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표 밀가루로 유명한 대한제분이 오너 개인회사 ‘디앤비컴퍼니’에 수백억원대 일감을 몰아주며 오너일가의 부를 축적시켜준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19일 한 매체에 따르면 대한제분은 디앤비컴퍼니를 수년간 지원하며 매출을 올려준 의혹을 받고 있다.
해당 매체에 따르면 디앤비컴퍼니는 창업주 이종각 회장으로부터 지난해 대한제분 주식을 현물출자받으며 지배구조의 최상위로 올라선 회사로, 이종각 회장의 자녀와 이 회장 등 특수관계인들이 96.3%의 지분을 갖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디앤비컴퍼니는 파스타와 와인냉장고를 수입 판매하고 밀가루 조제품 수출을 주요 사업으로 하는 회사다.이 회사는 매출의 60~90% 가량을 대한제분 등 계열사와의 내부거래로 채워왔다. 디앤비컴퍼니가 수입해온 파스타를 대한제분이 구매해 매출을 올려주고, 이를 대한제분이 판매하는 형태다.
자산총액 5조원 이상 대기업의 경우 오너일가 지분이 20% 이상인 비상장 계열사(상장사는 30%)의 내부거래 금액이 12% 이상인 경우 '일감 몰아주기'로 규제를 받는다.
대기업이었다면 공정거래위원회 등으로부터 규제를 받아야 하지만 대한제분 등 중견기업은 규제의 '사각지대'에 있다는 이유로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고 있다.
디앤비컴퍼니는 지난해 5월 이종각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대한제분 주식 32만721주 전량을 현물출자 받았다. 그 대가로 자사의 보통주 332만391주를 신주 발행했다. 디앤비컴퍼니는 이로써 기존 지분 8.73%에 더해 27.71%의 대한지분 지분을 갖게 됐다.
이를 통해 2014년 말 자산규모 290억원 규모였던 디앤비컴퍼니는 연결기준 자산 8797억원 상당인 대한제분의 최대주주(지분 27.71%)가 돼 그룹 지배구조의 최정상에 오르게 됐다.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이종각 회장이 대한제분 지분을 직접 2세에게 물려주지 않고 2세가 지분을 가진 디앤비컴퍼니에 넘긴 것을 놓고 세금을 덜 내기 위해 꼼수를 부린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