로 추정된 시장규모(추정)도 약 24조원으로 지난해(11조원) 보다 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의 시행으로 은행권의 대출심사 문턱이 높아지면서 이에 충족하지 못한 가계들이 비은행권 대출, 신용대출 등 규제를 벗어난 여타 대출로 옮겨가는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그동안 이자만 내며 대출을 이용해온 가계도 만기가 되면 원금 상환이 아니라 다른 대출로 갈아타기를 선택한 탓이다.
 
전통적으로 저축은행의 주요 고객은 가계보다 지역의 자영업자나 중소기업이다. 그럼에도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비중이 빠르게 증가하는 것은 경기 침체로 기업은 상대적으로 돈을 쓰지 않는 반면 가계는 생활비를 충당하는 대출 수요 등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금융권 대출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이들은 주로 저신용자나 저소득층이라는 점에서 대출 부실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최근 시중금리가 올라가고 있어 이들의 상환 능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금융당국은 풍선효과라는 말을 이제 다시 한 번 생각해 봐야 한다. 그 안에 가득 찬 빚은 그대로 두고 누르면 다른 쪽으로 튀어나오고 전체 양이 줄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금융위와 금감원도 왔다 갔다 하며 '갈지(之)'자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 3분기에는 가계부채 질적으로 좋아졌다고 발표했다가 또 심각하다며 말이 자주 바뀌고 있다. 가계부채 대책을 제대로 실행하고 있는지 금융당국이 먼저 자성을 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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