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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은행, 적자에도 영국 본사로 1조 빼간다
SC은행, 적자에도 영국 본사로 1조 빼간다
  • 이민혜 기자
  • 승인 2014.11.16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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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년간 수익, 배당금으로 송금 계획… 금융 당국서 정밀 조사 나서

 
영국계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은행이 올해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지난 수년간 벌어들인 수익금 중 1조1620억원을 배당금 형태로 내년 3월까지 영국 본사로 송금하려는 계획이 드러나 금융 당국이 정밀 검사에 착수했다.

한국SC은행은 뉴브리지캐피탈로부터 제일은행을 인수한 뒤 2006년부터 지금까지 세 차례에 걸쳐 총 3010억원을 영국 본사(SC그룹)로 송금했는데, 이번에 3배가 넘는 금액을 본사로 보내려는 것이다. 금융 당국은 지난 10일 시작된 한국SC은행에 대한 정기검사 과정에서 배당금 영국 송금 부분을 집중 점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금융 당국에 따르면 한국SC은행은 올 하반기에 이사회 결의를 거쳐 중간배당으로 5360억원,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6260억원을 배당하는 등 총 1조1620억원의 배당금을 영국에 보내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SC은행이 번 돈을 한국SC금융지주를 거쳐 한국SC금융지주의 모회사인 'SC동북아(NEA)'로 보내는 방식인데, SC동북아는 홍콩에 본사를 둔 SC그룹의 페이퍼컴퍼니로 영국 본사 소속이어서 한국SC은행에서 나간 배당금이 영국으로 흘러들어 가는 구조이다.

금융 당국은 한국SC은행의 경영 실적이 악화되면서 주주들의 불만이 커지자 SC그룹이 과거에 한국에서 번 돈을 영국 본사로 송금하려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한국SC은행이 그동안 벌어 쌓아둔 수익금은 3조5000억원 규모이다.

하지만 SC그룹의 고(高)배당 계획에 대해 금융 당국은 부정적이다. 올해 3분기까지 114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올해 연간 적자를 벗어나기 힘든 상태인데 대규모 배당을 하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적자 상황에서 고배당을 하는 사례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외환은행 대주주였던 미국계 펀드 론스타조차도 한 해에 5000억원 넘게 해외로 송금한 적이 없다.

금융업계에선 SC그룹의 피터샌즈 회장이 이례적으로 지난 7월 한국을 방문하고, 주요 그룹 경영진이 한국을 찾아 철수 계획이 없음을 밝힌 데 이어 몽골·일본·한국을 잇는 동북아 금융센터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한 것은 대규모 배당을 관철하기 위한 전략적인 행보로 분석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영업 실적도 좋지 않으면서 배당금만 많이 가져가려는 것은 문제"라며 "현재 진행하고 있는 한국SC은행에 대한 정기검사 과정에서 면밀하게 살펴보고 엄정하게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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