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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범 사장과 '노블레스 오블리주'
조현범 사장과 '노블레스 오블리주'
  • 강민성 기자
  • 승인 2015.03.23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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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의혹서 벗어나려면 스스로 수사받고 적극 해명 나서야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는 사회 고위층 인사에게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를 뜻한다.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이다. 초기 로마시대에 왕과 귀족들이 보여 준 투철한 도덕의식과 솔선수범하는 공공 정신에서 비롯됐다. 초기 로마 사회에서는 사회 고위층의 공공봉사와 기부·헌납 등의 전통이 강했다. 이러한 행위는 의무인 동시에 명예로 인식되면서 자발적이고 경쟁적으로 이뤄졌다.

특히 귀족 등의 고위층이 전쟁에 참여하는 전통은 더욱 확고했다. 로마 건국 이후 500년 동안 원로원에서 귀족이 차지하는 비중이 15분의 1로 급격히 줄어든 것도 계속되는 전투 속에서 귀족들이 많이 희생한 탓이라고 한다. 이러한 귀족층의 솔선수범과 희생에 힘입어 로마는 고대 세계의 맹주로 자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제정(帝政)이후 권력이 개인에게 집중되고 도덕적으로 해이해지면서 발전의 역동성이 급속히 쇠퇴하고 말았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사위인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이 자원외교를 재료로 주가조작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조 사장은 엔디코프 등 3개 회사의 주식에 투자했다. 그런데 하나 같이 '조 사장 투자자원개발 사업목적 추가주가 급등'이라는 패턴을 보인 탓이다새정치민주연합의 홍익표 의원은 최근 이 전 대통령의 사위인 조현범 사장이 과거 해외 자원 개발 사업과 관련해서 내부 정보를 활용, 막대한 시세차익을 노렸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홍 의원은 국회의 해외 자원 개발 국정조사 특위에서 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이 2007년부터 해외의 자원 개발 사업에 나선 엔티코프와 코디너스 그리고 동일청강등에 50억정도를 투자하고 이러한 주가가 최고 1,747%까지 뛰어넘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2008년에는 증권선물위원회가 조현범 사장을 미공개 정보를 이용,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로써 고발했지만 검찰에서는 무혐의 처리를 했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조현범 일가의 자원개발 종목에 대한 주식 투자를 금감원에 조사를 의뢰하거나 검찰에 수사를 의뢰해야 한다"고 밝혔다. 검찰이 지난 2009년 조 사장을 조사하면서, 2007년 엔디코프의 주식 매입과 관련해 "투자자문사의 간접투자로 혐의가 없다"라고 했다. 하지만, 당시 투자자문사는 조 사장이 몸담고 있는 한국타이어의 계열사였다. 또 검찰 조사 결과 당시 김영집 엔디코프 대표가 조 사장과 친분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난 점도 여전히 의혹의 단초가 되고 있다. 엔디코프는 지난 2007126일 국내외 에너지 자원 개발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조현범 사장은 이 시기를 전후해 4, 나머지 일가가 3억 등 총 7억 어치의 주식을 자신의 자회사인 FWS투자자문사를 통해 매입했다.
 
 
문제는 엔디코프 사업 목적을 추가하자 주가가 두달도 안돼 6,750원에서 21,750원으로 322% 폭등했다는 점이다. 이후 1년 정도 지난 2008328일 엔디코프가 한국전력공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카자흐스탄 남부에 위치한 우라늄 광산의 주식 매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주가는 크게 요동쳤다. 홍 의원은 "엔디코프는 한전과의 컨소시엄 보도자료를 내기 한달 전인 2135,190원에서, 보도자료가 나간 날 17,550원으로 무려 338%나 급등했다""관련 자료를 한전에 요구해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전혀 자료를 주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코디너스 역시 2007912일 국내외 자원개발, 광산개발, 유전개발을 사업 목적에 넣었다. 이보다 한달 앞선 8월초 조 사장은 유상증자에 참여해 회사 지분 5.7%(40억원)를 사들였다. 이 과정에서 불과 20여일만에 주가는 9,600원에서 2300원으로 211% 급등했다. 또 동일철강이 같은 해 919일 국내외 자원개발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하기 한달 전 조 사장은 유상증자를 통해 10억원을 투자했다. 이 회사 주식은 30여일만에 92,600원에서 1618,000원으로 무려 1,747%나 폭등하는 기록을 남겼다.
 
혐의가 있으면 조사를 받아야 하고, 죄가 있으면 벌을 받아야 한다. 앞으로 정식으로 수사가 시작된다면 조현범 일가의 엔디코프 지분 매도 시기는 언제인지, 한국타이어 자회사인 FSW투자자문사가 엔디코프에 얼마나 어떻게 투자 했는지 밝혀질 것이다. 만약 정상적인 투자가 아닌, 주식시장을 교란해 이들이 이득을 챙겼다면 이는 곧 개미투자자들의 피눈물일 것이다. 속단을 하기는 어렵지만 사정당국은 의혹이 제기된 이상 철저히 진상을 가려야 한다. 그래서 이 땅에서 다시는 주가조작과 같은 황당한 일로 선량한 국민들이 재벌들을 원망하고, 피눈물을 흘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지금 트위터 등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상에서는 온갖 풍설이 오간다. “..이명박 사위(조현범) 한국타이어 사장이 자원개발 당시 관련 기업에 대한 주식투자로 막대한 차익을 거뒀습니다...내부 정보를 활용한 덕분이었는데 이명박이 혈세 수조 원을 까먹는 동안 사위는 부를 축적했으니 장인은 감을, 사위는 떨어지는 감을 먹었습니다...” 등등
 
만일 이런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면 조현범 사장이 스스로 나서서 수사를 받고 무혐의를 입증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본인과 한국타이어는 물론 장인인 이 전 대통령의 명예를 지키는 일이기도 하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그저 주어지지 않는다사회지도층으로서 특히 전직 대통령의 사위로서 조 사장의 갖춰야 할 도덕의식은 사회적, 계층간 대립을 해결할 수 최고의 수단이다.
 
지금 사정당국의 동시다발적인 수사로 우리나라는 총체적 위기를 맞은 것과 유사하다. 국민을 통합하고 역량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회 기득권층이 솔선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조현범 사장이 각종 의혹을 벗어나기 위해서 적극 해명하고 의혹에서 벗어나기를 바란다. 그것이 성숙한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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