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3-29 19:05 (금)
은행들, 빚살림 서민 외면 '돈벌이' 혈안
은행들, 빚살림 서민 외면 '돈벌이' 혈안
  • 홍윤정 기자
  • 승인 2016.10.24 01:09
  • 댓글 0
  • 트위터
  • 페이스북
  • 카카오스토리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은 기준금리 내려도 가산금리 더 붙여.. 은행만 배불리고 감독 '全無'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로 떨어져 영업 환경이 나빠졌는데도 은행들의 실적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경제원리로만 본다면 '이율배반'이다. 이는 은행들이 수신 금리를 대폭 내리고, 대출 금리는 찔끔 내려 '이자 장사'로 재미를 보는 가운데 시중은행들은 또 기준금리가 내린 만큼 가산금리를 더 붙여 대출금리를 높이고 있는 까닭이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준금리 인하 이후 예·적금 등 수신금리는 줄줄이 하락했고 수시입출식 예금은 금리가 0%대에 근접했다. 하지만 대출금리만 나홀로 상승하고 있다.
 
은행연합회 공시자료를 보면 KB국민·신한·KEB하나·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의 지난 6월 분할상환식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연 2.66~2.82% 수준이었다. 한국은행은 지난 6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기준금리는 역대 최저치인 연 1.25%가 됐다. 하지만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기준금리 인하 이후 오히려 역주행하면서 석 달 뒤인 9월엔 연 2.77~3.17%로 상승했다.
 
이는 은행들이 대출 시 임의로 붙이는 가산금리를 올렸기 때문이다. 가산금리 산정은 은행들의 재량으로 결정되는데, 은행들은 영업 비밀이라는 이유로 가산금리 산정 방식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결과적으로 가정과 기업들은 눈덩이처럼 불어난 빚에 눌려 신음하고, 경제는 잘 돌아가지 않는데 은행들만 호황을 누리는 있다는 분석이다.
 
3분기에 신한지주, KB금융지주, 우리은행이 거둔 당기순이익은 16279억 원이라고 한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20% 이상 급증했다. 신한지주는 779억 원의 순이익을 올렸는데 3분기 순이익이 7천억 원을 돌파한 건 2011년 이후 5년 만이다. KB금융지주는 당기순이익이 5644억 원에 달했고, 올해 들어 각 분기 순이익이 모두 5천억 원을 돌파했다. 우리은행도 3556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냈고, 올해 들어 3분기까지 누적으로는 1159억 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은행 등 5대 대형은행의 이자이익은 상반기에만 113517억 원이었다. 한국은행은 가계부채 증가 우려를 무릅쓰고 조금이라도 경기를 자극하기 위해 지난 6월 기준금리를 1.25%로 내렸다. 금리가 낮을수록 은행들이 수익을 낼 여지는 줄어든다.
 
그런데 은행들은 이후 수신 금리는 재빨리 대폭 내리고, 대출 금리는 천천히 소폭 내리는 방법으로 예대마진에 의한 수익을 증대시켰다. 대출 금리는 주택담보대출의 위험이 증가했다며 가산금리를 올리는 방법으로 인하 폭을 좁혔다.
 
가산금리는 대출 금리를 정할 때 기준금리에 덧붙이는 위험 가중 금리다. 최근 은행연합회 공시 자료를 보면 한국은행은 지난 2년 동안 기준금리를 1.25%포인트 내렸는데 은행들은 가산금리 비중을 최대 10배 높여 대출 금리 하락 폭을 줄였다.
 
여기에 13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를 관리하기 위해 최근 정부가 대출 억제에 나서면서 집단대출 등의 금리가 오름세로 돌아서 서민 부담만 더 커지고 있다. 우리은행(3.1%)·씨티은행(3.0%) 등 일부 시중은행의 분할상환식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지난 달 이미 연 3%를 넘어섰다.
 
조남희 금융소비자원 대표는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활용해 이익을 방어하고 있다”며 “당국은 은행들이 금리나 수수료 구조에서 합리적이고 공평하게 개인과 기업을 상대로 영업했는지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금융전문가는 은행들이 선진 경영이나 영업으로 수익을 확대했다면 칭찬받아 마땅하지만 소비자를 쥐어짜는 예대마진으로 수입을 올렸다는 것은 기형적인 현상"이라며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려도 일선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따라 내리지 않으면 금리 인하의 경기부양 효과는 반감될 수 밖에 없다고 금융당국의 감독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인기기사
뉴스속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제호 : 금융소비자뉴스
  •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58 (여의도동, 삼도빌딩) , 1001호
  • 대표전화 : 02-761-5077
  • 팩스 : 02-761-5088
  • 명칭 : (주)금소뉴스
  • 등록번호 : 서울 아 01995
  • 등록일 : 2012-03-05
  • 발행일 : 2012-05-21
  • 발행인·편집인 : 정종석
  • 편집국장 : 백종국
  • 청소년보호책임자 : 홍윤정
  • 금융소비자뉴스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금융소비자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newsfc2023@daum.net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