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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정수 오히려 줄여야 한다
국회의원 정수 오히려 줄여야 한다
  • 류동길
  • 승인 2015.08.06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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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동길칼럼>내년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 정수를 늘리자는 주장이 나왔다.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가 국회의석을 현행 300석(지역구 246+비례대표 54)에서 369석(246+123)으로, 이종걸 원내대표는 최대 390석(260+130)으로 늘리자는 제안을 한 것이다. 여당인 새누리당이 반대의 뜻을 보이고 있으니 성사될 것 같지는 않지만 이런 문제가 제기된 것 자체가 국민으로서는 불쾌하다.

  19대 국회의석이 299에서 300으로 1석 늘어난 것은 세종시 선거구 신설 때문이었다. 지역구 1석을 줄일 수 없었기 때문에 예외적으로 1석을 인정한 것이다. 299석과 300석은 단순히 1석 차이가 아니다. 200대와 300대라는 숫자가 주는 느낌은 사뭇 다르다. 선거구를 조정하면서도 그동안 299석을 지켰다. 300석을 넘지 않아야한다는 암묵적 합의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중앙선관위가 국회에 제출한 정치관계법 개정안에 따르면 국회의원 정수를 300으로 유지하되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원의 비율을 2:1로 맞추자는 것이 핵심이었다. 그런데 지역구는 그대로 두거나 늘리고 비례대표 의원수도 늘려 그 비율을 맞추려는 것이다. 기득권을 지키거나 확대하려는 꼼수나 다름없다. 기득권을 지키려고 하는 일에는 여야가 따로 없다. 기득권을 지키고 국회의원 수를 늘리지 않으려면 차라리 비례대표를 없애는 게 옳다. 그런데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자는 새로운 이야기도 나온다.

  비례대표제는 직능단체대표나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뽑아 전문성과 다양성을 대표한다는 게 원래의 취지였다. 그러나 돈 공천 또는 자기 진영 사람 심기라는 등 말이 많은 걸 보면 그 취지는 크게 실종됐다. 전문성이 필요하면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거나 국회전문위원의 도움을 받으면 된다. 비례대표제를 유지하지 않아도 아무 문제가 없는 것이다. 국회의원 1명이 7명의 보좌진과 인턴 2명까지 채용할 수 있는데 그들을 어디에 활용하고 있는가.

  국회의원 숫자가 부족해서 나랏일이 잘 안 된다고 생각하는 국민은 국회의원을 빼고는 없다. 많을수록 좋은 건 청년 일자리지 국회의원이 아니다. 국회의원 몇 명이면 적정한가를 재는 기준은 없다. 나라마다 사정은 다르다. 우리 국민의 절대다수는 국회의석을 늘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의석수를 줄이자는 의견이 절대 다수다. 국회의원들의 행태에 얼마나 실망했으면 국회해산 이야기도 나오겠는가.

  비판여론 때문인지 의원 정수가 늘어도 “국회 총예산은 현행 300명이 받아 온 규모를 유지하자“거나 “세비를 절반으로 줄이자”고 한다. 세비 줄인다는 말장난을 믿으라고? 말과 행동이 어떻게 바뀔지 누가 아는가. 언젠가 국회의원들이 특권을 내려놓고 세비삭감도 하겠다고 했지만 그렇게 했다는 소리는 듣지 못했다.

  선거가 민주주의 꽃이라지만 우리의 경우 경제엔 독이다. 경제에 부담 주는 사탕발림공약과 퍼주기 공약은 모두 선거과정에서 나왔다. 경제는 선거가 없거나 정치인이 잠자는 밤에 성장한다는 말이 무슨 뜻이겠는가. 국회의원들은 민주주의를 외치면서도 특권의식 때문인지 그들이 만든 법을 예사로 어긴다. 간단한 예로 국회의원이 폴리스라인을 어기는 걸 보라. 그러니 데모꾼들도 그렇게 하고 경찰과 의경을 폭행한다.

  정치판에는 과거 자신의 정치행위나 관여했던 정치상황에 대하여 털끝만한 책임의식을 갖지 않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선거 때면 좋은 사람 뽑자고 하지만 출마한 사람들이 거의 그렇고 그렇다면 달리 방법이 없다. 뽑아놓고 후회한 적이 어디 한 두 번인가. 국회의석 증가를 반대하는 건 돈 때문만은 아니다. 국회가 국가적 장애물이라는 비판도 있지 않는가. 우선 숫자라도 줄이는 게 그래도 낫겠다는 게 대다수 국민의 생각이다. 
  

 

#이 칼럼은 "(사)선진사회만들기연대의 '선사연칼럼'을 전재한 것입니다." 

외부 칼럼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자소개

    류동길 yoodk99@hanmail.net ) 
    숭실대 명예교수
    남해포럼 공동대표
    (전)숭실대 경상대학장, 중소기업대학원장
    (전)한국경제학회부회장, 경제학교육위원회 위원장
    (전)지경부, 지역경제활성화포럼 위원장
    
 
  저  서
    경제는 정치인이 잠자는 밤에 성장한다, 숭실대학교출판부, 2012.02.01
    
경제는 마라톤이다, 한국경제신문사, 2003.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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