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00억원 상당 상환 못할 듯..1만2000여명 중 수천명 투자금 못받아
한 다단계 업체가 천문학적 거액인 1조960억원을 끌어모았다. 이 업체는 외국환 선물 투자를 통해 매달 1~10%의 수익을 내고 원금도 보장한다고 피해자들을 속였다. 이들의 말에 속아 넘어간 피해자는 무려 1만2000여명에 이른다. 투자자들은 1인당 적게는 1000만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에 이르는 돈을 내놓고 패닉 상태에 빠졌다.터무니없는 큰 수익이 지급되는 부분에 대해서는 현혹이 안 되도록 각별한 주의가 요망된다.
26일 검찰 등에 따르면 김모(46) IDS홀딩스 대표는 지난 2011년 11월부터 지난달까지 FX마진(해외통화선물) 거래 등으로 고수익을 낼 수 있다고 속여 투자자들을 끌어모았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보도내용에 따르면 그는 서울 여의도의 고급 건물에 본사를 두고 전국 18개 지점을 운영했다. 홍콩과 미국에 해외 법인을 세우고 국내 한 증권사도 인수했다. 투자자를 데려오면 수수료를 더 받는 식으로 최대 10단계까지 다단계식 투자가 이루어졌다. 그러던 중 김 대표는 지난해 9월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의규제에관한법률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투자자들은 김 대표의 선처를 요구하며 법원에 수천장의 탄원서를 냈다. 그 사이 김 대표는 반성은커녕 더 많은 투자자들을 끌어모았다. 피해액은 눈덩어리처럼 커졌다.사기를 당하고 있으면서도 투자자들이 오히려 탄원서를 내는 등 김 대표 편에 선 것은 그가 잘못될 경우 투자금을 못 받을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또 현재까지 약속한 돈 4843억원을 피해자들이 받은 것도 한몫했다.
정작 문제는 투자자들이 받은 돈은 모두 이른바 '돌려막기' 수법으로 지급된 점이다. 화려해 보였던 고수익 사업의 수익금은 사실상 '0원'이었다. 사업 시작 이래 수익금이 난 적이 없었다. 해외 딜러 확보가 안돼 사업 추진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었고 최근 추진한다고 공언한 셰일가스 사업도 유가 불안정으로 사업 전망이 불투명했다.
투자 당시 수많은 딜러가 접속해 거래하는 모습을 보여준 프로그램도 가짜였다. 프로그래머 출신인 김 대표가 직접 만들어 투자자들을 현혹시킨 것이었다.그러나 수년간 이어온 김 대표의 돌려막기도 한계에 다다랐다. 사무실 금고엔 현금 209억원이, 김 대표 통장엔 681억원만이 남았다. 매달 나가야할 돈이 400억원이었기 때문에 앞으로 두달 정도밖에 버티지 못했다.
김 대표가 투자금 상환 압박을 받기 시작할 무렵인 지난달, 대법원은 김 대표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형을 확정 판결했다. 이후 검찰은 압수수색 등을 진행하고 김 대표를 체포했다. 검찰은 앞으로 김 대표가 투자자들에게 돌려줘야할 돈이 6700억원 상당에 이른다고 보고 있다. 실질적인 피해자 규모는 수천명으로 예상된다.
저작권자 © 금융소비자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