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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갈등과 혼란, 어디로 가자는 건가
사드 갈등과 혼란, 어디로 가자는 건가
  • 류동길
  • 승인 2016.07.26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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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동길칼럼> “나라가 나라가 아닙니다.”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 이율곡의 상소문에서 보는 것처럼 조선은 나라가 아니었다. “비록 명나라 군이 있다 해도 그 명군이 우리를 어찌 구할 수 있겠나이까.” 임진왜란을 겪으면서 류성룡이 쓴 상소문이다. 북한의 핵공격을 방어하려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체계 배치를 반대하고 있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국방과 안보를 남의 일처럼 여기고 스스로 나라를 지키겠다고 하지 않는다면 비록 미군이 있다 해도 나라를 지켜낼 수 있을까.

  
사드 설명하러 성주군에 간 국무총리가 6시간 반 동안 '사실상 감금‘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참담한 일이다. 그동안 사드배치 여부에 대해 가졌던 애매한 태도와 사드배치의 불가피성을 국민에게 설명하는 노력을 게을리 한 정부 탓이 크다.

  
사드 반대진영은 중국의 반대로 통상보복이 우려된다거나, 군사력 증강은 한반도 평화유지에 도움이 안 된다는 논리를 편다. 전자파가 인체와 농산물에 치명적이라는 괴담도 퍼뜨린다. 하지만 가장 큰 걸림돌은 정치권이다.

  
정치인들은 반대여론에 편승해 지역주의를 부추기며 갈등조정은커녕 오히려 조장했다. 신공항 유치에 매달리던 대구·경북 지역 대다수 국회의원과 정치인들의 작태를 보라. 그들은 국가안보보다 자기 표 다지기가 더 중요한 사람들임을 스스로 증명했다. 야당도 국민투표, 국회동의, 재검토를 말하는가 하면 때로는 애매한 태도를 취하고 갈등과 분열을 이용하거나 편승하고 있다. 국가안보 문제가 정치쟁점화 되는 건 망국적 행태다.

  
사드배치는 한반도 평화유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그렇다면 무엇이 도움이 되는가. 북한은 4차 핵실험을 거쳐 각종 미사일을 쐈고 사드배치 결정 후에는 부산 울산 등을 겨냥한 탄도미사일 타격지점을 명시한 사진을 공개, 우리를 위협하며 남남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그런데도 "핵개발은 북한 스스로 포기해야 하며 북한의 핵을 저지하기 위한 사드 배치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는 천주교주교회의는 북한이 스스로 핵을 포기한다고 믿는다는 것인가. 북의 위협에 방어조차 하지 말고 평화를 외치면 평화가 유지될까.

  
중국은 북한의 핵개발을 사실상 방조하다가 핵공격을 막을 사드배치에 반대하는 건 본말을 망각한 행태다. 한반도 전역을 탐지하는 초대형 레이더를 운용하고 있는 중국은 우리가 반대하면 레이더기지를 이전할 것인가. 우리가 중국의 결재를 받아 안보를 하는 나라라면 나라가 아니다. 과거 마늘분쟁과 이번의 안보문제는 차원이 다르다. 북한의 핵 위험이 사라지면 사드를 유지할 까닭이 없다. 중국에 들려줄 명확한 메시지는 바로 이것이다.

  
“사드 배치하면 전쟁이 나거나 총알받이 신세가 된다”는 괴담은 ‘전쟁이냐, 평화냐'라는 논리를 펴오던 일부 친북성향 세력들이 자주 쓰던 말과 같다. 사드전자파는 인체와 농작물에 치명적이라는 괴담은 미국산 소고기 먹으면 ‘뇌송송 구멍탁’이라던 광우병 괴담과 닮아도 너무 닮았다. 사드보다 센 그린파인 전자파 실험과 괌 사드기지 전자파 측정에서 사드 전자파 무해(無害)를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 레이더의 전자파는 휴대전화보다 영향이 적다는 건 과학이다. 전자파 괴담은 근거 없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는데도, 사실이야 어떻든 이제는 사드반대 그 자체가 목적이 돼있다. 괴담을 퍼뜨리며 국책사업 현장마다 몰려다니는 직업적 전문 시위꾼을 엄단하는 건 정부의 몫이다.

  
우리는 지금 사실상의 전쟁상태에 있다. 세상 어디에 군사시설이나 군사작전을 주민의 동의를 받고 하는 나라가 있는가. 전쟁을 하자는 게 아니라 전쟁을 막자는 시설도 못하게 하는 나라가 있는가. 우리는 지금 북한이 노리는 남남갈등을 우리 스스로 연출하고 있다. 중국의 통상보복 이야기를 우리가 먼저 꺼내고 있다. 과학보다 괴담을 믿고 행동한다.
 

  
연작처당(燕雀處堂)은 지붕이 불타고 있는 줄도 모르고 처마 밑에서 재잘거리는 제비와 참새를 뜻한다. 북의 핵과 미사일 공격 위협이 가시화돼있는데도 먼 나라 이야기로 치부하는 우리의 상황을 이처럼 적절히 비유하는 말이 어디 있을까. 안보 다지기는 아무리 철저해도 지나침은 없다. 국민의 각오가 새로워야한다. 특히 정치권부터!

#이 칼럼은 "(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의 '선사연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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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소개
 
   류동길 yoodk99@hanmail.net ) 
    숭실대 명예교수
    
남해포럼 공동대표
 
   (전)숭실대 경상대학장, 중소기업대학원장
 
   (전)한국경제학회부회장, 경제학교육위원회 위원장
 
   (전)지경부, 지역경제활성화포럼 위원장
    
 
  저  서
    경제는 정치인이 잠자는 밤에 성장한다, 숭실대학교출판부, 2012.02.01
    
경제는 마라톤이다, 한국경제신문사, 2003.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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